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개인택시기사들이 10월 8일, 타다의 ‘1만 대 증차’ 계획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최상현 기자
서울 지역 개인택시기사들이 10월 8일, 타다의 ‘1만 대 증차’ 계획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최상현 기자

위기 2│규제의 덫…기존 산업과 상생해야 살아남아

타다

타다의 정식 명칭은 ‘기사알선포함 승합자동차 대여 서비스’다. 겉보기엔 콜택시와 다름없지만, 실제로는 ①모회사인 쏘카가 이용자에게 차량을 빌려주고 ②외주 인력사에서 운전기사를 제공하면 ③ 타다 운영사 VCNC가 목적지까지 이동할 운전기사를 알선하는 복잡한 계약이다. 유상운송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 ‘11~15인승 렌터카에 한해서는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는 실낱같은 예외 조항을 파고든 것이다. 타다는 고품질 서비스를 무기 삼아 월평균 13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그러나 출시 이후 택시 업계의 반발이 커지면서 타다는 위기에 처했다. 7000만~1억원 상당의 택시면허를 구매해야 하는 택시기사와 달리, 타다는 초기 비용이 들지 않아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는 것. 택시 업계는 타다도 면허를 매입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타다의 차량 운용 대수는 약 1400대로 이에 상응하는 택시면허를 매입하려면 최소 1000억원이 든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지만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개편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택시면허를 매입해 감차하고, ‘타다’와 같은 서비스는 감차 대수 내에서 정부 허가를 받아 영업한다. 매달 일정 수준의 ‘사회적 기여금’도 지불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택시면허를 ‘일시불’이 아닌 ‘할부’로 사는 것과 같다.

타다는 정부가 내놓은 개편방안에 정면으로 반발하며 오히려 “2020년까지 차량을 1만 대로 증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택시 업계와 정부가 공동 전선을 구축해 타다를 맹공격하는 가운데 10월 28일 검찰은 쏘카와 타다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전격 기소했다.

여당은 개편방안을 바탕으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기소까지 당한 모빌리티 업계는 택시 업계에 지불할 사회적 기여금 부담이 더 커졌다. 타다 관계자는 “사회적 기여금의 규모에 대한 면밀한 논의 없이 무작정 법을 개정하면 어떻게 후폭풍을 감당할 것이냐”면서 “타다는 지속해서 ‘기존 택시 매출의 감소분만 지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런 의견이 반영될지 미지수”라고 했다.


다자요

정부 규제에 발목 잡힌 것은 숙박업 관련 혁신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국판 에어비앤비로 불리던 ‘다자요’는 지난 7월 사업을 중단했다. 다자요는 오랫동안 방치된 농촌 빈집에 1억~2억원을 투자해 리모델링한 뒤, 숙박객을 유치하는 사업 모델로, 정부도 유망 기업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농어촌정비법’이 발목을 잡았다. 농어촌정비법에 따르면 농어촌민박사업은 농어촌 지역 주민이 ‘거주’하는 단독주택을 이용해야 한다. 직접 거주하지 않으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숙박하는 사람의 안전을 보장하고 농어촌 지역 주민의 소득을 보장하겠다는 기존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다.

현재 숙박 업계에서 민원이 제기되면서 남상준 다자요 대표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숙박 업계에서는 “다자요가 숙박업이나 호스텔로 정식 허가받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농어촌정비법은 농어촌 지역 주민에게 특수하게 적용된 예외 사항으로 법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인이 숙박업을 하기 위해서는 건축법 준수, 숙박업 허가, 세금 납부 등의 기존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레잇

핀테크 스타트업 ‘그레잇’도 11월 8일 사업을 종료했다. 그레잇은 지난해 5월부터 외화 환전 서비스 ‘웨이즈’를 운영하고 있었다. 웨이즈는 이용자가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대만 달러화, 싱가포르 달러화 등 10종의 외화 환전을 앱으로 예약하면 추후 공항이나 사무실 등 원하는 곳에서 돈을 수령하는 서비스다. 시중은행보다 수수료가 최대 50% 싸고, 24시간 환전 예약이 가능했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300억원, 가입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시중은행이 항의하면서 그레잇의 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인천공항공사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공항 내 외화 전달 서비스를 하려면 경쟁 입찰에 참가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를 어길 경우 노점상으로 간주하고 단속한다는 것이다. 공항의 단속은 최근까지도 지속됐다.


plus point

카카오모빌리티 모델로 보는 규제 대처법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카오)도 국토교통부의 개편방안 발표 이후 새로운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T벤티’다. 타다와 같은 대형택시로 외관에 카카오 캐릭터 ‘라이언’이 꾸며져 있다. 타다와 유사하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향한다. 택시 업계의 반응은 타다를 대하던 모습과 사뭇 다르다. 카카오는 운송가맹사업체를 이용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운송가맹사업체는 다수의 택시 법인이 업무 협약을 맺은 사업체다.


1│기존 산업 활용해서 초기 비용 줄여라

타다처럼 카카오 입장에서도 택시면허권 매입은 부담이다. 카카오는 자금력을 기반으로 진화택시, 중일산업, 경서운수 등 5곳의 택시 법인을 232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각 법인이 소유한 택시 수도 적을 뿐더러 250곳에 이르는 서울의 법인 택시를 무한정 인수할 수도 없다. 이 난관을 해결하고자 카카오는 지난 9월 운송가맹사업체 KM솔루션(구 타고솔루션즈)을 인수했다. 금액은 100억원에 미치지 않는 수십억원대로 알려졌다. KM솔루션에 가입한 택시 법인은 52곳. 이곳에 고용된 택시기사는 5000명에 달한다. 카카오 입장에선 여러 택시기사와 단번에 계약할 기회가 생긴다. 아직까진 300명의 기사만 KM솔루션과 직접적인 계약 관계를 맺고 있다.


2│기존 산업 종사자의 환심 사라

택시기사 사이에선 KM솔루션이 ‘꿈의 직장’이라 불린다. 이들은 KM솔루션이 판권을 보유한 브랜드 택시 ‘카카오T블루(구 웨이고T블루)’ 기사로 일하면서 26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기존 법인 택시기사는 하루 15만원가량의 사납금을 사업장에 납부해야 했다. KM솔루션과 계약하면 이 고충을 덜 수 있다. 업계 전반에서도 카카오T블루에 대한 여론이 나쁘지 않다. 택시 공급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카카오T블루 기사는 기존에 운영되던 법인 택시 소속이다. 택시 공급 증가로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3│수익 모델은 확실하게

카카오도 수익을 보장받는다. 택시기사에게 월급을 제공하고 남는 매출은 KM솔루션과 택시 법인이 협약에 따라 분배한다. 택시기사가 월 매출 500만원을 벌면 모두가 이익이 남는 구조라고 한다. KM솔루션 관계자는 “택시기사, 법인, 운송가맹사업체 모두 이익을 보는 수익 모델”이라면서 “법인별로 영업환경에 차이가 있어 구체적인 수익률 배분 방식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4│개별 협약으로 반발 줄여라

카카오는 올해까지 카카오T블루를 300대에서 100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첫 타깃은 대구다. 대구 지역 운송가맹사업체 ‘디지티모빌리티’와 카카오가 업무 협약을 했다. 디지티모빌리티에는 대구 지역 40여 개 택시 법인이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전국 각 지역의 택시 법인에 직접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했다. 각 사업장의 상황에 맞춰 개별 협약이 가능해지면 사업 확장이 한결 수월해진다. ‘정부-기존 산업-혁신 산업’이 삼자대면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하는 방안보다 반발감이 적은 방법이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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