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투게더가 2월 1일부터 3월 1일까지 한 달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예정인 김남표 화백의 작품 ‘Instant Landscape’. 목표 금액은 1300만원이다. 사진 아트투게더 홈페이지
아트투게더가 2월 1일부터 3월 1일까지 한 달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예정인 김남표 화백의 작품 ‘Instant Landscape’. 목표 금액은 1300만원이다. 사진 아트투게더 홈페이지

지난해 말 세계 주가가 급락하면서 증권가가 혼란에 빠졌다. 블룸버그가 지난해 12월 27일 기준으로 집계한 세계 주요 증권시장 시가총액은 68조9000억달러(약 7경6582조원)로 2017년 말의 81조2000억달러(약 9경2700조원)보다 15.1% 감소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전쟁,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 등에 따라 위험 자산 회피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한국도 지난해 10월 22개월 만에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되는 등 위기를 겪었다. 문제는 올해 증시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올해 증시가 지난해 하반기 약세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때 ‘대안투자(Alternative Investment)’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은 재테크 방법이 될 수 있다. 대안투자란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 수단 이외의 대상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원자재·금 등이 이에 해당된다. 최근 대두되는 대안투자 수단 중 하나는 미술품 투자다.


전통적인 부자의 자산 ‘그림’

미술품은 그간 부자들이 선호하는 투자처였다. 실제로 전국 지방 국세청은 세금을 내지 않아 압류한 자산가들의 소장품을 자산관리공사(캠코)에 공매대행을 의뢰하고 있다. 압류물품을 공매에 부쳐 국고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압류물품 중 고가의 미술품이 포함돼 화제에 오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캠코에 따르면 2017년 8월에는 고(故) 천경자 화백의 작품이 3000만원에 입찰돼 4437만원에 낙찰됐다. 2018년 10월에는 이건용 화백의 작품이 1000만원에 입찰돼 1002만원에 낙찰됐다. 올해 들어서도 1월 24일 우제길 화백의 작품 ‘빛’이 405만원에 입찰돼 410만원에 낙찰됐다.

공산품과는 달리 미술품은 각 작품이 고유한 작품성을 가져 대부분이 단 하나씩만의 재고를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가치 있는 작품일수록 시간이 흘렀을 때 감가상각보다는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투자재로서 가지는 매력이다. 지난해 유럽아트페어(TEFAF)가 발간한 ‘미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세계 미술 시장 규모는 637억달러(약 71조원)에 달했다.

미술품은 대중이 투자하기에는 지나치게 비싸다는 장벽이 있었다. 한국 핀테크(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업계는 최근 이 부분을 개선해 돈을 벌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핀테크 업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자회사 ‘아트투게더’를 설립하고 미술품에 ‘크라우드펀딩’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크라우드펀딩이란 군중(crowd)으로부터 자금 조달(funding)을 받는다는 의미다. 자금이 필요한 개인·단체·기업이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을 뜻한다.

미술품 크라우드펀딩이란 한마디로 스페인의 대가 파블로 피카소가 남긴 고가의 작품을 단돈 1만원에도 공동 소유할 수 있게 하는 개념이다.

해외에는 이미 이 같은 모델의 사례가 적지 않다.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범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디고고(Indiegogo)’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예술 작품은 물론 혁신적인 아이디어 상품을 대상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실시하고 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온라인상에서 펀딩에 참여할 수 있으며, 한국 원화를 포함해 각국 통화의 환율이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이는 예술에 크라우드펀딩을 접목한 최초의 사례 가운데 하나다.

아트투게더의 미술품 투자는 △작품 선정 △펀딩 및 작품 구매 △전시 관람 △수익 실현의 네 단계로 이뤄진다. 회사는 경매사·갤러리·컬렉터 등을 통해 구매할 미술품을 선정한다.

이어 홈페이지에 해당 미술품을 소개하고 투자자를 모집한다. 펀딩이 완료되면 미술품을 구매한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회사가 구입한 작품은 오프라인 전시 공간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한다. 향후 수익 실현은 보유한 미술품의 중도 매매 혹은 만기 매각을 통해 이뤄진다.

최저 투자 금액은 1만원이며 매매 혹은 매각 시 시세 차익이 투자 지분율에 따라 분배되는 구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투자자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투자한 작품은 언제든지 관람이 가능하다. 아트투게더는 이를 위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AT갤러리’를 자체 운영하고, 갤러리 모습을 유튜브 영상을 통해 상시 중계하고 있다. 아트투게더는 지난해 10월 말 이 사업을 시작한 후 1월 31일 현재 1억5000만원을 펀딩했다. 현재 피카소, 미스터 브레인워시, 고영훈, 하태임, 강세경, 에바 알머슨 등이 남긴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작품 가격이 오르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

환금성(자산의 완전한 가치를 현금화하는 데 필요한 기간)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실수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아트투게더 관계자는 “호텔과 은행에 미술품을 일정 기간 임대해 전시하는 방안 등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라며 “이르면 2월중 일부 업체들과 임대계약을 맺을 예정이며 별도의 거래소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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