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이(자전거 초보자)’인 필자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처음 쓸 제품을 고르면서 품질이 미심쩍을 때 쓰는 방법 중 하나는 가격순으로 보기입니다. 좋은 품질이어서 높은 가격을 받겠거니 하는 뻔한 생각 때문입니다. 지금의 자본주의는 가격을 통해 시장에 정보를 제공해 경제 주체의 의사 결정을 돕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는 혼란을 유발하기 때문에 가격으로 응축된 정보가 화폐라는 형태로 전달되는 겁니다.

하지만 가격이 보내는 신호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격이 높다고 반드시 품질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호갱이’ 될 리스크가 있는 겁니다.

이젠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수요와 공급을 매칭하는 데 제한된 정보를 담은 가격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가격과 화폐의 역할을 데이터가 대체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겁니다. 과거 구매한 자전거와 궁합이 맞는, 격이 맞는 제품을 나보다 잘 파악해 추천해주는 식입니다.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이를 데이터 자본주의라고 명명했습니다. 그는 저서 ‘데이터 자본주의(Reinventing Capitalism in the age of Big Data)’에서 금융 자본주의를 대체할 데이터 자본주의가 금융‧기업‧국가‧시장의 개념까지 바꿀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그 변혁을 볼 수 있는 무대가 오는 8월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열립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로 다룬 마이데이터(My 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시행이 그것입니다. 마이데이터는 금융사와 빅테크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본인이 관리하는 개념입니다. 데이터 권력이 개인으로 이동하는 겁니다. 금융은 출발점에 불과합니다. 의료·헬스·쇼핑·학력 등 다양한 마이데이터가 시장에서 가격의 역할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사업 경계의 붕괴가 빨라지고, 생각하지도 못하는 아이디어가 새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합니다. 흥미로운 건 데이터 자본주의라는, 가보지 않은 길이 현재 자본주의의 핵심인 금융에서 시작된다는 겁니다. 신자본주의의 승자가 되기 위해 금융과 이업종 간의 합종연횡이 불붙으면서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Reader’s letter

육아와 게임

6세 딸아이가 가끔 밥 먹는 걸 거부한다. 다그치면 더 싫어하지만, 규칙을 정해 게임처럼 먹는 행위를 유도하면 따라온다. 일상에서 게임의 힘을 깨닫는 순간이다. 유치원에서도 노래 부르고 율동하며 영어를 배운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노래와 율동을 보여주는 아이를 보면 효과가 상당한 듯하다. 어른의 삶도 게임처럼 항상 즐거웠으면 한다.

- 전민기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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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아이디어

커버 스토리 게이미피케이션을 읽은 후 게임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 마케팅 일을 하고 있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떻게 전략을 짜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지난 호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마케팅에 도전, 경쟁, 보상 등 게임의 원리를 잘 활용한다면, 실보다 득이 더 많을 것 같다.

- 이지영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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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미피케이션으로 편견 타파

유아교육 종사자로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었는데, ‘이코노미조선’ 덕에 생각의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긍정적 경쟁을 통한 활동을 자주 해왔는데, 부정적인 면에만 포커스를 맞춰왔던 것 같다. 게이미피케이션을 일상과 교육에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김현성 어린이집 교사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