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 전 어느 그룹 팀장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강의가 끝나자 사인을 해달라며 30대 중반의 남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그가 펼쳐든 수첩에 몇자 적으면서 질문을 했다. “2005년 희망이 뭐예요?” 그가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 “회사에서 잘리지 않는 것이죠, 뭐. 살아남으려니까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많아요.” 그렇다. 직장인들이 하루 종일 동고동락해야 하는 친구는 스트레스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인생의 세금’과도 같은 것. 살아 있는 한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대통령부터 신생아까지 스트레스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스트레스 대처법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밀리언달러 베이비>란 영화에서 모건 프리먼은  이런 말을 들려준다. “복싱은 고통을 가르치고, 코뼈도 부러지고 몸도 망가지고… 많은 것을 가르쳐 주지. 그러나 고통을 즐기면 거짓말처럼 신비한 힘이 생겨!”

 그가 말하는 바로 그 신비한 힘이 우리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마법’이 아닐까. 똑같은 풀도 소가 먹으면 하얀 우유, 뱀이 먹으면 독이 되지 않는가.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어떤 사람은 두 팔 두 다리가 있음을 감사하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신나게 일한다. 또 어떤 사람은 이마에 초가집, 기와집까지 지으며 투덜투덜 짜증만 낸다. 스트레스가 약이 되느냐, 독이 되느냐. 그것은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전국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해피 에너지’를 전파하러 다니지만 온 몸의 기운이 쏙 빠져나갈 때가 많다. 이른바 ‘절망의 쓰나미’가 내 전신을 휘감는 것이다.

 그럴 때 나는 재빨리 비상 대책, 긴급 구호반을 구성한다. 시간은 1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힘센 부호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리는 것이다. 얍!, 으싸으싸!, 아자아자! 나의 부름을 받은 힘센 부호들은 신비한 힘으로 내 안에 퍼지고 나는 마징가Z처럼 벌떡 솟아오른다.

 요즘 시대에 직장에 다닌다는 것, 할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 아닌가. 일하고 싶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슬픈 대기조’들이 당신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스트레스 받을 시간이 있으면 목표를 세워라. 미국 예일대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목표가 확실한 사람들과 목표 없이 그럭저럭 사는 사람들. 그들을 10년간 지속적으로 연구했더니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그 간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목표가 확실한 사람들은 모두 다 ‘리더’가 됐지만, 목표 없이 살던 사람들은 기껏해야 남을 도와주는 ‘도우미’가 됐다는 것이다. 러플린 KAIST 총장도 한국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킬러 정신’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14년간의 직장 생활을 통해서 느낀 것은 킬러 정신만 있다면 불가능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사람의 힘으로 해서 안되는 것도 간혹 있지만, 죽기 살기로 해서 안되는 것은 없다.

 “내일 죽더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한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가 사실은 더 멋진 말을 했다. “할 수 없다는 것은 하기 싫다는 뜻이다.”

 이쯤에서 정중하게 묻고 싶다. 2005년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아직도 오락가락, 우왕좌왕, 그럭저럭 살고 있다면 지금 당장 수첩을 꺼내서 적어 보라. 목표를 확실하게 세우는 것은 인생 제1 단계인 동시에 행복과 성공으로 가는 필수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