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사람은 자신이 멍청한지 모르고 다른 사람의 멍청함을 비난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멍청한 사람은 자신이 멍청한지 모르고 다른 사람의 멍청함을 비난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내 주위에는 왜 멍청이가 많을까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이주영 옮김|시공사
1만7000원|400쪽|2월 20일 발행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멍청하다’를 자극에 대한 반응이 무디고 어리벙벙하거나 어리석고 정신이 흐릿해 일을 제대로 판단하고 처리할 능력이 없는 상태로 정의한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 표현을 더 다양한 상황에 적용한다. 지나치게 순수한 사람, 속내가 뻔히 보이는 제안을 하는 사람, 똑똑하고 일은 잘하는데 센스가 부족한 사람 등도 누군가에게 ‘멍청이’ 취급을 받는다. 친구의 애칭이 멍청이인 경우도 있다. 멍청하다는 건 상대적인 개념이다.

심리학자이자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정의조차 쉽지 않은 멍청함을 탐구한 학자 29명(저자 포함)의 목소리를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완성했다. 학자가 직접 쓴 글도 있고, 저자가 유명 학자를 인터뷰한 글도 있다. 여러 전문가가 소개하는 멍청함에 관한 연구와 그들의 주장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심리학자인 세르주 시코티는 멍청한 사람은 대부분 주변 환경을 깊이 분석하지 않고 행동부터 한다고 지적한다. 울고 있는 이에게 다가가 습관적으로 “별일 없지?”라고 인사하는 식으로 말이다. 자연과학 박사인 이브 알렉상드르 탈만은 멍청한 행동을 부추기는 인지 편향(cognitive bias) 중 하나로 낙관주의를 꼽는다. 가령 ‘내가 저 병에 걸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현명한 판단을 방해한다.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대통령 자리까지 잃을 뻔한 빌 클린턴도 설마 걸리겠냐는 낙관에 빠져있었다.

저자는 사회적 명망이 높은 지식인이라도 타인에게는 얼마든지 ‘멍청한 인간’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지심리학자 르네 자조는 파리의 의사와 심리학자 12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자조는 이 120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개개인에게 보여주면서 “멍청한 사람을 뽑아달라”고 했다. 실험 참가자들이 집중적으로 지목한 이름은 5개인데, 모두 유명인이었다.

참가자들은 이 다섯 명을 꼽은 이유로 ‘유머 감각이 부족하다’ ‘공감 능력이 없다’ ‘상처와 모욕을 준다’ 등을 들었다. 지식수준보다는 태도에 근거해 멍청하다는 이미지를 씌운 셈이다. 잘난 사람에 대한 분풀이성 투표일 수 있으나 분명한 건 박학다식하고 성공한 사람도 재수 없게 굴면 멍청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 아닐까.

저자가 멍청함의 종류를 단순히 나열하고 관련 연구를 소개하기 위해 이 책을 구상했다고 보진 않는다. 사회적 동물 ‘인간’을 멍청함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탐구하려는 시도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책에 등장하는 멍청이 사례의 상당수가 독자 자신의 평소 모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서두에 “이 책은 당신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적은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전문가가 쓴 인사관리 지침서
인사이드 아웃: 사람이 만드는 기업의 미래
강성춘|21세기북스|1만8000원
276쪽|2월 18일 발행

21세기 들어 국내 많은 회사가 미국·유럽 등의 선진 기업 문화를 도입했다. 덕분에 이제는 직원을 ‘언제든 바꿀 수 있는’ 부속품 정도로 취급하는 회사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구호에 이의를 제기할 경영자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중요한 인사가 경영자 뜻처럼 고분고분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분명 밖에는 유능한 청년들이 취업난에 허덕인다는데, 회사는 늘 쓸모 있는 인재가 적어 고민한다. 직원은 기업이 추구하는 바가 불분명하다고 불평하고, 회사는 직원이 이기적이라며 귀를 닫는다.

국내 최고 인사관리 전문가로 꼽히는 저자는 “시장 환경이나 타 기업 같은 외부에서 경쟁 우위를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반대로 “자사 임직원과 기업 문화 특성을 먼저 이해한 뒤 이를 기반으로 고유의 강점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런 전략을 ‘인사이드 아웃(Inside-out)’이라고 부른다. 책에 등장하는 많은 인사관리 성공 사례를 따라가다 보면 ‘사람이 전부’라는 점을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변종 박테리아를 극복하라
슈퍼버그
맷 매카시|흐름출판|1만8000원
392쪽|2월 24일 발행

‘슈퍼버그’는 강력한 항생제로도 박멸할 수 없는 변종 박테리아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7년 백신이 없는 슈퍼버그 12종을 발표하면서 “매년 슈퍼버그로 70만 명이 사망한다. 2050년에는 사망자가 연간 100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한국을 강타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는 다른 종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포의 결은 유사하게 느껴진다.

저자는 미국 뉴욕 프레스비테리안 병원에서 슈퍼버그를 극복할 항생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의사다. 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 허가를 받은 신약 테스트에 참여한 환자들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생생한 현장의 기록을 접하다 보면 슈퍼버그가 우리 실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또 얼마나 위협적인지 깨닫게 된다.

저자는 인류가 앞으로 훨씬 많은 슈퍼버그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발 먼저 그들(슈퍼버그)을 공격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영웅은 이런 사람이 아닐까.


변화를 유도하는 기술
캐털리스트(The Catalyst)
조나 버거|사이먼 앤드 슈스터|24.29달러
288쪽|3월 10일 발행 예정

누구에게나 바꾸고 싶은 대상이 있다. 시장은 고객 마음을, 리더는 조직을, 스타트업은 산업을, 비영리 단체는 세상을. 하지만 변화는 어렵다. 상대방을 열심히 설득했지만 끝내 실패하고 돌아선 경험을 대부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과 저항은 언제나 격렬하다. 변화를 원한다면 전략을 치밀하게 짜야 하는 이유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인 저자는 이미 2013년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2017년 ‘보이지 않는 영향력’ 등의 저서를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았다. 이 책들에서 그는 특정 제품이나 아이디어가 사람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는 이유를 다양한 사례 분석과 연구 결과를 통해 설명했다.

이번 신작은 사람, 조직, 산업 등의 변화를 촉진하고 싶어 하는 모든 이를 위한 책이다. 책 제목이 어떤 변화의 기폭제를 뜻하는 ‘캐털리스트(catalyst)’인 이유다. 저자는 사회적 영향력에 관한 지난 20여 년간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변화 촉진 전략’에 애를 먹는 사람이 참고할 만한 성공 사례와 학술 논문을 소개한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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