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년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과 전쟁을 펼쳤던 아프가니스탄(아프간)에서 8월 30일(이하 현지시각) 완전히 철수했다. 이날 밤 아프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미군 철수 작전을 지휘한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 육군 82 공수사단장(소장)이 아프간 주둔 미군 가운데 마지막으로 수송기 C-17에 오르는 모습이 투시경에 포착됐다<큰 사진>. 이 사진은 미국이 아프간에서 탈레반과 벌인 전쟁의 마지막 장면으로 남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월 31일 백악관에서 “미국의 20년간의 아프간 주둔은 끝났다”며 종전을 선언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은 2001년 9·11테러 발생 이후 아프간에 숨어있던 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를 당시 아프간 정권을 잡고 있던 탈레반이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은 이 전쟁을 치르면서 약 2조달러(약 2300조원)를 썼고, 2400명가량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다. 미군 철수 후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 대원들은 8월 31일 제2의 도시 칸다하르에서 ‘완전 독립’을 자축하고 축포를 터뜨렸다<사진1>.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했지만, 미국의 조력자 수천 명은 여전히 아프간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년 전 아프간에서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 대통령 구조 작전에 투입된 아프간 현지인 통역사가 아프간을 탈출하지 못하고 탈레반으로부터 도망쳐 은신처에 피신해 있다고 8월 31일 보도했다. 아프간 내에서 이동하던 중 눈보라가 몰아쳐 탈레반 영향권에 비상 착륙했던 바이든<사진2·왼쪽에서 네 번째>은 현지인 통역사의 도움으로 미 공군 기지로 돌아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