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본사 사옥 로고. 공동 저자는 플랫폼 기업들의 성공 기반에는 경제 이론이 깔려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본사 사옥 로고. 공동 저자는 플랫폼 기업들의 성공 기반에는 경제 이론이 깔려 있다고 설명한다.

시장의 속성
레이 피스먼·티머시 설리번|김홍식 옮김|부키
2만원|352쪽|2020년 12월 23일 발행

우리는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실시간으로 예약하고, 월 정액제로 운영되는 넷플릭스에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손쉽게 보고 있다. 이처럼 최근 소비 환경은 혁명적으로 바뀌고 있다. 플랫폼 기업을 비롯한 수많은 혁신 기업들이 나타나 전통적인 거래 방식과 원리, 시장 형태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기업을 경영하든 창업을 하든 투자를 하든 온라인 쇼핑을 하든 매일 우리는 산업 혁명 최첨단의 현장을 산다.

대부분 이 모든 변화는 기술 발전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공동 저자는 이보다 더 근본적인 요인이 있다고 설명한다. 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이끈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창조적 이론’ 덕이라는 것이다.

공동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표된 중요한 경제학 논문들을 선별해, 거기에 담긴 획기적인 착상들이 단순히 현실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현실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시장을 설계해 실험하며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음을 입증한다. 또한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애플·페이스북·우버·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런 창조적 아이디어들을 길잡이 삼아 어떻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예컨대 리처드 래드퍼드의 논문 ‘포로수용소의 경제적 조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포로수용소에서 생겨난 암시장이 포로들의 안락을 보장하고 생명까지 구한 사례를 들어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한 자유 시장의 원리와 그 위력을 논증한다.

마이클 스펜스의 논문 ‘시장 신호’를 통해서는 노동 시장 관행 분석을 통해 명문대 학위, 범죄 조직원들의 문신, 그리고 기업들의 슈퍼볼 광고 같은 ‘돈 지르기’가 모두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신호 보내기임을 일깨운다. 

장 티롤은 플랫폼이 한 사람의 구매로 인해 다른 소비자가 누리는 해당 품목의 가치를 더 높이는 이른바 ‘네트워크 외부효과’로 작동하는 시장임을 통찰해 구글의 무료 검색 서비스와 신용카드 회사의 캐시백 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저자들은 이처럼 혁신적 사고와 이에 따른 산업 현실을 바탕으로 현대 경제학의 핵심 원리와 시장화 과정을 소개한다.

세상에는 시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하나는 시장을 만악의 근원으로 보는 시장 혐오주의다. 반대로 시장을 만병통치약으로 보는 시장 근본주의도 있다.

공동 저자는 “우리는 현재 혁신적 이론을 바탕으로 구축된 시장들에 완전히 에워싸여 있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극단적 이분법이 아니라 시장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라고 강조한다. 이어 “시장에 사용당할 것인지, 시장을 사용할 것인지 선택은 독자들의 몫”이라고 덧붙인다. 리드 호프만 링크드인 회장은 서평에서 “아마존과 이베이처럼 엄청난 변화를 이끈 기업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평했다.

공동 저자 레이 피스먼은 미국 보스턴대 행동경제학 교수다. 티머시 설리번은 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출판부 편집장이다.

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돈의 심리학
모건 하우절|이지연 옮김|인플루엔셜
1만9800원|396쪽|1월 13일 발행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금융과 투자에 대한 글을 써온 칼럼니스트이자 컬래버레이티브 펀드 파트너로 활동 중인 저자의 첫 책.

이 책은 총 20개 스토리로 구성됐다. 하나하나 실화와 실증에 바탕을 두되 이야기의 재미와 투자의 교훈을 담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탱크 부대 이야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에 관한 빌 게이츠의 고백, 본인이 아르바이트하던 시절 페라리에 얽힌 에피소드, 워런 버핏의 놀라운 수익률의 비밀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통찰도 담겨 있다. 저자는 “부에 관한 문제는 결국 학력, 지능, 노력과 직접적 관련이 없으며 돈에 관한 인간의 편향, 심리, 다시 말해 ‘돈의 심리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지난 13년간 날카로운 통찰력과 유려한 글솜씨를 발휘해 금융과 재정에 대한 다양한 글을 블로그와 트위터에 올렸다. 수많은 열성팬을 거느리고 있다.

이 책은 미국에서 출간 직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의 번역서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도 상식 사전
권기철|길벗|1만7000원
356쪽|2020년 12월 21일 발행

현대차그룹 인도 법인에서 브랜드·마케팅 전략을 담당했던 저자의 인도 소개서. 경제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는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복잡하게 어우러져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나라다.

저자는 인도 기업인부터 ‘발리우드’ 배우, 동네 가게 주인까지 현지에서 직접 겪은 경험과 정보를 소개한다. 인도의 역사·정치·경제는 물론이고 음악·영화·예술에 관해서도 소개한다.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책의 마지막 ‘인도인과 일하는 법’ 부분이 참고가 될 만하다. 인도인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본인의 생각을 전하기 때문에 그들이 ‘예(yes)’라고 말해도 이는 긍정적인 대답이 아닐 수 있다는 것. 또 간결한 소개보다는 꼼꼼한 소개를 선호하기 때문에 프레젠테이션 과정에서도 주의해야 한다는 식이다.

저자는 “인도 문화에서 의사결정 과정은 대부분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진행된다”라며 “기한을 정해 놓고 재촉하면 비즈니스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조언한다.

책에는 ‘인도인의 보디랭귀지’ 등 유용한 ‘팁’도 다수 담겨있다.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방법
외로운 세기(The Lonely Century)
노리나 허츠|커런시|28달러
384쪽|2월 2일 발행 예정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세계적인 경제학자의 신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일상적인 용어가 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공동체의 구조가 해체되고, 우리의 개인적인 관계가 위협받고 있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시민 제도의 해체, 직장의 급진적인 재편 등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외로움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과 관련한 위협이 아니다. 외로움은 매년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드는 경제적 위기를 초래하기도 하며, 분열과 극단주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정치적 위기도 수반한다.

저자는 그런데도 우리에게는 해결할 힘이 남아 있다고 주장한다. 주장의 근거로 고립된 원격 근무자를 위한 온라인 친구 소개 서비스, 양로원의 뜨개질 수업, 일본의 로봇 간병인 등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 외로움을 극복할 비전을 모색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현 영국 케임브리지대 국제 비즈니스 경영센터 부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