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사진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사진 AFP연합

미국 대선(11월 3일)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기를 잡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미국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가 7월 12~15일(이하 현지시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후보는 54%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39%)을 15%포인트나 앞섰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7월 16일 자체 모델을 통해 올해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확률을 93%,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확률을 7%로 예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열세를 의식한 듯 7월 30일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이 적절히, 확실히, 안전히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연기하는 것은?”이라면서 선거 연기를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종 차별 시위로 촉발됐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14만 명, 누적 확진자는 400만 명을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 차별 시위에서도 시위대를 ‘폭도’로 몰면서 대처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H. W. 부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 이어 ‘재선 실패 대통령’의 불명예를 안을 가능성이 커졌다. 갤럽이 6월 8~30일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8%에 그쳤다. 1980년 카터와 1992년 부시의 4년 차 6월 지지율도 각각 37%와 32%로 40% 이하였다.

반면 재선에 성공한 미국 대통령은 비슷한 시기에 모두 트럼프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1984년 로널드 레이건(55%), 1996년 빌 클린턴(54%), 2004년 조지 W. 부시(49%), 2012년 버락 오바마(46%) 전 대통령은 모두 지지율이 40%를 넘었다.

두 후보 사이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선거 일정은 8월부터 본격화한다. 민주당은 8월 17~20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공화당은 8월 24~27일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각각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 지명 절차를 완료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9월 29일(인디애나주), 10월 15일(플로리다주), 10월 22일(테네시주) 세 차례 TV 토론을 벌인다. 10월 7일에는 유타주에서 마지막으로 11월 3일 50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선출된 538명의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쪽이 최종 승자가 된다.


7월 27일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AP연합
7월 27일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AP연합

연결 포인트 1
고전하는 트럼프…백신에 승부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판도를 바꿀 승부수로 ‘코로나19 백신 조기 개발’을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일본 후지필름 자회사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 공장을 방문해 “백신 개발과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을 들었다”며 “연말까지 매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장은 미 제약회사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1차 생산에 들어간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 바이오 기업) 모더나의 백신이 임상 3상에 들어갔다”며 “노바백스 백신을 포함해 다른 네 개의 유망 백신 후보도 몇 주 내에 최종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백악관 관리들이 코로나19 백신이 ‘10월의 서프라이즈’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이 대선 전에 나오면 지지율이 역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AP통신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백신 개발과 배포의 동시 추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홈런’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2월 19일 네바다주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모습. 사진 블룸버그
2월 19일 네바다주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모습. 사진 블룸버그

연결 포인트 2
추가 변수는 샤이 트럼프

두 후보의 판도가 바뀔 만한 추가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다.

바이든 후보의 부통령 후보 지명이 관건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미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인종 차별 시위 이후 유색 인종 여성을 지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바이든 후보는 8월 초 부통령 후보를 발표한다.

TV 토론도 바이든 후보가 넘어야 할 고비다. 바이든 후보는 그동안 생중계 토론이나 대중 유세에서 잦은 말실수로 곤욕을 치렀다.

침묵하는 트럼프 지지층 ‘샤이 트럼프’의 위력도 관전 포인트다. 4년 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당시 후보를 앞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트럼프 지지층인 저학력 백인의 대표성은 과소평가되고 클린턴 지지층인 흑인·이민자의 대표성은 과대평가됐기 때문이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클린턴 당시 후보와 달리 여론조사에서 50%대 지지율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다르리란 평가도 나온다.


연결 포인트 3
누가 이기든 韓 통상 기류 변화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 모두 중국을 견제하는 외교통상 정책을 펼치고 있다. 누가 다음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이하 산업연)은 7월 27일 발간한 ‘월간산업경제 7월호’의 ‘2020년 미 대선 전망과 한국의 통상환경에 미칠 영향’ 보고서에서 11월 대선 이후 미국의 중국 견제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산업연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무역구제 조치나 슈퍼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의 적용 강화 등을 통해 보호무역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세계무역기구(WTO)의 간섭을 배제하고자 WTO 탈퇴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자유무역을 옹호하면서도 중국을 견제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든 정부가 중국 견제 목적으로 조성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후보는 오바마 정부 부통령 시절부터 TPP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이력이 있다.

문종철 산업연 연구위원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고 미국이 통상 정책을 대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국과 연대 강화 수단으로 쓰면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한국은 무역과 글로벌가치사슬(GVC)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통상 다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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