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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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사진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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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사진 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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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사진 REUTERS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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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물가상승률이 1000만%에 달하고 두 명의 대통령이 권력을 다투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앞날에 점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극한 대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핑크 타이드(pink tide)’로 불리는 남미식 좌파 계승자다. 핑크 타이드는 1999년 출범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반미·좌파 포퓰리즘 정책을 표방하며 시작했는데 남미 10개국에서 좌파정권이 들어서며 확산됐지만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 선심성 복지정책을 펼치며 경제 실패를 야기했다.

반면 과이도는 마두로에 맞서 미국, 호주, 유럽연합(EU) 등의 지지를 받고 있고 식료·의약품의 원조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마두로는 “베네수엘라는 거지가 아니다”며 미국 등 서방세계에서 받아온 구호품이 국경에서 반입되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하고 있다. 이 사이 국민은 삶의 고단함을 이기지 못하고 도피 행렬을 이어 가고 있다. 2015년 이후 인구의 10%인 약 300만 명이 난민이나 이민으로 출국했다. 2019년 중에는 5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국민이 2월 5일(현지시각) 자국을 탈출해 콜롬비아 쿠쿠타 인근 라 파라다 지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첫번째 사진).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5월 치러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야권은 유력 후보들이 가택연금과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 대선이라며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임을 선언해 한 국가에 두 명의 대통령이 있는 상태가 됐다.

살인적인 물가 상승, 식료·의약품 등 생필품 부족으로 국민이 조국을 떠나 콜롬비아나 페루 등으로 이주하고 있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 등 제국주의 국가의 지원은 죽음을 부를 뿐”이라며 지원품 반입을 거부하고 국경을 봉쇄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베네수엘라 국가수비대가 유조 탱크와 화물 컨테이너를 동원해 콜롬비아 국경도시인 쿠쿠타와 베네수엘라 우레나를 연결하는 티엔디타스 다리를 막았다.(사진 2)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사진 3)이 6일(현지시각)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같은 날 베네수엘라 북서부 도시 마라카이보에서 마두로 대통령(사진 4)이 군사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 뒤에 보이는 사진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마두로는 차베스 전 대통령 정권 시절 마지막 부통령을 지낸 차베스의 후계자다. 베네수엘라의 인구는 3277만명이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최대 원유 매장국이며, 작년까지 세계 5위 석유 수출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