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골프복 대여업체인 플렉스골프에서 빌려주는 제품을 착용한 모습. 미국 고급 골프복 브랜드 지포어의 G패턴 바람막이와 반팔 폴로 셔츠. 사진 플렉스골프·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
왼쪽부터 골프복 대여업체인 플렉스골프에서 빌려주는 제품을 착용한 모습. 미국 고급 골프복 브랜드 지포어의 G패턴 바람막이와 반팔 폴로 셔츠. 사진 플렉스골프·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골프 산업이 호황을 맞은 가운데서도 중저가 골프웨어 브랜드는 실적 부진으로 경영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 이후 부는 보복 소비 바람으로 명품 판매가 급증한 것처럼 골프웨어 브랜드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어서다.

가두 매장(로드숍)과 할인점을 중심으로 유통되는 대중 브랜드를 찾는 고객이 급격히 줄었다. 먼저 소비 트렌드가 ‘다다익선’에서 하나를 사더라도 좋은 것을 구매하는 방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또 화려한 원색 옷감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캐릭터를 남용하는 대중 브랜드의 디자인이 패션에 민감한 젊은층의 외면을 받은 탓도 있다.

JDX를 전개하는 신한코리아는 2019년 1044억원 매출, 57억원 영업이익에서 2020년 921억원 매출, 44억원 영업이익으로 실적이 위축됐다. 골프 패션 브랜드 ‘루이까스텔’을 운영하는 브이엘엔코는 지난해 1274억원 매출에 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3년 새 매출은 35.6% 감소하고, 적자 전환했다.

2019년 814억원 매출에 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까스텔바작도 지난해 매출은 673억원으로 17.3% 줄고,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16.7% 감소했다. 디자인에 원색을 많이 넣는 게 특징이었던 까스텔바작은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04년생)를 겨냥해 파스텔톤과 빅로고 디자인을 차용하는 등 이미지 쇄신 중이다.

2014년 20~40대가 선호하는 모던한 디자인에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며 승승장구하던 와이드앵글은 코로나19 이후 실적 부진에 빠졌다. 2019년 890억원 매출에 5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이 회사는 지난해 879억원 매출, 41억원의 영업이익에 머물렀다. 와이드앵글은 회사 이름도 ‘와이드앵글’에서 ‘에프씨지코리아’로 변경하고, 수제 명품 퍼터 브랜드 ‘피레티’로 의류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중·장년 세대가 많이 입던 슈페리어와 보그너 등 전통 브랜드도 사정이 좋지 않다. 슈페리어의 지난해 매출은 716억원으로 전년 매출(992억원) 대비 27.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2억원에서 4배 수준인 81억원으로 늘었다.

보그너를 전개하는 보그인터내셔널은 작년 매출이 335억원으로 전년(320억원) 대비 소폭 늘었지만, 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보그너의 영업 부진에 보그인터내셔널은 브랜드 재구축에 들어갔다. 브랜드 타깃 고객을 3040으로 잡고, 젊은층이 선호하는 세련된 스타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반면, 고가 전략을 취한 럭셔리 골프 브랜드들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PXG를 판매하는 로저나인의 매출은 지난해 7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7억원에서 19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타이틀리스트 어패럴과 풋조이 등을 전개하는 아쿠쉬네트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이 29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9% 신장한 499억원을 기록했다. 파리게이츠와 세인트앤드루스, 핑 등을 전개하는 크리스에프엔씨도 작년 매출이 29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늘고, 영업이익은 498억원으로 전년 대비 32.1% 신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