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2년 출간된 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 삽화와 표지. 이 책은 흑인 노예들의 비극적 삶에 공감하게 함으로써 노예제 폐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852년 출간된 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 삽화와 표지. 이 책은 흑인 노예들의 비극적 삶에 공감하게 함으로써 노예제 폐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회적 공감
엘리자베스 A. 시걸|안종희 옮김|생각이음
1만8000원|388쪽|8월 28일 발행

우리는 종종 노숙자를 보면서 ‘정신과 육체가 정상인 것 같은데 왜 어떤 일이라도 해서 자립하려고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성세대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왜 그렇게도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지’ ‘취업이 힘들다고 하면서 지방 소재 기업이나 괜찮은 중소기업을 꺼리는지’ 묻는다.

바버라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은 매우 훌륭하고 온정적인 여성이지만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 뉴올리언스에서 대피해 휴스턴의 애스트로돔에 임시로 머물러 있는 이주민에게 실언을 한 적이 있다. 그녀는 구호금 모금 일환으로 방문해 “이곳은 많은 사람이 경제적으로 불우한 처지네요. 이곳이 그들에게 매우 적절해 보이는군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어떤 악의도 없었겠지만 이재민들이 가난했으나 자기 집이 있었고 이젠 집마저 파괴돼 인생의 가장 귀중한 재산을 모두 잃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 책은 ‘사회적 공감’이라는 내용을 중심으로, ‘공감’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제공한다. 사회적 공감의 의미가 무엇이며 사회적 공감이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사회적 공감을 활용할 때 어떤 좋은 일이 가능한지에 대해 다양한 연구 사례와 저자의 경험 및 활동에 근거해 설명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미국의 공공 정책을 연구한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연구 과정에서 인지신경과학에 기초해 ‘사회적 공감’을 개념화했다.

저자는 사회적 공감을 하나의 사고방식이자 세상을 보는 틀이라고 정의하며 공감은 권력자에게 영향을 미쳐 유익한 정책을 시행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한 사례로 1930년대 루스벨트 대통령 내각의 노동부 장관이었던 프랜시스 퍼킨스는 대학시절 공장을 견학하면서 여성과 아동의 노동조건을 직접 목격한 경험을 통해 노동에 공감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 그녀는 특권층 가정에서 자랐지만 아동노동 금지 등 많은 노동개혁을 이끌고 사회보장법을 만들었다.

1852년 출간된 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흑인 노예들의 비극적 삶을 공감 있게 전달했고 수백만 부가 팔렸다. 도덕성과 심리발달 전문가인 마틴 호프먼은 “사람들이 노예제를 폐지하는 도덕적 선택을 확신하는 데 이 책은 그 어떤 책보다 많은 기여를 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도 이 책의 노예제 반대 메시지의 영향을 인정한 발언으로 유명하다. 그는 저자인 해리엣 비처 스토를 만났을 때 “이 큰 전쟁을 시작한 어린 숙녀군요”라고 인사했다.

저자는 공감할 때 사회친화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더 크고, 선행을 행복감과 연결하는 사람일수록 이후 공감이 일어날 때 그렇게 할 가능성이 더 많다고 본다. 나아가 공감 능력을 더 넓은 사회적 차원으로 적용하는 사회적 공감이야말로 모두를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일본 경제에서 찾은 저성장의 돌파구
불황탈출
박상준|알키|1만6000원
292쪽|8월 16일 발행

2016년 ‘불황터널: 진입하는 한국 탈출하는 일본’을 출간해 주목받았던 박상준 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가 이번에는 일본의 저성장 탈출 해법을 분석했다.

올해 7~8월 일본 아베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정책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도 자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청년실업에 시달리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완전고용을 달성했고, 도쿄의 공실률은 1%에 불과하다. 일본은 한·일 무역전쟁으로 인한 타격이 있을지라도, 자국 경제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버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 20년간 거주하며 일본의 불황기와 호황기를 모두 지켜본 저자는 “이럴 때일수록 냉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치밀하게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특히 우리보다 한발 앞서 불황을 탈출한 일본에서 힌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삼성과 LG에 역전당하고, 20년 불황에 시달리던 일본이 어떻게 부활했을까. 한국은 일본의 경험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저자는 한국 경제에 산재한 수많은 문제에 대한 해법을 일본을 통해 찾아보길 권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 이야기
에베레스트
상마 프랜시스(글), 리스크 펭(그림)|박중서 옮김 찰리북
1만5000원|72쪽|8월 15일 발행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를 독자들의 눈앞에 펼쳐 보이는 그림책이다.

“서정적인 일러스트와 현대적인 디자인의 조화가 인상적이다”라는 호평 속에 2019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라가치상에서 신진 작가에게 주어지는 ‘오페라 프리마’ 부문 우수상을 받아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에베레스트의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은 물론 산 아래쪽부터 산 정상까지, 과학 지식부터 사회·문화적 요소까지, 에베레스트의 다채로운 면들을 보여 주며 이 산이 세계 최고봉이라는 사실 외에도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알려 준다. 또한 최근 들어 크게 불거지고 있는 에베레스트의 환경 파괴 문제도 지적한다.

그림을 그린 리스크 펭은 뉴욕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여러 일러스트상을 받아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다. 그의 그림은 ‘에베레스트’를 단순한 지식책을 넘어 한 편의 작품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저자인 상마 프랜시스는 주로 그림책 작업을 하는 작가이자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코크 인더스트리의 비밀스러운 역사
코클랜드(KOCHLAND)
크리스토퍼 레너드|사이먼 앤드 슈스터
25.20달러|704쪽|8월 13일 발행

코크 인더스트리(Koch Industries)는 미국 비상장 회사 순위 1, 2위를 다투는 대형 그룹으로 석유·임업·화학·비료 등 에너지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2018년 그룹 매출액은 1100억달러(132조원)로 역시 비상장 회사인 곡물기업 카길(1147억달러)에 근소하게 뒤졌다. 종업원 수는 60여 개국에 12만 명이다.

최대 주주는 회사 지분을 각각 42%씩 나눠갖고 있는 찰스 코크, 데이비드 코크 형제로 이들은 ‘은둔의 경영자’이자 미국 공화당을 오래 후원해 온 보수정치의 큰손이다.

이 책은 최고경영자(CEO)인 찰스 코크가 50년 동안 매우 장기적인 이익을 지향하면서 극비리에 회사를 운영해왔고 직원들에게 자유 시장의 무자비함에 경외심을 갖도록 했다고 소개한다. 물론 이런 전략으로 회사가 크게 발전했다. 저자는 이런 성공의 이면에 미국 사회의 문제점도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노동조합이 어떻게 몰락했는지, 소득격차가 어떻게 커지게 됐는지,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진전이 어떻게 멈췄는지 등을 설명한다. 코크 인더스트리를 통해 미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정재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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