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 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허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 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2017년 10월 5일 중국 국무원은 ‘국무원 사무처의 공급사슬의 혁신과 응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관한 지도의견(國務院辦公廳關於積極推進供應鏈創新與應用的指導意見)’을 반포했다. 이 지도의견은 글로벌 공급사슬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글로벌 공급사슬 네트워크에 융합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교통 허브와 물류 통로를 정비하며 정보 플랫폼 등의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을 촉진했다. 특히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연안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도록 했다. 또 기업의 중요 자원과 제품이 글로벌 공급사슬에 들어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리스크)에 관한 예비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했다. 글로벌 공급사슬 리스크 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함이다. 국가 공급사슬 안전계획도 제정, 시행하고 글로벌 공급사슬 리스크 조기경보 평가 지표 시스템을 구축해 위험 예방과 통제 능력을 키우도록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정점을 찍고 중국이 중단했던 산업을 다시 가동한 2020년 4월, 중국의 상무부 등 8개 부서는 ‘공급사슬 혁신과 응용시험 시행 업무를 한층 더 잘하기 위한 업무에 관한 통지(商務部等8部門關於進一步做好供應鏈創新與應用試點工作的通知)’를 반포한다. 이 규정은 안정적인 공급사슬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작업과 생산 재개에 있어서 핵심 역량임을 피력했다. 또 생산·공급·판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중국과 해외 무역에 기초적인 역량임도 강조했다.

나아가 공급사슬에 있어서 해당 지역과 필요한 시기에 가장 적절한 조치를 시행하고 인사·자금·원재료 공급 등에서 해결 지향적인 정책을 철저히 실시해 막힌 곳을 뚫어 보충하도록 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생산 및 조업 재개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산업·시장·경제사회가 원활히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고장 난 공급사슬을 이으려는 절실함이었다.

중국에서는 공급사슬을 ‘공응련(供應鏈)’이라고 한다. 공급에 응하는 사슬이다. 요소수는 생활환경과 떨어져 있어서 필자에게 개인적으로 생경했던 용어다. 그런데 이 낯선 요소수 때문에 구급차, 화물차 등 삶을 지탱하는 동력이 멈출 뻔했다. 중국 일부 언론은 이번 한국의 요소수 사태를 보도하며 ‘중국의 수출 지도 강화’라는 표현을 썼다. 요소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70% 이상을 의존하는 제품이 79개에 이른다는 한국매체의 보도도 있다. 중국이 수출 지도를 강화하면 이런 사태는 언제 어디서라도 재현될 수 있다.

공급사슬에서는 공급하는 자와 공급받는 자가 서로 묶여 있다. 우리는 중국을 말할 때 입버릇처럼 중국과의 ‘정치적, 지리적, 역사적 근접성’ ‘최대의 무역 대상국’ 등의 수사를 남발한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요소수라는 단어만큼이나 낯설다. 중국과 왕래를 이야기하면서 양국 간에 오가는 숫자에만 너무 몰입돼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봐야 한다.

교역액은 미미하나 공급사슬에 조금이라도 흠집이 가면 감당하기 어려운 파급력을 보유한 제품의 수급 안정화에도 더 노력해야 한다. 양국이 쌓아온 숫자 뒤에 숨어있는 함의를 잘 분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수입선 다변화와 대중 의존도 완화라는 교과서적인 대응 방안 외에 앞으로 같은 사태가 생기는 걸 방지하기 위한 신묘한 한 수를 절실히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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