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한 근로자가 지하철을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8월 21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한 근로자가 지하철을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고스트워크
메리 그레이, 시다스 수리|신동숙 옮김|한스미디어
1만8000원|385쪽|8월 20일 발행

2000년대 초 스타트업 아마존닷컴은 곤경에 처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자 아마존은 온라인 서가(書家)를 확충하기 위해 출판사 카탈로그와 도서관 목록에서 직접 종이책 수백만 권의 전자 정보를 수집했다. 그러나 그렇게 만든 온라인 데이터베이스(DB)에는 오류가 수두룩했다. 인력에 비해 업무량이 과도한 탓이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임시 계약직 근로자를 고용해서 DB 정리 업무를 맡겼다.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하면서도 노동 급여가 낮은 인도 근로자를 주로 고용했다. 이들은 책 제목, 출판 날짜 등을 수정했고 책의 편집판에 맞는 표지 이미지가 실렸는지를 일일이 확인했다. 아마존은 이후 온라인 서점을 넘어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유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임시 계약직 근로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다양한 온라인 네트워크 서비스가 없는 삶은 상상하기 어렵다. 흔히 이에 대해 정보통신(IT) 기술의 발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이들 서비스의 이면에는 아마존의 사례처럼 보이지 않게 일하는 근로자들이 있다.

인류학자이자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원인 저자들은 이 같은 고용 형태를 ‘고스트워크(ghost work·유령 업무)’라고 정의한다. 대다수의 모바일 앱, 웹사이트,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투입되는 인간의 노동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저자들은 IT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고용 형태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한다.

이 같은 고용 형태의 변화 혹은 해체는 일의 본질적인 성격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상황을 뜻한다. 상근 정규직은 더 이상 미국에서 원칙적인 고용 형태가 아니다. 과거에는 근로자들이 수십 년 동안 같은 사무실에 출근해서 경력을 쌓으며 안정적인 봉급·의료보험·병가·퇴직금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원칙은 와해되고 있다.

책은 ‘고스트워크’ 규모가 큰 인도와 미국의 근로자들을 조사한 사례를 소개한다. 여러 프로젝트를 맡아 일하면서 근무 시간이나 급여 수준을 맞추고 풀타임 정규직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경력을 쌓는 이들도 있었지만, 육아에 전념하는 생활이 지루해서, 혹은 결혼 비용이나 연금 이외의 여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스트워크’에 뛰어든 이들도 많았다. 더 이상 정규직에 매달리지 않는 새로운 고용 형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고스트워크’는 현재 미국 고용법 분류상 그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저자들은 보편적 의료보험, 출산‧육아‧간병 등을 위한 유급휴가, 시(市)에서 운영하는 공유사무실, 평생교육 등 미래 고용 형태에 대한 안전망 마련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타고나는 것이 아닌
존재감, 돋보이는 사람들의 한 끗 차이
레베카 뉴턴|김은경 옮김|한국경제신문
1만6000원|367쪽|8월 12일 발행

우리는 흔히 “아무개는 존재감이 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모두가 그를 진지한 사람으로 여기고, 지위에 상관없이 그의 의견이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의미다. 저자는 존재감과 관련한 세 가지 사회적 통념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탁월한 수준의 존재감을 가진 사람은 타고난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존재감은 다름 아닌 카리스마다 등이다. 저자는 이 같은 사회적 통념에 대해 반문한다. 저자는 “존재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용기와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는 특성이다”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자신감이 아닌 용기에 전념하라 △카리스마가 아닌 소통에 전념하라 △확실성이 아닌 호기심에 전념하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자신감이 느껴질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용기를 내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며 “그러다 보면 그 과정에서 자신감이 커지는 경험을 하게 되고, 이는 존재감 발산으로 연결된다”고 전한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영국 런던정경대 경영학부 선임연구원이다.


인도 진출 꿀팁
코끼리에 올라타라
신시열|이콘|1만6000원|270쪽
7월 31일 발행

최근 3년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평균 7%였다. 같은 기간 평균 3%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한 한국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대기업 인도법인장을 지낸 저자는 인도 시장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책으로 엮었다. 이론적인 설명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리스크, 업무 현장에서 겪은 에피소드 등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다.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실질적인 팁도 실려 있다. 팁은 ‘인도 영유아 시장을 주목하라’ ‘인도 화장품 및 이·미용품 시장 공략법’ ‘인도에서의 한류’ ‘중장기적 안목과 일본 벤치마킹의 중요성’ 등 유익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책은 현재 인도의 산업지도가 어떤 모양인지, 또 인도 정부가 해외 기업에 적용하는 세법이 어떤지 등 본격적인 사업 진출에 앞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도 소개한다. 저자는 “복잡한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시장조사”라며 “인도상공회의소, 인도산업연합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CJ오쇼핑이 인도에 진출하면서 만든 합작법인 숍CJ의 인도법인장을 5년간 역임했다.


치명적인 포식자
모기(the mosquito)
티모시 와인가드|더튼|14달러|496쪽
8월 6일 발행

‘치명적인 포식자’ 모기를 중심으로 인류 역사를 서술한 책. 저자는 작은 곤충 모기가 수천 년간 세상을 바꿨다고 주장한다. 그는 모기가 지금까지 살았던 사람 중 거의 절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추정한다. 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말라리아와 황열병과 같은 질병이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는 “현재도 매년 약 40만 명이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 탓에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앞으로도 모기는 인간을 포함한 다른 어떤 존재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책에는 ‘미국 독립전쟁 중 조지 워싱턴의 비밀 무기는 무엇이었을까(말라리아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가 적군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는 설이 있다)’ ‘왜 진토닉은 인도와 아프리카 식민지를 개척한 영국군이 선택한 칵테일이 됐을까(말라리아 예방 효과가 있는 퀴닌 성분이 당시 진토닉에 포함됐다)’ 등 모기와 관련된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담겨 있다. 저자는 “모기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면, 우리가 알고 있거나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세상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