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각료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각료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새해를 맞아 발표한 신년사의 키워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극복이었다. 올해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이 된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선거 참패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12월 31일(이하 현지시각) ABC방송이 방영한 신년사 영상 메시지를 통해 “도전이 아무리 어렵고, 장애물이 아무리 높아도 우리는 항상 극복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강하지만 우리는 더 강했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의 미래에 관해 낙관한다”라고 말했다.

1월 4일 바이든 대통령이 새해 첫 개최한 각료 화상회의에서도 코로나19 극복이 주된 논제가 됐다. 이 자리에서 그는 화이자의 알약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가 코로나19를 극복할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이 알약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주문했고, 이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며 “입원과 사망을 극적으로 감소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약이) 이 나라와 우리 국민에게 미친 코로나19의 영향을 극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새해 들어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과 부스터샷에 대한 국민적 참여를 독려하는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그는 1월 4일 백악관 연설을 통해 “(미국 국민) 여러분은 여전히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지만, 중증에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일부는 불필요하게 죽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이 병원 침대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어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이 마비되고 있다”며 “제발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접종을 해달라”고 했다.

이 밖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5억 개를 1월 말부터 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發 인플레이션 극복도 다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인플레이션문제 극복도 바이든 대통령의 새해 주된 관심사다. 바이든 대통령은 1월 3일 농장·목장 업체들과 육류 가격 인하 방안 모색을 위한 화상회의를 가졌다. 연말연시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바이든의 새해 첫 행보였다.

미국 내 육류 가격은 2021년 1월에 비해 평균 16% 올랐다. 특히 소고기 가격은 같은 기간 약 21%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원가 상승 등이 육류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 이날 화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상위 4개 육류업체가 소고기 시장의 85%, 돼지고기 시장의 70%, 가금류 시장의 54%를 각각 과점하고 있다”며 “경쟁이 없는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착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가장 큰 육류 회사들이 농장·목장주들에게 적은 돈을 주면서도 그들의 시장 지위를 이용해 육류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정부의 개입을 예고했다. 인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바이든 대통령이 시사하면서,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루 뒤인 1월 4일 미국 상공회의소는 성명을 내고 “정부의 물가 개입은 공급을 더 제약하고 가격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2021년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8% 급등했다. 1982년 이후 39년 만에 최대 폭 상승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블룸버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블룸버그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 블룸버그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 블룸버그

연결 포인트 1
신년사로 또 충돌한 중국·대만
시진핑 “완전한 조국 통일”
차이잉원 “상황 오판 말라”

중국과 대만이 신년사를 계기로 다시 충돌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완전한 조국 통일’을 언급하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군사적 모험주의’라고 맞서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 주석은 2021년 12월 31일(이하 현지시각) 중국 국영 CCTV가 방영한 신년사 영상을 통해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양안 동포들의 공통된 염원”이라며 “전체 중화권 자녀들이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 중화 민족의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신년사에서 대만을 언급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시 주석은 “대만과 무력 통일도 불사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새해 첫날인 1월 1일엔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양안 간 군사적 긴장감을 높였다. 차이 총통은 즉각 반발했다. 차이 총통은 1월 1일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된 신년 연설에서 “우리는 베이징 당국이 상황을 오판하지 않고 군사적 모험주의의 내부 확장을 막도록 일깨워줘야 한다”라고 했다.

한편 미국은 대만과 군사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8월 예정된 림팩 훈련에 대만 해군을 포함시켰다. 대만 해군의 림팩 참가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2월 27일 ‘2022년 림팩에 대만 해군을 초청해야 한다’는 문구를 명시한 ‘2022 국방수권법’에 서명하면서 가능해졌다. 림팩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군 연합훈련이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사진 블룸버그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사진 블룸버그

연결 포인트 2
러시아 경고 신년사로 반박한 핀란드
“나토 가입은 전략과 선택의 자유”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가 신년사를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두고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그동안 ‘군사적 중립’ 입장을 취했던 핀란드의 나토 가입 가능성에 대한 러시아의 경고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1월 1일(이하 현지 시각)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 위기는 핀란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방관할 수 없다”며 “핀란드의 전략과 선택의 자유는 군사적 동맹, 나토 가입 신청 가능성이 포함된다”라고 밝혔다.

앞서 2021년 12월 26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군사동맹에 불참하는 북유럽 정책이 지역 안정성을 보장해왔다”며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경우 심각한 군사적, 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다. 1939년 옛 소련의 침공으로 1년여간 전쟁을 겪은 역사가 있다. 핀란드는 유럽연합(EU) 가입국이지만 그동안 나토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군사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가 핀란드 인근 국가인 우크라이나 국경에 약 10만 명의 병력을 배치하면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불거졌다.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의 군사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월 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나토는 1월 7일 회원국들과 특별 화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주변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