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주 라빈드란(Byju Raveendran) 싱크앤드런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 블룸버그
바이주 라빈드란(Byju Raveendran) 싱크앤드런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 블룸버그
박순우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 대표 전 한빛소프트 해외마케팅 상무, 전 LB인베스트먼트 중국법인 대표
박순우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 대표
전 한빛소프트 해외마케팅 상무, 전 LB인베스트먼트 중국법인 대표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도인이 없으면 실리콘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같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일하는 인도인의 업무 역량은 정평이 나 있다. 한국의 교육열도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글로벌 인재들을 꾸준히 배출하는 인도의 비결도 교육열에 있다. 인도인 사이에서 수준 높은 교육과 좋은 직장을 통해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목표는 다소 열악한 공교육 환경에서 인도 사교육 시장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저커버그 투자 4년 만에 데카콘으로 도약

인도 초⋅중⋅고교 학생 중 사교육을 받는 비중은 약 30%다. 사교육 평균 지출비는 연간 200~300달러(약 23만4000~35만1000원)로, 인도 평균 가계소득의 약 12~15% 수준이다. 이러한 사교육 수요 속에서 인도 1위 온라인 교육 업체 싱크앤드런(Think & Learn)의 온라인 강의 서비스인 바이주스(Byju’s)가 성장했다.

싱크앤드런은 페이스북 설립자인 마크 저커버그의 자선재단인 CZI(Chan Zuckerberg Initiative)의 첫 번째 아시아 투자 기업으로 유명하다. CZI는 2016년 싱크앤드런에 5000만달러(약 585억원)를 투자했다.

이후 글로벌 투자 회사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2020년 데카콘(기업 가치 10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이 됐다. 2018년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이 된 지 2년 만에 기업 가치가 1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싱크앤드런은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을 비롯해 텐센트(Tencent),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 타이거 글로벌(Tiger Global), 실버 레이크(Silver Lake) 등 글로벌 유명 기관투자자로부터 총 27억달러(약 3조1590억원)를 투자받았다. 2020년에는 미국의 벤처캐피털 본드(Bond)로부터 1억달러(약 1170억원)를 투자받으면서 약 165억달러(약 19조3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인도에서는 유치원부터 12학년(고등학교 3학년)까지 교육과정을 ‘K-12’라고 부른다. 싱크앤드런의 바이주스는 K-12 온라인 교육 시장 내 9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바이주스는 2011년 대입시험 대비 교육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유치원 과정부터 12학년까지의 교과과정과 인도 주요 대학 입학시험에 대한 온라인 강의와 모의고사, 멘토링까지 제공하는 종합 온라인 교육 서비스로 성장했다.

바이주스는 2021년 4월 기준, 유료 회원 520만 명, 누적 프로그램 설치 7400만 회, 올해 월평균 매출 6000만달러(약 700억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타임’ 선정 2021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글로벌 기업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바이주스 홈페이지(왼쪽)와 바이주스 강의에서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중력을 설명하는 장면. 사진 싱크앤드런
바이주스 홈페이지(왼쪽)와 바이주스 강의에서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중력을 설명하는 장면. 사진 싱크앤드런

즉각 피드백 가능한 차별화 전략

싱크앤드런의 바이주스 강의는 다른 온라인 강의와는 다른 차별화된 전략을 추구한다. 우선 일반적인 칠판 수업과 선생님의 단조로운 강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형태를 취한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센서를 활용한 필기 인식 기술도 독특하다. 강의 중 학생이 종이와 펜을 사용해 문제를 풀면, 그 내용을 특수 센서가 인식한 후 연동된 태블릿으로 전송하고, 강사 또한 같은 문서에 동시에 필기하면서 즉각적인 피드백을 학생에게 제공할 수 있다. 2019년 싱크앤드런이 인수한 미국 스타트업 오에스엠오(OSMO)의 기술을 접목한 덕분이다.

바이주스는 학생 수준에 맞는 개인화된 진도와 모의시험을 제공함은 물론, 학생별로 멘토가 지정돼 학업 성취도에 맞는 피드백과 컨설팅도 함께 진행한다는 점 역시 특징이다. 이를 위해 1만 명이 넘는 교사와 멘토진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은 회원의 재구매율을 높였다. 지난해 바이주스를 이용한 1~12학년(초등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평균 재구매율은 85.4%를 기록했다. 지난해 1년 정기구독 매출도 회사 매출 가운데 약 70%를 차지했다. 바이주스 회원 1인당 연간 구독료는 190~500달러(약 22만~58만원)에 이른다.


M&A 전략으로 성장 가도

싱크앤드런은 특히 적극적인 교육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의 몸집을 키웠다. 2019년 미국의 필기 및 그림 디지털 전환 센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OSMO를 인수하는가 하면, 2020년에는 일대일 코딩교육 플랫폼 업체인 화이트햇(White Hat)을 인수해 기존 강의 서비스를 다각화하고 질을 향상시켰다.

그리고 2021년, 인도 1위 의대 입시 학원 체인인 아카시(Aakash)를 약 850만달러(약 97억원)에 인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총망라한 사업 모델로 발전시켰다. 현재 싱크앤드런은 인도 온라인 교육 업체 토퍼(Toppr) 인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크앤드런은 2022년 목표 매출을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로 잡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3억7500만달러(약 4387억원)를 기록한 작년 매출 대비 3.7배나 높은 액수다. 싱크앤드런은 이미 아랍에미레이트(UAE) 등 중동 국가에 진출을 시작했고, 인도 내에서도 다양한 지역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구글 최고경영자(CEO)인 순다르 피차이를 비롯해 세계적인 인재를 배출한 인도의 뜨거운 교육열과 함께, 급격히 높아지는 모바일 침투율이 바이주스 성장을 낙관하게 한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인도 내 모바일 인터넷 침투율은 향후 5년간 8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시대, 비대면 교육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 혁신을 통해 더 많은 학생에게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싱크앤드런 바이주스의 향후 행보를 기대해 본다.


plus point

싱크앤드런 창업자는 ‘수학 강사’

싱크앤드런 창업자는 인도의 스타 수학 강사 출신인 바이주 라빈드란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다국적 해운 회사에 엔지니어로 취업했다. 이 시절 취미 삼아 친구들의 대학원 입학시험 준비를 도왔던 것이 계기가 돼 수학 전문 강사의 길을 결심했다. 그는 2005년 회사를 그만두고 약 반년간 강의 커리큘럼을 점검한 뒤 본격적으로 강사로 전업, 학생들을 가르쳤다. 암기가 아닌 원리 이해 중심의 강의 철학이 입소문을 타면서 강당에서 1000명이 넘는 학생을 가르치는 스타 강사가 됐다.

이후 2011년 싱크앤드런이라는 회사를 창업, 오프라인 수학 및 과학 전문 학원 사업을 시작했고, 2015년 온라인 서비스로 전환하며 지금의 싱크앤드런을 탄생시켰다. 싱크앤드런의 온라인 교육 서비스 브랜드명인 바이주스는 창업자 이름에서 나온 것이다.

박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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