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비즈니스맨들의 패션 피날레는 역시 코트다. 스마트한 남자라면 그 무엇보다 최전방에 자리 잡은 겉옷, 코트를 하나의 투자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경제적 가치로 따져도 코트는 다른 아이템보다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아내의 취향이나 여자친구의 고민을 들을 때만큼이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코트를 입을 때 문제는, 대부분 남자들이 블랙이나 그레이 등 밋밋한 컬러만 고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 물론 눈에 확 띄는 특출한 외모와 옷을 벗지 않아도 옷 밖으로 비집고 나오는 매력적인 바디 라인을 가진 남자들에게는 심플한 블랙 코트만으로도 자신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그러나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남들과 자신을 차별화시키는 무언가가 하나 더 추가돼야 한다. 바로 그 대안이 컬러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시즌엔 예전에 비해 다양한 컬러의 코트들이 매장 한 켠을 가득 채우고 있다. 블랙, 네이비, 베이지는 물론 아이보리, 화이트 등 매력적인 색상의 코트가 당신의 손길을 기다린다. 이번 겨울엔 공격적일 만큼 화려한 컬러로 스타일할 수 있어야 진정한 트렌드 세터가 될 수 있다.

 코트의 클래식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는 영국 신사의 이미지. 세계대전 당시 영국 해군 의상에서 영감을 얻은 밀리터리룩 스타일의 코트는 이번 시즌이 갖추고 있는 또 하나의 트렌디한 아이템이다. 디자인 하나만으로도 남성다움을 물씬 느끼게 하는 섹시함까지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으니 한 번 도전해 볼 만하다. 어깨 부분의 남성스러운 견장이나 단추, 포켓, 소매 부분의 고급스런 퍼(Fur) 디테일 역시 보다 더 다양해졌다.

 코트를 사기 위해 백화점에 나갔을 때 점원이 더블버튼 스타일을 강력히 추천하더라도 놀라지 말 것. 올겨울엔 캐주얼과 정장 등 스타일에 관계없이 더블버튼이 더욱 인기다. 클래식한 디자인보다 유행에 밀접한 코트를 하나쯤 더 갖고 싶다면 더블버튼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허리를 묶는 벨티드 코트나 가족 소재의 코트도 유행이니, 쇼핑하기 전 알아두면 점원의 조언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코트를 멋지게 소화하려면 첫째, 코트는 오픈해서 입어야 한다. 반드시 안에 입은 이너웨어 혹은 슈트가 보이도록 단추를 풀러 입는 것이 원칙. 둘째, 소품을 마음껏 활용하는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벨트, 슈즈, 머플러, 안경 등 코트의 디자인과 컬러에 어울리는 소품들을 적극 매치할 줄 알아야 값비싼 코트의 경제적 가치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 셋째는 컬러 포인트를 주는 것. 코트는 상대가 가장 먼저 직면하는 최후의 겉옷이기 때문에 코트 위 작은 소품으로 컬러 포인트를 주면, 상대에게 자신의 감각을 암시적으로 눈치채게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코트가 자신의 몸과 체형에 은은히 합체되는지 반드시 살펴야 한다. 모든 옷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코트는 소재 자체가 두껍기 때문에 바디라인과 쉽게 융해되기 힘들다. 코트를 입고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이 둔탁하게 보이는지 그렇지 않은지 꼭 확인하는 최후의 절차를 잊지 말도록 하자.



정윤기 프로필 대한민국 남자 스타일리스트 1호이자 국내 최고의 대표 스타일리스트. 공식 직함으로는 스타일링 & 홍보대행사 ‘인트렌드’의 대표이사. 비비안 웨스트우드. 폴스미스, 안나수이, 클로에, 바네사브르노, 빈폴, 강희숙 등 국내외 브랜드 홍보를 맡고 있다. 잡지 화보, 광고, 영화 포스터 스타일링 작업뿐 아니라 국내 최고 스타들의 스타일리스트로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