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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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서울대 경영학 박사,  현 윤경ESG포럼 공동대표, 현 세계중소기업학회 차기회장, 전 하버드대  방문연구원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서울대 경영학 박사, 현 윤경ESG포럼 공동대표, 현 세계중소기업학회 차기회장, 전 하버드대 방문연구원

‘저(低)성과자’라는 이름으로 많은 직원이 힘들어한다. 대다수 기업에서 저성과자는 해고 대상자가 된다. 그러나 지속적인 저성과자는 없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는 리더가 ‘강점 정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교수의 경영 방향과 대치된다. 드러커 교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비범한 성과를 내는 것이 조직의 목적이고, 이때 리더는 구성원의 강점 배치를 통해 약점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리더십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최근 필자는 배수정 한국암웨이 대표이사와 인터뷰 중 아주 흥미로운 사례를 발견했다. 배 대표는 조직에서 업무 적합성이 떨어지는 직원에게 관심을 가졌다. 임원들과 함께 직원의 업무 적합성이 왜 떨어지는지 분석하고, 그들의 강점을 발견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그들의 강점을 찾아낸 이후에는 그 강점을 더 키워주기 위해 6개월 동안 관련 교육 훈련 기회를 줬다. 그리고 그들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 영역에 재배치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그들은 새로운 업무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직원이 됐다.

배 대표는 강점 재정렬을 통해 드러커 교수의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비범한 성과를 내는 조직의 미션을 달성한 것이다. 그 결과 직원은 더 행복해졌고, 업무 몰입도는 높아졌다. 자연스레 기업의 성과도 향상됐다.

기업은 곧 사람이다. 기업이 직원에게 투자할수록 경영 성과는 높아진다. 능력이 없는 직원은 없다. 회사가 그들의 강점 발견에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즉, 기업가의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기업가는 통제하고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기업가는 직원과 소통하고 그들의 강점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것이 역량 활성화(Enablement)의 힘이다. 많은 직원은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 중소기업 직원의 역량 비활성화(disenablement) 문제다. 기업가는 직원들의 강점과 역량 활성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 평범한 사람이 모여 비범한 성과를 내는 조직이 된다.

자연계에 중력이 있다면, 인간계에는 공감이 있다. 중력은 물체 간 당기는 힘이고, 공감은 사람 간 당기는 힘이다. 중력이 없다면, 자연계가 해체된다. 공감이 없다면, 인간계도 해체되고 말 것이다. 공감 없는 기술은 흉기가 된다. 칼이 날카로울수록 이것을 이용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같은 칼도 요리사가 쓰면 맛있는 음식이 완성되지만, 강도가 사용하면 살인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런 혁신은 직원들을 힘들게 한다. 혁신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런 기업가만이 직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자본주의 대전환의 키워드는 공감이어야 한다. 하이테크(첨단기술)가 많아질수록 기술 그 자체보다 이것을 이용하는 기업가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휴먼 터치(human touch·인간 감성)와 공감’이 더 큰 힘을 갖는다. 위대한 기업가는 구성원을 배려하고 그들에게 권한을 준다. 그런 기업가가 이끄는 기업이야말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