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석 전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PWM프리빌리지서울센터장
고준석
전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PWM프리빌리지서울센터장

맞벌이 부부인 회사원 A씨. 그녀는 자녀육아 문제 때문에 친정 부모님과 함께 살아야 할 형편이다. 그래서 주말이면 친정어머니와 집을 보러 다니고 있다. 그러던 중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상가주택을 소개받았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 점포는 임대를 놓고, 2층은 부모님이 거주하고, 3층과 옥탑방은 직접 사용하면 딱 좋을 것 같았다. 두 집 살림하기에는 아파트보다 훨씬 더 편리해 보였다. 마음에 쏙 들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상가주택을 매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도 앞선다.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을 넘겨받는 데 아무런 사고가 없었으면 한다. 그런데 매도자(소유자)가 병원에 입원 중이어서, 계약을 배우자와 해야 하는 상황이다. 매매계약서를 쓰는데, 주의 사항은 무엇이고, 배우자와 계약해도 되는지 궁금해졌다.

매매계약은 매도자가 부동산의 소유권을 매수자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매수자는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 매매계약에 관한 비용은 당사자(매도자·매수자) 쌍방이 균분하여 부담한다(민법 제566조 참조). 매매계약서를 작성할 때에는 해당 주소지 각각의 공적장부들을 확인해야 한다. 즉, 등기부, 토지대장, 토지이용계획확인서, 건축물관리대장, 지적도 등을 통해 상호 간의 일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땅의 면적이 등기부와 토지대장이 서로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때 토지대장상의 면적을 기준으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매매계약서를 쓰는 데 아래 다섯 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주의해야 한다.


유의점 1│매매계약은 당사자가 중요

매매계약은 당사자가 직접 서명하고 날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여기에 계약서의 내용은 구체적이고 명백한 문구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당사자 중에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대리인을 내세우는 경우가 있다. 매수자의 경우에는 매도자의 대리인보다 매도자와 직접 계약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매도자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매도자가 내세운 제삼자와 계약할 때도 있다. 이렇게 제삼자와 계약하는 경우에는 매도자로부터 대리권을 부여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즉, 부동산 처분행위에 관한 위임장과 함께 인감증명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유의점 2│수량 표시가 정확해야

매매 대상 부동산의 토지 면적을 비롯해 건물(부속건물)과 함께 미등기 건물까지 정확한 수량(면적)을 표시해야 한다. 이때 토지 면적은 등기부가 아닌 토지대장을 기준으로 표시해야 한다. 또한 건물에 대해서도 건축물관리대장을 기준으로 표시해야 한다. 만약 미등기 건물이 있는 경우에는 등기한 후에 매수하는 것이 원칙이다.

여기에 건축물관리대장에 없는 무허가 건물이 있으면 철거한 후에 매수하거나, 철거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사진을 첨부해 매매 대상 물건임을 명시해야 한다. 참고로 정원에 고가의 소나무 등이 식재(植栽)되어 있는 경우에도 그 수량을 명시해 매매 대상으로 표시해야 한다.


매매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당사자, 수량 표시, 매매 금액의 지급 방법, 인도 주체, 특약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매매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당사자, 수량 표시, 매매 금액의 지급 방법, 인도 주체, 특약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유의점 3│매매 금액 지급 방법을 명시해야

매매 금액은 계약금, 중도금, 잔금 및 지급(계좌 송금 등) 방법에 대해 정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매매 대금의 지급 시기에 따라 계약해제권이 생기기 때문이다. 매매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도 당사자인 매도자 또는 매수자는 이행기(중도금 또는 잔금 지급)에 착수하기 전까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계약해제는 당사자 일방의 의사 표시에 의해 유효하게 성립된 효력을 원래부터 없었던 것으로 하는 것이다. 계약해제권은 형성권이기 때문에 당사자 일방의 의사 표시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때 매도자가 계약의 해제를 선언한 경우, 다른 약정이 없다면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해야 한다. 물론 매수자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당연히 다른 약정이 없다면 계약금은 포기해야 한다(민법 제565조 참조).


유의점 4│임차인의 인도(引渡) 주체를 표시해야

인도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합의에 따라서 임대 목적물의 점유를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매매 대상 부동산에 임차인이 있는 경우, 임차인의 인도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계약서에 임차인에 대한 인도에 관한 책임을 보다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 즉, 인도 주체를 비롯해 인도 시기 및 인도에 따른 각종 비용 부담에 대한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차인의 인도에 관한 책임은 매도인에게 있으며, 인도에 따른 비용은 매도인이 부담한다. 임차인의 인도는 잔금 지급 전까지 책임진다’는 인도 책임의 주체를 정확하게 명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의점 5│특약 사항에 관한 표시

매매계약상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경우에는 특약 사항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① 제세 공과금은 잔금 지급일 기준으로 전까지는 매도인이 부담하고, 기준일 이후에는 매수인이 부담한다. ② 미등기 건물은 잔금 지급일 전까지 매도인이 등기한다. ③ 붙박이장과 에어컨은 무상으로 매수인에게 넘겨준다. ④ 마당에 있는 정원석 등은 매수인에게 넘겨준다. ⑤ 당사자 협의에 따라 현 시설물 상태로 매매계약을 체결한다. 참고로 특약 사항에 ⑤번을 명시했어도 소유권이전 후, 건물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 매수인은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매도인은 하자 담보 책임을 져야 한다. 즉,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민법 제580조, 제582조 참조).

다시 강조하자면, 부동산 매매계약은 당사자 간에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때 매도자가 정확히 맞는지 본인 확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당사자 간에 계약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만약 매도자와 대면하지 못하고, 대리인인 배우자와 계약하는 경우에는 일상가사 대리권에 의한 계약은 하지 말아야 한다. 배우자가 소유자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매매계약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계약은 무효가 될 수 있다. 물론 부부에게는 일상가사에 관해 서로 대리권이 있다(민법 제827조 참조). 여기에 부부의 일방이 일상가사에 관해 제삼자와 법률 행위를 한 때에는 다른 일방은 이로 인한 채무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민법 제832조 참조). 일상가사란 부부의 공동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통상의 사무(식료품·연료·의복 구입 및 자녀의 양육 및 교육비 등)를 말한다. 하지만 부부라 해도 배우자 상대방의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또는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일상가사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대법원 2008다95861 참조).

따라서 일상가사의 범위를 벗어난 부동산 처분 행위에 대해서는 일상가사대리가 아닌, 표현대리 방법에 의해 매매계약을 해야 한다(민법 제126조 참조). 즉, 매도자(소유자)의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위임장에 부동산 처분행위에 관한 내용이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참고로 매수자는 매도자와 전화 통화에 의한 방법으로 다시 한 번 처분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계약금을 비롯해 중도금·잔금의 지급은 반드시 배우자 통장이 아닌 매도자(소유자)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해야 한다.

송강 정철은 ‘부부유은(夫婦有恩)’ 즉, 부부는 일심동체이자 상호 간의 존경의 대상이다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자산 관리에 있어서는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얘기가 무색할 정도로 배우자의 법률적인 행위는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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