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회사 화낙(FANUC)은 후지산 기슭 해발 1000m의 광활한 숲속에 있습니다. 2년 전 그곳을 찾았을 때 저는 모든 것이 너무 차분하다고 느꼈습니다. 급한 것도 없어 보이고, 조용하고, 모든 게 그저 순리에 맞춰 차례차례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이 회사의 산업용 로봇 점유율은 세계 1위, 특히 스마트폰처럼 작은 금속 케이스를 정밀 가공할 때 필수인 ‘로보드릴’의 세계 점유율이 80%입니다. 영업이익률은 40%를 오르내립니다.

이나바 요시하루 화낙 회장에게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그는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연한 말 아니냐”고 되물었더니 이렇게 답하더군요. “많은 이들이 자신이 꼭 해야 할 것을 대충 하거나, 심지어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실패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을 하지 않아’ 벌어진다.”

나라 안팎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한국 기업이 많습니다. 그런데 올해 3분기 LG생활건강 실적이 유독 눈에 띕니다. 화장품 업계 강자 아모레퍼시픽은 영업이익이 36%나 감소했지만, LG생활건강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온통 위기라는데 어떻게 이 기업은 잘될까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화낙 회장 말대로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하는’ 리더입니다. ‘업무 시간에 충실히 하고 야근을 지양하자’ ‘협력업체에 겸손한 마음가짐을 갖자’ ‘회사에서 올바른 호칭과 언어 예절을 지키자’ ‘고객과 맺은 신뢰를 지키지 않거나 권력을 가진 외부에 의존해 기업을 키워가는 일, 직원이나 거래처에 군림해 부당한 요구를 하는 일은 아무리 법 테두리 안에서 교묘하게 일어난다고 할지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등이 그가 평소 전하는 말입니다. 사실 ‘당연히 해야 할 것들이지만 우리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들’입니다.

꼼수를 쓰더라도 꼭 이겨야 한다며 당장 야단법석을 피우는 리더가 한국엔 아직 많지 않나요? 이제 그런 식으론 성장은커녕 생존도 어렵습니다. 화낙이나 LG생활건강이나 성공 비결이 대단한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당연한 것을 제대로 하지 않는 수많은 기업의 리더들이 보기엔 마법일 테지요.


새 분야 도전하는 사람들 이야기 감동적

Reader’s letter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치과의사를 하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그의 삶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이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좀 더 열심히, 진취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좋은 기사였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 앞으로도 이렇게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줬으면 한다.

- 이동훈 외국계 제약회사 영업사원

금융 분야 젊은 사업가들 응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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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토스를 쓰고 있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큰 회사로 성장한 줄은 몰랐다. 지난 호에서 보니 기업 가치 1조원이 눈앞이라는데, 이런 창업가들이 많이 등장해야 한국 경제가 살아날 것이다. 뒤에 나온 보맵 류준우 대표의 인터뷰도 인상적이었다. 보험료를 내기만했지 보험금을 받아본 기억이 별로 없었는데, 청구하기 귀찮아서 받을 생각도 안 해봤다.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만드는 젊은 사업가들을 응원한다.

- 문혜진 웹소설 작가

수퍼스타 기업 특징 흥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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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기업을 수퍼스타 기업, 초(超)수퍼스타 기업 등으로 나눠 분석한 프리미엄 리포트가 흥미로웠다. 리포트에 따르면 잘나가는 기업은 R&D 투자를 많이 하고, 해외 매출 비중이 높으며, M&A를 통한 외형 성장에 힘쓴다. 또 수퍼스타 기업은 지식재산권(IP), 소프트웨어, 특허권과 같은 무형 자산을 잘 활용해 수익을 올린다는 것도 알게 됐다. 기업인들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리포트가 많이 게재되면 좋겠다.

- 김명지 프리랜서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