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10월 6일 4차 중동전쟁의 발발은 열흘 후 석유전쟁으로 비화됩니다.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등 석유 무기화는 원유 가격을 치솟게 하는 1차 오일쇼크로 이어져 세계 경제를 타격합니다. 반세기가 흐른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무기화해 에너지 대란을 야기합니다. 천연가스 수입에서 러시아 의존도가 40% 넘는 유럽이 직격탄을 맞습니다. 

오일쇼크는 전 세계 선진국을 중심으로 원자력 발전 붐을 일으킵니다. 에너지 안보 카드로 조명을 받은 덕분입니다. 오일쇼크 이후 10여 년 동안 짓기 시작한 원전의 설비 용량만 170(기가와트)에 이릅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가동 원전 설비 용량(415)의 40%에 달합니다. 러시아 천연가스 쇼크는 탈원전에 앞장섰던 유럽 등 선진국이 다시 원전 카드를 꺼내 드는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쟁과 자원 무기화가 에너지 안보 보루로서 원전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건 반세기 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에너지 대란은 전력난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심화라는 경제 악재로 작용합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원전 르네상스’는 이 같은 배경에서 전 세계 원전 정책 변화와 관련 기업들의 전략을 들여다봤습니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도 있었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전 세계에 탈원전 바람을 일으킨 계기가 됐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 정책 폐기를 선언했지만, 5년간의 탈원전으로 러시아에 빼앗긴 원전 수출 강국의 자리를 되찾는 게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원전 산업 생태계의 회생은 주요 수출 산업 회복과 탄소중립(net zero·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량도 늘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나지 않는 상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반세기 전과 달리 전 세계는 지금 2050년까지 탄소중립 이행이라는 도전에도 직면해 있습니다. 화석연료의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순탄치 않은 가운데 에너지 전환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던 천연가스 공급망이 전쟁 탓에 충격을 받은 상황입니다. 물론 핵폐기물 처리와 사고 예방이라는 숙제는 변함없습니다. 경제성과 안전성을 동시 추구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원전의 새 새벽을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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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과 자기만족의 시대

이제는 취향과 자기만족을 찾는 시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을 대변하는 키덜트(kidult·장난감 선호 등 어린이 취향을 가진 성인) 문화의 진화를 잘 짚어준 기사였다. 동심(童心)을 찾는 어른들의 증가, 코로나19 등 다양한 요인 분석도 좋았다. 드라마, 영화, 음악 등 한국 콘텐츠가 그 중심에 서는 날을 기대해 본다.

-장상용 초이락컨텐츠컴퍼니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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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어렸을 때 추억 떠올라

어렸을 때 만화, 장난감을 좋아했던 한 사람으로서 과거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피규어 등 4500여 개의 장난감을 보유한 키덜트 이상훈씨의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사주신 변신 로봇이 가장 소중하다’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마블 영화를 좋아하는데, 기사를 읽고 나도 한번 마블 피규어를 모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언 GS리테일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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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 한 사람으로서 공감한 기사

하나둘씩 모으다 보니 레고 사는 데 1000만원을 넘게 썼다. 걱정스럽게 보던 주변의 시선도 최근에는 열정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줘서 오히려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성인이 돼도 몰입의 순간과 놀이에서 얻는 행복이 필요하다는 해외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아기를 낳으면 내가 모았던 장난감이 아기에게 또 다른 추억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조진영 회사원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