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조선일보 DB· 블룸버그·AP연합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조선일보 DB· 블룸버그·AP연합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이들은 재충전 차원으로 대통령 별장 또는 개인적으로 즐겨 찾던 휴양지로 떠난다. 물론 한 나라를 이끄는 리더로서 국정 운영 관련 주요 이슈가 발생하면 휴가 중에도 업무를 처리한다. 중국의 경우 전·현직 지도부가 여름휴가지에 모여 국정 운영 방향을 논의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8월 첫 주에 여름휴가를 떠난다. 윤 대통령은 7월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8월 첫 주 여름휴가 일정을 결정하면서 “대통령실 직원은 물론이고 공무원도 에너지를 충전하고 내수 경제 진작에도 기여하는 차원에서 모두 휴가를 가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휴가는 5일간으로,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역대 대통령이 여름 휴양지로 자주 이용하던 경남 거제의 작은 섬인 ‘저도’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도는 1954년 이승만 전 대통령 때부터 대통령 여름 휴양지로 이용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2년 이곳에 별장을 지은 뒤 ‘바다의 청와대’란 의미로 ‘청해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때부터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저도 개방을 약속하면서 현재는 일부 개방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휴가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8월 초 또는 중순에 휴가를 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8월 무더위를 피해 워싱턴 D.C.를 떠나 휴가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여름휴가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 확산과 대규모 인프라 법안의 의회 처리로 일정이 계속 바뀌다가 8월 말 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흐지부지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주말을 이용해 자신의 고향이자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북부 윌밍턴과 인근 레호보스 해변의 별장에서 짧은 휴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레호보스 해변 별장은 바이든 부부가 2017년 약 270만달러(약 35억원)를 들여 사들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도 이 두 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휴양지 후보는 메릴랜드주 산속에 있는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다. 이곳은 미국 대통령들이 가장 많이 찾은 휴양지다. 캠프 데이비드는 1938년 연방공무원 가족의 휴양소로 문을 열었다가 1942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자주 찾으면서 대통령 별장으로 변경됐다. 그는 이곳을 지상낙원이란 뜻이 있는 ‘샹그릴라’라고 불렀다. 이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자신의 아버지 이름인 ‘데이비드’를 따서 캠프 데이비드로 명명했다. 이곳에선 1978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중재로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평화협정 골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른바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휴가 계획을 공개하지 않지만, 8월 초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 참석해 휴가를 겸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다이허는 베이징 동쪽 해안을 낀 휴양지로, 중국 전·현직 지도부가 매년 여름휴가를 보내는 곳이다. 이곳에선 대내외 현안과 정책, 인사 등을 논의하는 비공개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리는데, 시 주석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의 시작은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시절인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정부는 베이다이허 회의의 정확한 날짜를 공개하지 않는데, 중국 최고 지도부는 매년 7월 말 또는 8월 초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다가 약 2~3주 후 모습을 드러낸다. 시 주석의 당 총서기 3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당 대회가 올가을 열릴 예정이어서 이번 회의가 더 주목받고 있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