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21세기 벽두 광고 문구로 등장한 “부자 되세요!”는 지금도 많은 사람이 듣고 싶어 하는 새해 덕담이 아닐까 싶다. 상담을 해보면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에 담긴 재물운에 관심이 많다. 그런 연유에서 2023년 첫 ‘인상경영’ 칼럼 인물을 세계 최고 부자로 선정했다. 루이비통, 디올, 티파니, 겔랑, 모에에샹동 등 의류, 주얼리, 화장품, 주류에 면세점까지 70여 개 브랜드와 유통 사업을 거느린 세계 최대 럭셔리 제국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73) 회장. 12월 13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1708억달러(약 211조4504억원)의 자산을 보유, 1640억달러(약 203조320억원)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유럽 출신 최초로 세계 최고 부자가 됐다. 디지털이 아닌 럭셔리 명품, 부동산 등 아날로그 비즈니스로 최고 부자에 오른 기록도 세웠다.

흔히 사람들은 둥글둥글 살집이 있는 얼굴을 부자상이라 생각한다. ‘마른 얼굴인 아르노 회장이 부자라니?’ 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부자상은 딱히 뭐라 정형화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배가 나올 정도로 잘 먹어야 부자인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인공지능(AI) 시대이기 때문이다.


얼굴형, 찰스 국왕·바이든 대통령 비슷한 느낌 

아르노 회장의 얼굴형은 갸름한 귀족형이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비슷한 느낌으로 갸름하다. 실제로 그는 명문 학교와 부친의 건설사를 물려받은 엘리트 금수저 출신이다. 날씬한 얼굴형과 몸은 치밀한 전문가 타입이다. 공학 석사인 그는 공학도답게 하나하나 체계적으로 따지며 대충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아르노 회장의 얼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이 이마다. 둥글고 넓은 잘생긴 이마를 가졌기에 그는 젊어서 많은 것을 받고 누렸다. 이마를 드러내는 헤어스타일로 그는 ‘나는 나다’ 하며 스스로 왕관을 쓰고 있다. 헤어라인이 M 자를 그리는 걸 보면 인간적이고 철학적인 사고를 한다. 머리카락에 가려 드러나지 않지만 머리 양쪽 뿔이 나는 부분이 둥근 능선처럼 발달했을 것이다. 고전관상학에서는 이 부위를 ‘사치골’이라고도 한다. 이곳이 발달하면 폼쟁이, 멋쟁이가 된다. 럭셔리 명품 제국의 제왕에 잘 어울리는 두상이다. 이렇게 넓은 이마를 가진 사람은 나중에 기부를 크게 한다. 이마에 담긴 지혜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되고, 결국 세상에 베푸는 것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마에 가로로 일자 주름이 두 개 있다. 아버지 대와 자신 대에 일가를 이룬 주름이다. 첫째 딸인 델핀 아르노가 올해 디올 회장 겸 CEO 자리에 올랐다. 희미했던 자녀 대 자리인 눈썹 위에도 차츰 뚜렷한 주름이 잡힐 것이다. 귀가 잘생겨 가문이 좋고, 귓밥이 좋아 조직적이다. 앞에서 볼 때 귀가 적당히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말을 잘 경청하고 사람들과 함께 일을 만들어낸다.


생기 있는 두툼한 피부와 공격적 M&A

갸름하고 날씬한 얼굴에 비해 피부가 얇지 않고 두껍다.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다. 피부가 이렇게 튼실하면 건강하고 배짱이 두둑하다. 인수합병(M&A)으로 명품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사들여 오늘날 거대 그룹을 만든 데 이 배짱이 한몫했다. 올해 74세로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하고 목에도 주름이 있지만 그가 여전히 현역임을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피부에서 느껴지는 생기 에너지 때문이다.

아르노 회장은 눈썹이 진하고 차분해 일이 빠르고 대인관계에서 매너가 좋다. 그런데도 이 눈썹이 가장 나중에 눈에 들어온 이유는 그의 잘생긴 이마와 법을 준수하는 법령이 좋아 시선을 사로잡아버렸기 때문이다. 눈썹 근육이 솟아 적극적이다. 자수성가형인 CEO들은 대개 눈썹 근육이 발달했다. 그는 부친에게 건설업을 물려받은 금수저지만, 그가 일으킨 것은 전혀 새로운 사업이다. 물려받은 것보다 훨씬 큰 자기만의 제국을 건설했으니, 알고 보면 창업이며 자수성가라 할 수 있다. 눈썹과 눈썹 사이 명궁에 세로 주름이 두 개 있다. 대강대강은 사전에 없고, 깊이 생각하는 사람이다. 눈썹과 눈 사이 눈두덩이 좁아 보이지만 서양인의 상으로 봤을 때는 좁지 않아, 상대를 배려할 줄 안다.

눈동자가 커 화려한 성격이다. 사람 속에서 주인공이 되기를 좋아한다. 눈동자는 진한 푸른빛이다. 동양인의 경우 눈동자가 검으면 현실적이라는데, 서양인의 경우도 눈동자에 진한 빛이 돌면 현실적이다. 돈의 길을 찾아가는 사업가의 눈동자다. 눈초리가 예리해 인재를 알아보는 능력이 있고, 기회와 세상의 흐름을 잘 잡아낸다. 얼굴 너비에 비해 눈이 크다. 눈이 가로로 길다는 의미도 된다. 멀리 내다보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사업 아이템으로 생명력이 긴 명품을 선택했다. 

 

“나 자신보다 브랜드 홍보” 

관골(광대)이 크지 않아 사람 앞에 나서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매체에 등장하는 거다”라고 그는 말한다. 갸름한 얼굴에 비해 상대적으로 콧대가 두껍고 높다. 이 콧대는 튼실한 자신의 위상이다. 부자에게 빵빵한 콧방울은 공격과 수비에 능한 기질로, 사업가의 기본이 아닌가. 콧방울에 탄력이 있으면 사람 욕심, 일 욕심이 많다. 원하는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이 콧방울에 있다. 코끝 가운데가 살짝 갈라졌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다. 긴 코끝이 아래로 내려왔다. 미적·예술적 감각이 풍부하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비즈니스가 그에겐 천직이다.

미소선인 법령은 뚜렷하고 넓어 가히 ‘명품 중의 명품’ 인상이다. 얼굴 너비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널찍하고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이 넓은 법령 안에 있는 인중도 길다. 세월을 기다릴 줄 안다. 법령이 널찍하다는 것은 돈지갑이 큼직하다는 의미요, 안정권에 들었다는 뜻이다. 탄탄한 콧방울과 널찍한 법령은 세계 1위 부호다운 인상의 핵심이다. 법령이 이렇게 튼실하게 자리 잡으면 그의 왕국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입술이 얇아 보이지만 아랫입술 아래 살이 두둑한 게 느껴진다. 집중을 많이 해 입술이 안으로 말려들어 간 것이다.

턱 가운데 살이 둥글게 붙어, 자칭 타칭 자기 분야 최고 전문가다. 턱 밑에서 위로 솟는 주름이 있어 법령이 두 개로 보인다. 그가 관여하고 있는 두 가지 다른 분야의 사업이 모두 안정적이다. 목에 닭 볏처럼 세로로 처진 살집이 있다. 젊은 시절에 두꺼웠던 목이 나이 들어 가늘어지고 탄력이 떨어져 생긴 목주름이다. 건강한 몸을 타고난 것으로, 나이 들어 생긴 볏은 장수(長壽)의 징조다.

프랑스 브랜드의 반이 넘는다는 70여 개 브랜드를 소유한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그의 자서전 제목은 ‘나는 내 꿈에 뒤진 적이 없다’이다. 그의 인상을 보면 이 제목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르노 회장은 “우리가 1등 맞는데, 우린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했다. CEO의 얼굴은 기업의 얼굴이다. 성공한 CEO는 빛나는 눈동자, 탄력 있는 피부, 넓게 자리 잡은 법령, 빵빵한 콧방울을 가졌다. 아르노 회장의 인상에는 그의 말처럼 더 멀리 갈 수 있는 LVMH그룹의 미래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