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되던 11월 22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영등포·용산·마포구 일대. 사진 연합뉴스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되던 11월 22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영등포·용산·마포구 일대. 사진 연합뉴스
연지연 조선비즈 기자
연지연 조선비즈 기자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날아들면서 고가 1주택자와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술렁이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게 생겼다는 것이다.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처음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내게 된 사람들의 당혹감은 더 크다. 정부에서는 내심 종부세 고지서를 받아든 다주택자가 주택 매도에 나서길 기대하는 눈치지만, 당장 납부 대상자들은 종부세 대응법에 고민하는 모양새다. 다들 어떻게 대응하려는 것일까. 종부세를 부과받은 이들에게 물었다.


유형 1│생활안정자금대출 받아 막는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 전용면적 105㎡짜리 1주택 소유자 A(70)씨. 1994년에 이사와 이제껏 이곳에서만 27년을 살아온 그는 이번 종합부동산세를 생활안정자금대출을 받아 내기로 했다. KB시세 기준으로 집값이 15억원을 넘으면 주택담보대출(LTV)을 받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1년에 1억원 이내의 생활안정자금대출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이 집에서 거주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이 전혀 없어야 내릴 수 있는 결정이다. 기존 대출이 있다면 주택담보대출 한도에 걸려 불가할 수도 있다.

A씨는 현재의 종합부동산세 체계가 2~3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당분간 생활안정자금을 받아 세금을 낼 계획을 세웠다. A씨는 “노년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세금을 내게 되어 기가 막히지만, 내년에도, 후년에도 생활안정자금대출을 받아 세금을 낼 계획”이라면서 “버틸 때까지 버티려고 한다”고 했다.

이런 결정을 내리면서 A씨가 얻을 수 있는 건 집을 지킬 수 있다는 안정감이다. 오래 정 든 동네를 떠나지 않아도 되고 이웃들과의 교류도 지속할 수 있다. A씨는 어느 순간 세상을 떠나게 된다고 하더라도 강남에 집 한 채는 남겨줬다는 만족감도 크고, 이렇게 세금을 내는 편이 자녀들의 상속세 절감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생활안정자금으로 대출을 받은 주택이 상속될 경우, 대출액이 상속가액에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형 2│전·월세를 받아 막는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205㎡짜리 소유주 부부(73). 이 부부는 올해 초 같은 단지 전용면적 85㎡ 주택으로 이사했다. 소유한 대형 평형 아파트는 반전세로 계약을 체결했고, 이사한 소형 주택은 전세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부부는 월세 수익을 모아 종부세와 재산세를 내려고 이사하게 됐다고 했다.

남편 B씨는 “아이들도 모두 결혼해서 독립해 살고 있어 더 이상 대형 평형에 거주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집이 넓어 봐야 청소만 힘들 뿐이고 오른 세금도 어떻게든 내야 하니 이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남편 B씨는 분당이나 판교 등으로 이사할 계획도 했지만 아내가 최대한 주거 환경을 바꾸지 말자고 해 그 의견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아내 C씨는 “딸·아들도 모두 인근에 살고 있어 언제든 육아 도움 요청이 있으면 달려가 줘야 하고, 병원도 가까운 편이라 멀리 이사하긴 싫었다”면서 “이 아파트가 주공2단지였을 때부터 살아 재건축 과정까지 모두 거친 내 고향 같은 곳”이라고 했다.

다만 이 경우 월세를 받아 내게 되는 소득세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기준시가 9억원을 초과하는 1주택자의 경우 해당 주택의 월세 수입은 과세 대상이다. 이 부부의 월세 수입은 대략 400만원 수준으로 1년에 4800만원 수준인데, 임대소득세로 500만원 정도를 내야 하고 다른 수익이 있다면 세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준조세 격인 건강보험료도 감안해야 한다. 월세 소득이 있는 데다 이 정도 자산이 있는 경우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에서 박탈되기 때문이다. 직장가입자가 아니라면 건강보험료를 따로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1주택자의 경우엔 전세보증금을 올려 받고 세금을 내는 편이 낫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 1주택자의 보증금이나 전세금은 비과세 대상이다.


유형 3│분납으로 부담을 줄인다

종합부동산세 분납 서비스와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받아 부담을 줄여 내겠다는 사람도 있다. 종합부동산세 납부 기한은 12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다. 종합부동산세로 납부할 세액이 250만원(농어촌특별세 제외 금액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이 기한 내에 6개월 분납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만약 납부할 세액이 25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라면 250만원을 이번 기한 내에 납부하고 나머지는 내년 6월 15일까지 내면 된다. 납부할 세액이 500만원 초과라면 절반은 이번 납부 기한에, 나머지 절반은 내년 6월 15일까지 낼 수 있다. 분납 기간엔 이자 상당액이 가산되지 않는다.

분납 신청은 국세청 손택스 애플리케이션과 국세청 홈페이지 홈택스에서 신청할 수 있다. 서면 신청도 가능하다. 관할 세무서에 우편으로 신청하거나 고지서에 기재된 담당자에게 팩스로 신청하면 된다.

신용카드사마다 진행하고 있는 무이자 할부 행사를 활용하면 분납 효과를 더 크게 볼 수도 있다. 카드사마다 최소 3개월에서 8개월 무이자 행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종부세로 1000만원을 내야 하는 사람이 종부세 분납 서비스와 신용카드 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당장 12월에 내야 하는 금액은 약 165만원 수준이다. 다만 종부세는 국세이기 때문에 카드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신용카드 수수료는 0.8%다.


유형 4│이제라도 증여를 고려한다

올해 12월 15일까지 내야 하는 종합부동산세는 피할 길이 없지만 내년 종합부동산세는 올해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제라도 증여나 매도 등 방안을 강구해 볼 만하다. 매도하고 싶지 않은 집이라면 부부간 증여를 잘 활용해 종부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집 한 채와 7억원짜리 집 한 채를 공동 명의로 한 부부가 있다면 부부 한 명씩 집 한 채를 갖는 것으로 정리하라는 것이다. 부부간 증여는 6억원까지 비과세이기 때문에 이 한도를 맞추는 편이 좋다. 이는 종합부동산세는 가구별 과세가 아니라 인별 과세이기 때문이다. 1인 1주택자인 경우 세율이 0.6~3% 수준이기 때문에 종부세 부담이 더 적어질 수 있다. 다만 증여에 따른 취득세는 다시 내야 하기 때문에 어떤 편이 이득인지 잘 알아보는 편이 좋다.

연지연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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