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 주 워런에 위치한 GM공장. 사진 블룸버그
미국 미시간 주 워런에 위치한 GM공장. 사진 블룸버그

미국 자동차 회사 GM이 11월 26일(현지시각) 북미 사업장 5곳과 해외 2곳의 공장을 가동 중단하고 1만4700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GM은 구조조정으로 절감한 비용 약 60억달러를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2009년 GM 파산 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GM은 당시 파산신청을 했다가 미국 정부의 막대한 구제금융과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부활했다. 2009년 초 투자은행과 컨설팅 회사 등으로 구성된 외부 전문가 그룹은 브랜드를 절반으로 줄이고, 무려 14개의 공장을 폐쇄했다. 당시 해고 인원만 4만7000명에 달했다.

이번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GM은 북미 지역에서 사무직 8000명, 미국·캐나다 공장의 생산직 5900명 등 최대 1만4000명을 감원한다. GM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임무를 전환할 공장에는 디트로이트 햄트램크와 오하이오의 로즈타운, 캐나다 온타리오의 오샤와 조립공장, 미시간 워런과 메릴랜드 볼티모어의 변속기 공장이 포함됐다.

해외에서도 공장 폐쇄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GM의 해외 근로자들도 긴장하고 있다. GM 측이 폐쇄 예정인 ‘해외 공장 2곳’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GM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이번 구조조정은 미리 몸집을 줄여 자율주행 등 미래차 경쟁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실적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이 아니라 미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얘기다.

GM은 올 3분기 358억달러의 매출과 32억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4%,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 급증했다. 그럼에도 GM은 현재 시장에 안주해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GM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소프트뱅크의 미래기술 투자펀드인 비전펀드가 22억5000만달러, GM이 11억달러를 투자해 자율주행기술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고, GM은 그것에 적응해야 한다”면서 “이번 구조조정은 선제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M의 구조조정 계획에 반발도 잇따르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GM의 공장 가동중단 결정은 근로자 수천 명의 일손을 놓게 할 것”이라며 “모든 법적 조치와 단체교섭권 등을 통해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보조금 전액을 삭감하겠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자신의 강력한 지지 기반 지역이 대량 실직 사태를 맞으면서 다가올 2020년 대선 가도까지 흔들릴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 카드까지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그동안 미국 트럭산업이 성공했던 것은 수입 소형 트럭에 25% 관세를 매겼기 때문”이라며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GM이 공장 문을 닫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부터 수입차와 자동차 부품이 안보를 침해하는지에 대해 조사해 왔다. 만약 수입차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세계 자동차 업계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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