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는 인간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던집니다. 겉모습은 물론 감정까지 인간과 똑같은 복제인간 ‘레플리컨트’와 그들을 처단하기 위해 뒤쫓는 특수 경찰 ‘블레이드 러너’의 대립을 통해서 말입니다. 영화의 질문은 이후 다른 영화에서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공각기동대(1995)’ 감독 오시이 마모루는 “블레이드 러너의 충격은 지금까지 내 모든 작업의 기반”이라 말했습니다. ‘아키라(1988)’ 감독 오토모 가쓰히로는 “내 작품에는 ‘블레이드 러너’의 미래상이 담겼다”고 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복제인간의 윤리성과 그에 따른 인간의 정체성을 성찰하지만 그래도 인간과 복제인간은 구분됩니다. 그러나 13년 뒤 등장한 ‘공각기동대’에선 아예 인간이 컴퓨터 네트워크화되는 세상을 그리지요. 24년 전에 나왔지만 요즘 논란되는 인간과 AI 세상에 대한 거의 모든 상상력이 망라돼 있습니다.

그리고 2019년, ‘블레이드 러너’에서 미래로 묘사됐던 시대적 배경인 그 2019년의 설날 연휴 때 극장에서 제임스 캐머런이 각본·제작을 맡았다는 ‘알리타’를 보았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블레이드 러너’와 ‘공각기동대’의 연결이며 지금의 사회 상황과 격렬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 알리타는 10대 소녀이고 게다가 사이보그입니다. 하지만 세상과 관계하며 성장해 나가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불의(不義)에 대해, 그리고 그 불의가 아무리 크고 강하고 나를 위협한다 해도 개의치 않고 맞서 싸웁니다. 몸이 잘려나가도 싸웁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그를 일으켜 세웁니다. 다시 새로운 몸을 부여 받아 더 격렬히 싸웁니다.

그렇다면 SF에서 수없이 해온 질문을 반복해 보겠습니다. 알리타는 인간일까요? 제 대답은 ‘그렇다, 그리고 누구보다 더 인간이다’입니다. 결국 인간성이란 인간이라는 개체의 문제가 아니라, 선(善)을 지향하고 내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는 마음, 그리고 의지와 행동 그 자체인 것일 테니까요.

인간의 지성을 넘어서는 ‘싱귤래리티(기술적 변곡점)’가 온다면 결국 이 물음에 답해야 할 겁니다. 알리타는 그때 우리가 어떤 답을 내놓아야 할지를 맹렬하게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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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진짜 실력’ 기대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삼성전자의 미래다. 삼성전자가 흔들리면 한국 증시 전체가 같이 흔들리는 것을 너무나 많이 봤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반도체 경기가 꺾인다는 전망이 나와 매우 불안했다. 이번 호에서 박재근 한양대 교수가 “총알 있으니 좋은 기업 사라”고 조언한 기사가 눈에 쏙 들어왔다. 지금 잘하는 것을 유지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새로운 기회를 잡는 것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 오종금 전업 주식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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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전망에 대한 분석 흥미 있어

수소자동차의 전망에 대한 분석기사를 잘 읽었다. 정부와 현대자동차가 수소차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점이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특히 저장용량의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이 기사에서 조목조목 짚어줘서 수소차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도 산업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어떤 한계점이 있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이코노미조선’이 됐으면 한다.

- 이동훈 편의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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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풀, 택시업계 이슈 다룬 칼럼 신선

카카오 카풀 앱 기술을 접목한 택시 앱을 개발하자는 심승규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의 칼럼을 인상 깊게 읽었다. 카카오와 택시기사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양측의 입장을 보여주는 데 그친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심 교수가 “카카오 카풀 앱의 기술 자체는 중립적”이라고 분석한 시각이 새로웠다. 택시업계가 카카오와 손잡고 업그레이드된 배차·평가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김민지 삼성생명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