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내연기관이 야기했던 기술 혁명과 매우 흡사하게 양자(量子·quantum) 정보과학이 모든 미국인을 위한 전적으로 새로운 산업들, 좋은 급여의 일자리, 경제 기회를 창출할 태세다.”

미국 백악관이 지난 5월 양자 기술 지원 정책을 강화하는 대통령 행정명령 두 건과 양자 기술을 이용한 암호 해킹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안보각서를 발표할 때 언급한 내용입니다. 인터넷은 3차, 내연기관은 2차 산업혁명의 주역이지요. 몇 번을 들어도 이해하기 힘든 양자역학이 벌써 실험실의 과학에서 산업 기술의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10월 4일 세 명의 양자 물리학자가 2022년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은 “양자 기술이 양자 산업으로 진화하려는 시기에, 양자 물리학이 유망한 산업 분야로 인정받게 됐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양자 물리학자는 이번 수상으로 모두 23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번 수상자 세 명 모두 글로벌 정보 분석 기업인 클래리베이트가 2011년 수상자로 예측했던 인물들입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양자 기술 혁명’은 엔비디아, IBM, 아마존, SK텔레콤 등 산업 현장에서 양자 기술 혁명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움직임과 기술 패권 전쟁 양상을 보이고 있는 주요국 정부의 행보를 짚고 있습니다.

미국은 양자 정책을 강화한 지난 5월 호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덴마크, 핀란드 등 11개국의 양자 정책 책임자들을 불러 라운드테이블을 가졌습니다. 이들은 글로벌 양자 정보과학 시스템 구축을 협의하면서 공유할 원칙으로 개방, 투명성, 공정 경쟁 등과 함께 민주 가치를 넣었습니다. 중국을 배제하는 양자 기술 동맹의 구축인 셈입니다. 2021년 11월 미국이 중국 8개 기업·연구소에 양자 컴퓨팅 기술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것과 맥을 같이합니다. 8월 1일 방미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하반기 중 한·미 양자 기술 협력 공동성명서 발표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미국 주도의 칩 4(Chip 4, 미국·한국·대만·일본) 동맹을 넘어 미래 산업 판을 뒤집을 것으로 관측되는 양자 기술에서도 반중 동맹이 구축되고 있습니다.


Reader’s letter

탈원전에서 친원전으로의 흐름

막연하게 느껴졌던 5년간의 탈원전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또 앞으로 미래의 원전 경쟁이 어떻게 벌어질지,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위험하게만 느껴졌던 원전이 기술 발전으로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우리나라가 다시 원전 수출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술 개발을 선도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품게 됐다.

-정수광 회사원

Reader’s letter

원전이 에너지 안보 첩경

최근 유럽 일부 국가가 탈원전 정책을 철회한 배경이 에너지 안보 문제 때문이라는 점을 지난 호 커버 스토리를 읽고 알게 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공급망에 타격이 온 여파로 원전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국도 최근 탈원전 정책을 철회했는데,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성욱 회사원

Reader’s letter

‘원전 르네상스’ 가능할까

한국의 경우 지난 5년간 탈원전 정책을 펼쳤다. 대학에서는 원자력 학부 정원이 미달됐고, 수많은 원전 산업 관련 업체가 문을 닫았다. 다시 원전 부흥 정책을 펼친다고 해서 무너진 생태계가 바로 회복할지 의문이긴 하다. 그러나 한국의 높은 기술력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원전 르네상스가 현실화할 거라 기대해본다.

-김민영 주부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