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를 준비하기 위해 구로다 가쓰히로(黒田勝弘·78)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객원 논설위원을 만났습니다. 구로다 위원은 40년간 한국에 주재했습니다. 1980년 교도통신 서울지국장을 시작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1989~2011년 우파 성향의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맡았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뒤 그는 가방에서 낡은 책 한 권을 꺼냈습니다. 흰 표지에 ‘請求權資金白書(청구권자금백서)’라 쓰여 있더군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일본이 한국에 제공한 5억달러(무상 3억달러, 유상 2억달러)의 용처와 목적·효과 등을 500페이지 분량으로 기록한 것이었습니다. 10년간의 자금 집행이 끝난 1976년 한국의 경제기획원이 발간했습니다.

페이지마다, 문장마다, 당시 경제발전에 너무도 절실했던 외자(外資)를 1달러도 헛되이 쓰지 않겠다는 한국 공직자의 결의가 느껴지더군요. 남덕우 경제기획원 장관은 발간사에서 ‘대일청구권자금은 농수산업 근대화와 중소기업 육성, 종합제철 건설과 다목적댐, 도로, 항만, 전력 등 주요 기간산업 육성에 효율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라고 썼습니다.

201~203페이지에는 “포항종합제철소 건설사업에 단위사업 기준으로 가장 많은 청구권자금이 투입됐다. 포항종합제철소 건설은 이른바 민족적 혈채(血債)인 청구권자금으로 이룩한 대표적 사업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전액 시설자금으로 투입된 외자(外資)의 경우, 전체의 23%인 1억1948만달러가 청구권자금으로 충당되었는 바, 1기 사업에 투입된 1억6806만달러 중 45.9%, 2기 설비확장에 투입된 3억4125만달러 중 12.4%가 각각 청구권자금이었다”고 돼 있었습니다. 구로다 위원은 “전후 일본이 제공한 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기록해 놓은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경의를 표했습니다.

한·일 갈등이 극에 달한 요즘이야말로 모두가 이 책을 살펴봤으면 좋겠습니다. 원본을 구하긴 어렵지만 국회도서관 홈페이지에서 ‘請求權資金白書’로 찾으면 내용 전체를 PDF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때일수록 서로에게 도움 준 것도 기억해 보면 어떨까요? 한·일 갈등을 풀고 양국의 미래를 밝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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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베개 커버 바로 빨았다

인포그래픽에 있는 침구 관리법을 눈여겨봤다. 침대나 매트리스 커버, 베개 커버를 언제 세탁했는지 모를 정도였는데, 매트리스 커버는 한 달에 한 번, 베개 커버는 1주일에 한 번 세탁해야 한다니. 자주 햇볕에 말리라고 하는데 그건 좀 쉽지 않은 것 같고 어쨌든 세탁을 자주 하고, 집 안 환기에도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강세철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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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고기 체험 기사 유익

가짜 고기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직접 먹어본 적은 없는데 기사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다양한 제품이 있었고, 가격과 용량도 기사에 표로 첨부돼 있어 유익했다. 평소 육식을 즐기지만,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비욘드 미트’를 버거로 만들어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많은 체험형 기사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 전성택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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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간지 대회’…이런 게 있었네

‘고등학생 간지 대회’라는 건 처음 들어봤다. 이걸 모른다면 당신은 구세대 마케터라는데,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세상 흐름에 민감해야 하는 직업이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유튜브 홍보라면 그냥 광고만 생각했는데 직접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상품을 소개하고 거기에 출연자들의 개인 패션 브랜드를 만들다니. 정말 재미있게 봤다.

- 김기연 홍보대행사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