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콜로세움 관련 건물. 사진 블룸버그
로마 콜로세움 관련 건물. 사진 블룸버그

로마인에게 배우는 경영의 지혜
김경준|메이트북스|1만6000원|368쪽
7월 10일 발행

“양치기와 산적들의 작은 무리로부터 출발했던 로마를 서방 세계의 패권국가로 성장시킨 가장 큰 힘은 로마인의 개방성이었다. 로마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정복사업을 지속하면서 패배한 집단을 파멸시키지 않고 동화시키는 정책을 꾸준히 견지했다. 정복사업에 힘입어 로마는 그 권역을 서방 세계 전체로 넓혔고, 권역 전체에서 발달된 수학, 철학, 문학, 예술, 토목기술, 항해술 등 모든 문물이 저수지로 흘러들어 융합되면서 수준 높은 로마 문화를 만들어냈다.”

저자는 1000년 역사를 유지하고 세계 제국을 건설한 로마의 성공 원동력을 △적까지 포용하는 대담한 개방성 △힘의 윤리가 뒷받침된 탁월한 리더십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시장원리를 기반으로 한 철저한 실력주의 등 4가지로 제시했다. 1년간의 자료 수집과 로마 현지 답사를 통해 체제와 리더십이 어떤 방식으로 확립되는지, 역사의 현장을 추적했다.

큰 차원에서의 4가지 로마 성공 원동력은 다시 22개의 구체적인 사례로 나눠 사례마다 ‘로마인에게 배우는 경영의 지혜’라는 이름으로 2쪽씩 경영 관점의 시각을 제시했다. 1000년 제국 로마의 선례를 통해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기업 조직과 그에 속한 개인이 생존을 위해 어떤 감각으로 무장해야 할지를 생각할 수 있다. 로마에서 실제 있었던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기업 경영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를 얘기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로마인의 개방성과 유연함이 1000년 제국을 만들었으며 기업 경영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는 우리 속담은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농경민족의 정착성 문화에서 외부인을 편입하면 파이를 키우기보다 정해진 파이를 나눠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세기 세상은 ‘디지털 유목민의 시대’라고 일컬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남에게서 배우거나 받아들이는 개방성 없이는 변화를 따라가기도 버겁다.


무리한 시장통제는 시장이 복수를 부른다

로마가 1차 포에니전쟁에서 승리한 후 카르타고의 지배하에 있던 시칠리아섬을 로마의 속령으로 삼았다. 문제는 곡창지대였던 시칠리아에서 이탈리아반도의 3분의 1 가격인 밀이 로마로 쏟아져 들어온 것이었다. 자작농들은 경쟁력을 잃었고 이는 자작농 중심의 시민군의 위기, 로마 사회 전반의 위기로 발전할 위험성이 있었다. 로마 사회 내부 불만이 높아졌고 시칠리아산 밀의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로마는 시장 원리에 맡기는 장기적 선택을 했다. 시칠리아는 밀 생산을 특화하도록 그대로 두고 로마의 자작농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작물, 즉 포도나 올리브를 생산하도록 했다. 이런 정책의 결과로 포도와 올리브는 20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탈리아반도의 주요 작물로 이어져 왔다.


실리콘밸리 거물들은 왜 우주에서 미래를 찾는가
타이탄
크리스천 데이븐포트|한정훈 옮김|리더스북
1만8000원|504쪽|7월 20일 발행

페이팔과 테슬라로 실리콘밸리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된 일론 머스크, 세계 유통∙물류 시스템을 장악한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독특하고 기발한 홍보 전략의 달인으로 꼽히는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왕국을 세운 폴 앨런. 이들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엄청나게 성공한 기업가라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본업과 무관한 우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꿔온 네 명의 거물들은 이제 광활한 우주를 주목하고 있다. 우주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만 있다면 인터넷과 스마트폰 혁명을 뛰어넘는 인류 최대 혁신이 펼쳐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주 탐사 기업을 세우고 개인 자산을 비롯해 천문학적인 자본과 인력을 투자하며 지구 너머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금융 및 산업 전문기자인 저자는 독점 인터뷰와 밀착 취재, 언론 보도 등을 탄탄하게 엮어 민간 우주 개발의 현주소, 실패와 도전, 경쟁과 싸움, 실패와 혁신이 복합된 이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왜 중산층의 직업이 사라지는가
일자리의 미래
엘렌 러펠 셸|김후 옮김|예문아카이브
1만8000원|488쪽|6월 28일 발행

과거에는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직업의 사다리를 통해 중산층 이상의 삶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자 상황은 급변했다. 일자리 증가가 빈곤율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고, 중산층 비율이 높아지지도 않았다. 그 대신 ‘디지털 경제’는 소수의 호사스러운 고소득 일자리와 대부분이 선호하지 않는 저임금 일자리를 창출했다.

폐광만 남은 애팔래치아 산악지대로부터 녹슬고 텅 빈 공장이 가득한 러스트벨트까지, 매사추세츠의 선구적인 최첨단 의류 회사에서 미네소타의 번창하고 있는 공유오피스에 이르기까지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닌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일과 일자리에 관한 편견을 깨고 ‘좋은 일자리는 무엇인가’라는 문제와 ‘미래를 위한 교육 시스템’을 고민하면서 기업과 정치권의 사고방식 전환을 요구한다. 명확한 해법은 없다. 핀란드 방식이나 협동조합, 회사 단위가 아닌 동종업계의 연대 등 사례를 제시하지만 새롭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수준이다. ‘좋은 일자리’라는 문제는 매우 어렵다.


공화당 내전의 최전선과 트럼프 대통령의 부상
미국 대학살(American Carnage)
팀 앨버타|하퍼|16.49달러
687쪽|7월 16일 발행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된 대통령 선거는 미국 역사상 커다란 분수령이었다. 저자는 트럼프의 승리에 대해 양극화나 당파주의를 악화할 시대의 개막으로 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시대적 흐름의 명백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사상 최저의 지지율로 떠나고,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공화당은 심판의 순간에 직면했다. 비전도 없었고, 새 지도자들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당 내에 열정도 없었다. 공화당의 내부 분열이 무력한 상태를 초래했고, 정치권에 대한 분노를 증폭하는 가운데 외부인(트럼프)이 당을 와해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트럼프가 2015년 여름 자신의 출마를 발표하려고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금박을 입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왔을 때가 바로 그때였다.

트럼프 대통령, 폴 라이언 전 하원 의장,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존 베이너 전 하원 의장,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 등 주요 정치인들과의 독점 인터뷰도 책의 재미를 더한다. 지금껏 베일에 싸였던 미국 정치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소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