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 사진 EPA연합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 사진 EPA연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휘청이고 있는 세계 경제가 스포츠의류 브랜드 나이키 로고 모양인 ‘스우시(Swoosh)’ 형태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스우시 형태는 급격한 경제 침체 후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경제가 회복하는 모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월 11일(이하 현지시각) “정책 책임자와 기업 경영진은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2021년 말이나 그 이후까지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린 회복세를 보이는 스우시 형태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애초 일부 경제 전문가는 세계 경제가 단기간에 반등하는 V 자형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4월 9일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사람들이 일터로 돌아올 것”이라며 ‘V 자형 회복론’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통화·재정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V 자형 회복에 기대를 걸게 했다.

그러나 WSJ은 “실업률이 치솟고 있고,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뤄지면 내년까지 경제 활동이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는 것을 근거로 스우시 형태에 무게를 실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19개국 경제 전문가 5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도 나타난다. 이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성장률이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5.5%, 4.3%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2022년 이전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성장률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기업들 역시 비슷한 전망을 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2022년 전까지 여행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본다. 또한 업계에선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널리 퍼진 상태라 영화 관람이나 외식, 미용실 방문 수요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재 기업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더라도 소비자들이 더 싼 제품을 찾거나 지출을 줄일 것으로 전망한다.

WSJ은 일부 국가가 애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봉쇄 조치를 완화하지 않는 것도 경제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WSJ은 “봉쇄 조치를 완화해도 콘서트나 프로 스포츠처럼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활동은 앞으로 몇 달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소비자들도 감염을 두려워하고 있어 예전처럼 돌아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코어사이트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인의 70%는 봉쇄가 완화된 이후에도 대중이 이용하는 공간을 피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쇼핑몰을 찾지 않을 것이며 크리스마스 쇼핑 규모도 줄이겠다고 답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 AP연합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 AP연합

연결 포인트 1
“美 실업률 20% 넘을 수도”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의 4월 고용 지표가 최악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가 5월 8일 발표한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4월 실업률은 14.7%로 치솟았고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전월보다 2050만 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3월(4.4%)보다 10.3%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였던 1982년 11월의 10.8%보다 높다. 일자리 감소 개수 역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치다. 분야별로 보면 레저와 접객에서 765만 개, 요식업 550만 개, 제조업 133만 개, 소매업 210만 개 등 거의 모든 부문의 일자리가 줄었다.

전망은 더 어둡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5월 10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실업률이 조만간 25%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실업률 수치는 더 나빠진 다음에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타격을 줬다. 4월 실업률 통계를 보면 여성 실업률이 15.5%로 남성(13.0%)보다 높다. 흑인 여성(16.4%)이나 히스패닉계 여성(20.2%) 등 유색인종 여성의 실업률은 더 높다.


연결 포인트 2
1분기 中 성장률, 마이너스 기록

올해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6.8%를 기록했다. 중국이 분기별 GDP 성장률을 발표한 1992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자, 1976년 문화대혁명 종식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GDP는 20조6504억위안(약 3565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과 로이터 통신이 각각 예측한 -6%, -6.5%보다 낮은 수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까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었다. 이를 위해선 올해 GDP가 10년 전보다 2배로 증가해야 하고 올해 성장률은 최소 5.5%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사진 AFP연합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사진 AFP연합

연결 포인트 3
중남미 3분의 1, IMF 지원받아

중남미 국가 가운데 3분의 1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자금 지원을 받았다. 스페인 통신사 EFE는 5월 11일 “최근 중남미·카리브해 지역 11개국이 IMF의 신속금융제도(RFI)와 신속신용제도(RCF)를 이용해 긴급 대출을 받았다”고 전했다.

국가별로 보면 도미니카공화국이 6억5000만달러, 에콰도르가 6억4300만달러를 빌렸고 파나마와 코스타리카도 각각 5억1500만달러, 5억800만달러를 대출했다. 엘살바도르(3억8900만달러), 볼리비아(3억2700만달러), 파라과이(2억7400만달러), 아이티(1억1200만달러)는 물론 세인트루시아(2900만달러), 그레나다(2200만달러), 도미니카연방(1400만달러)도 IMF에 손을 내밀었다.

IMF는 올해 중남미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5.2%로 제시했다. IMF가 중남미 지역 경제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다. IMF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아직 승인이 나지 않은 국가도 있어, 코로나19 사태로 IMF 도움을 받는 중남미 국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