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자동차가 일본 기업 최초로 연 매출 30조엔(약 320조원)을 돌파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따른 중국 자동차 시장 위축에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도요타 홀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5월 8일 도요타는 지난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매출이 30조2256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도요타는 2016년 이후 해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 증가한 2조4675억엔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실적 개선에 큰 힘이 됐다.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한국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독일 다임러, 미국 포드 등이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도요타의 중국 판매는 이 기간 14%나 증가했다.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의 가격을 인하하고, 신차를 잇따라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구사한 것이 주효했다. 중국 시장 실적 개선에 힘입어 그룹 전체의 글로벌 판매 대수도 전년보다 2% 증가한 1060만 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도요타는 올해에도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회사는 중국 합작사인 GAC-도요타에 16억4000만달러를 투자해 친환경차 생산량을 연 40만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올해 중국 판매 목표는 전년보다 8.5% 많은 160만 대로 잡았다.
화려한 실적을 냈지만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그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자율주행차·전기차 기술 확산으로 사업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도요타는 괜찮다’라는 생각은 위험하다”면서 “모든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이를 따르는 기업 체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