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5일(현지시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있던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을 퇴원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5일(현지시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있던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을 퇴원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7일(이하 현지시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나는 여러분 모두가 나와 같은 치료를 받기를 원한다”며 “내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신의 축복”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미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를 처방받은 것을 거론하며 “믿을 수 없게 즉시 증세가 좋아졌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미국 국민이 무료로 약을 얻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여러분은 돈을 낼 필요가 없다”며 “(감염이) 발생한 건 여러분 잘못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백신 보급에 대해 “대선 직후가 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2일 새벽 자신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사실을 알리고 당일 저녁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따라잡기 바쁜 트럼프에게  코로나19 감염은 재선 행보에 타격이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5일 입원한 지 72시간 만에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원해 백악관에 복귀하는 무리수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만에 백악관에 복귀한 뒤 2층 발코니로 올라가 마스크를 벗은 뒤 병원에서부터 타고 온 헬기 쪽을 향해 경례하기도 했다. 강한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행동이다. 그는 퇴원을 알리는 트위터 글에서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은 한 달여 남은 미 대선 정국에 큰 변수다. 트럼프는 퇴원 이틀 만인 10월 7일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허리케인과 경기 부양책 협상 관련 보고를 받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트럼프의 마음을 조급하게 한 모습이다.

CNN은 10월 6일 여론조사기관 SSRS와 10월 1~4일 미 전역 성인 1205명을 조사한 결과, 바이든 후보 지지율은 57%,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1%였다고 전했다. 16%포인트 격차다. 1차 TV토론과 트럼프 대통령의 입원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NBC와 공동으로 9월 30일~10월 1일 미 전역의 유권자 8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3%,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9%로 격차가 14%포인트에 달했다. 9월 같은 조사에서의 격차는 8%포인트였다.

트럼프가 집무실 복귀를 공식화하면서 선거운동을 재가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퇴원 후 백악관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10월 15일 목요일 저녁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2차 토론을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토론 일정을 바꿀 뜻이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 토론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토론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지 못하면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월 5일 유세용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사진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월 5일 유세용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사진 AP연합

연결 포인트 1
바이든, 트럼프 비방 자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 이후 주요 선거광고 내용에서 트럼프에 대한 비방 내용을 제외했다. 비방 대신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전략을 택했다. 플로리다주 등 경합 주의 선거 유세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바이든 후보는 통상 마스크를 벗고 연설했지만, 트럼프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이 밝혀진 후 진행한 첫 연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언하기도 했다. 마스크 쓰기를 꺼리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10월 2일 미시간주 유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건 여러분을 보호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보호해준다”며 “사랑하는 사람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바이든 후보는 “애국자가 되자”며 “터프가이가 되는 게 문제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차 토론회서 바이든 후보가 늘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조롱했다.


9월 26일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 행사. 사진 AP연합
9월 26일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 행사. 사진 AP연합

연결 포인트 2
백악관 코로나19 감염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0월 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됐다고 밝힌 시점을 전후로 백악관 내 코로나19 양성 반응자가 속출하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은 10월 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부부, 켈리앤 콘웨이 전 고문 등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게 알려졌다. 10월 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는 닉 루나 개인 비서, 10월 5일에는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로이터는 최근 며칠간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했던 백악관과 공화당 관계자들 가운데 최소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도 최소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9월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이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내 확진자는 물론 접촉자들도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백악관 서관이 유령 도시처럼 변했다고 했다.


코로나19 퇴치 슈퍼히어로 기념주화 발매 소식. 사진 백악관 기념품점 웹사이트
코로나19 퇴치 슈퍼히어로 기념주화 발매 소식. 사진 백악관 기념품점 웹사이트

연결 포인트 3
코로나 퇴치 기념주화 제작 논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기도 전에 그가 이를 극복했다는 기념주화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USA투데이가 10월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험한 상황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는 의료진 판단에도 이날 병원에서 조기 퇴원을 강행했다.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기념품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를 꺾다(Trump defeats COVID)’라는 주제의 100달러짜리 기념주화 사전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해당 주화는 10월 14일부터 배송되지만, 아직 디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백악관 기념품점의 운영자인 앤서니 지아니니는 기념주화에 대해 “치명적인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대통령의 우월함과 타도를 담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이 전투의 초반에 코로나를 쓰러트리는 방법을 찾아낼 줄 알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신화에 등장하는 만큼 강력하기 때문에 나의 마지막 동전에서 대통령의 신화적 핵심 강점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했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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