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친 악영향들이 통계를 통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일자리 문제는 심각하다. 특히 청년들에게는 너무 가혹하다는 표현밖에 쓸 수 없을 정도다. 실제 지난해 국내 청년층(15~29세)의 평균 실업률은 10% 미만 수준으로 예년에 비해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잠재적인 취업 가능자와 구직자, 시간제 일자리 취업 가능자 등을 더한 확장(체감) 실업률은 통상 실업률의 약 세 배 수준에 달한다.

물론 이는 전체 연령대 평균인 15% 수준보다도 훨씬 높은 것이다. 이처럼 일자리 문제에 관해서는 타 연령대보다 청년층이 훨씬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회복 지연으로 장기 실업 상태가 지속하거나, 아예 노동 시장에서 이탈해버리는 경우가 증가하게 되면 국내 청년들도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잃어버린 세대’는 미국 소설가 헤밍웨이가 1926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의 서문에 인용되면서 유명해졌다. 제1차 세계대전 후 찾아온 세계적 경제 불황 탓에 생겨난 실업 사회를 맞아 쾌락과 허무주의에 빠져 일상을 보냈던 당시 미국 청년(지식인)들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일본에서도 잃어버린 세대가 등장했었다. 1990년대 버블붕괴로 일본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져 고용 시장 환경이 크게 악화하면서 2000년대 초반까지 심각한 실업 문제를 경험한 당시 청년층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파트타임이나 일용직 일자리를 전전하면서 연애, 결혼, 출산과 육아, 인간관계, 내 집 마련, 꿈과 희망 등을 포기했다. 그중에 다수는 ‘히키코모리’라고 불리는 은둔형 외톨이가 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켰다.

이처럼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는 국내에서 수년 전에 이미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N포 세대’와 그 맥락이 유사하다.

소득과 자산 등에서 체감하는 사회 경제적 압박 때문에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처럼 본인이 원하지는 않지만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N포 세대의 문제도 그 출발점은 결국 일자리라는 뜻이다.


2020년 12월 28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설치된 청년취업 관련 입간판. 사진 연합뉴스
2020년 12월 28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설치된 청년취업 관련 입간판. 사진 연합뉴스

청년실업 선제 대응 필요한 시기

물론 국내 청년실업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은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이용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또,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난제 중의 난제가 바로 청년실업 문제이기 때문에 정책 효과를 기대하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갈수록 심화하는 청년실업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여느 때보다 훨씬 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구직난은 이전보다 훨씬 더 심화하고 있고, 이 상태가 지속한다면 직능 훈련 및 개발 기회도 점점 축소돼 그들의 고용 가능성(employability)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만약 그것이 현실화하면 우리 청년들은 경기 회복기에 찾아올 취업 기회조차 제대로 확보할 수 없게 되고, 결국에는 잃어버린 세대나 N포 세대로 전락할 수도 있다.

특히 이로 인해 발생하게 될 각종 문제와 비용은 우리 모두가 지고 가야 할 큰 짐이다. 아울러 인적 자본의 손실로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경제 위기 후 고용 시장이 정상화하려면 적어도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는 또 다른 잃어버린 세대나 N포 세대가 나오지 않도록 선제 대응이 필요한 시기임이 분명하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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