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전지 추진 선박 모형도. 사진 한국선급
수소연료전지 추진 선박 모형도. 사진 한국선급

지구 온난화의 주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는 전 지구적 운동이 일고 있지만,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어들기는커녕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11월 26일(현지시각) 공개한 ‘온실가스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553억t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늘어난다면 지구의 온도가 이번 세기에 3.2℃ 오르며 파괴적인 기후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이하 파리협약)에서 장기 목표로 제시한 1.5℃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2015년 도출된 파리협약은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1.5℃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보다 하루 앞서 발표된 세계기상기구(WM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07.8㏙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UNEP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중국이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뒤를 이었다. 1인당 배출량 기준으로는 미국이 가장 많고 러시아와 일본이 그다음으로 많았다.

다만 UNEP 보고서는 여전히 파리협약의 목표를 달성할 여지가 남아있다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량을 제시했다. 평균기온 상승 수준을 1.5℃ 이내로 낮추려면 2020∼2030년에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7.6%씩, 2℃ 이내로 낮추려면 2.7%씩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UNEP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8%를 차지하는 주요 20개국(G20)에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주도할 것을 촉구하며 G20에 구체적인 행동 방침을 제시했다. 중국의 경우 모든 석탄 화력 발전소 신설을 금지해야 하며 신재생 에너지 및 전기차에 대한 정부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또 EU는 화석연료 투자를 제한하는 법안을 채택할 것을, 인도는 대중교통 시스템 확대 등을 포함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는 2030년까지 자동차 배기가스 제로화, 탄소 가격제 도입, 발전소 규제 강화 등을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UN은 12월 2∼1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제2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열어 온실가스 감축 및 규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결 포인트 1
美 파리협약 탈퇴 공식 착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1월 4일(현지시각) 파리협약 탈퇴를 위한 공식 절차에 돌입했다. 이날 미국은 협약 규정에 따라 UN에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실질적인 탈퇴는 통보일로부터 1년 후인 2020년 11월 4일부터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수준에서 2030년까지 26∼28%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파리협약에 서명했다. 협약에는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과 중국 등 개발도상국까지 참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돌연 협약 탈퇴 방침을 선언했다. 파리협약이 미국 경제에 불공평한 압박이 되고 있다는 것이 탈퇴 이유다.

미국이 파리협약 탈퇴 절차에 공식 착수하면서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전 세계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결 포인트 2
EU, 탄소국경세 도입 추진

12월 출범을 앞둔 EU 새 집행위원회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약한 역외국가에 비용을 부담시키는 이른바 ‘탄소국경세(carbon border tax)’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탄소국경세가 도입되면 EU에 제품을 수출하는 철강, 석유화학 기업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EU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약한 다른 지역 국가에서 생산한 상품을 수입할 때 생산 기업에 환경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앞으로 5년간 EU를 이끌어갈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신임 집행위원장은 11월 27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우리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싸우는 데 더는 낭비할 시간이 없다”라며 “우리는 행동할 의무가 있고 선도할 힘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통상장벽으로 작용할 EU의 탄소국경세 도입 방침에 중국의 반발이 심해 새로운 무역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결 포인트 3
탄소 배출권 거래제 논란

한국 정부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13년간에 걸쳐 32% 줄이겠다는 내용을 담은 ‘제2차 기후변화 대응 기본 계획’을 10월 확정했다. 2017년 9억910만t에 달했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5억3600만t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환경부는 탄소 배출권 거래제로 온실가스 배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탄소 배출권 거래제는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해 여유분, 부족분을 다른 기업과 거래하도록 하는 제도다. 환경부는 배출 허용 총량과 업체별 할당량을 설정하고 유상 할당 비율을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탄소 배출권 가격이 급등하면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철강·시멘트 업계는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과도하다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급 대비 수요가 커지면서 올해 초 1t당 2만원대였던 배출권이 최근 4만원대에 육박했다.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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