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1에서 공개한 ‘LG 롤러블’ 스마트폰의 평소 모습. 사진 LG전자
LG전자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1에서 공개한 ‘LG 롤러블’ 스마트폰의 평소 모습. 사진 LG전자

‘연결’과 ‘새로운 일상’을 주제로 1월 11~14일(현지시각) 개최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라 1967년 전시회 시작 후 처음으로 오직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1961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해 신기술을 소개했다. ‘이코노미조선’은 CES 2021에 등장한 신기술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키워드 1│이종결합

첫 번째 키워드는 이종결합(異種結合)이다. IT·전자·자동차 등 기존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IT 기업 인텔의 자회사 모빌아이는 2022년 자율주행 자동차 ‘로보택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모빌아이는 올해 초 미국·중국·일본·프랑스 등에서 시험용 자율주행차 운행을 시작한다. 이 차량에는 일반 운전자보다 1000배 더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된다고 모빌아이 측은 밝혔다. 암논 사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CEO)는 “더 많은 소비자를 위한 일반 자율주행 자동차는 2025년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일본 가전 업체인 파나소닉은 ‘스마트 모빌리티’를 강조했다. 자동차에 카메라, 증강현실(AR) 기술 등을 집약해 안전과 편리함을 모두 잡은 ‘제2의 집’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파나소닉이 선보인 ‘스파이더 플랫폼’은 차량 내 각종 디스플레이와 음악, 좌석을 통합 제어할 수 있다.

일본 전자 업체 소니는 ‘리얼리티·리얼타임·리모트’라는 ‘3R’ 기술 전략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CEO는 “소니의 기술과 함께라면 창의력에 한계는 없다”라고 강조하며 ‘비전-S’와 ‘에어 피크’를 선보였다. 비전-S는 소니가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위해 내놓은 첫 전기차 시제품이다. 에어 피크는 무인항공기(드론)로 소니의 ‘알파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적용했다.

세계 1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독일의 보쉬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사물 지능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손가락 스캐닝으로 30초 이내에 빈혈을 판별할 수 있는 휴대용 헤모글로빈 모니터를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BMW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1에서 공개한 차세대 ‘i 드라이브’ 디스플레이. 사진 BMW
BMW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1에서 공개한 차세대 ‘i 드라이브’ 디스플레이. 사진 BMW

키워드 2│홈코노미

두 번째 키워드는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홈코노미(집과 경제의 합성어)’다. 집이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문화와 레저를 즐기는 공간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네오QLED TV’를 공개했다. 이 제품에 쓰인 발광다이오드(LED) 소자는 기존 대비 40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LED 소자가 작아진 만큼 기존보다 정교한 색상 구현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세계 최초 롤러블(돌돌 말아 접는 형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올레드TV인 ‘시그니처 올레드R’을 선보였다.

독일 주방 및 욕실 업체인 콜러도 스마트홈 기술을 선보였다. 주방과 화장실에서 별도 스위치나 손을 대지 않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터치리스’ 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주방 싱크대에서 스마트폰과 연동해 원하는 양의 물을 말하면 그만큼의 물을 컵에 담을 수 있다. 욕실에서 손을 씻을 때도 별도 스위치 없이 센서로 조작할 수 있다. 

매출 기준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인 미국의 버라이즌은 5세대 이동통신(5G)을 활용한 원격의료, 원격교육 기술 등을 선보였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는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장에 70개 카메라를 이용한 사례를 들며 “시청자가 실제 경기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다.


키워드 3│핵심 경쟁력 업그레이드

마지막 키워드는 핵심 경쟁력 업그레이드다.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LG 롤러블’ 스마트폰의 첫 실물과 구동되는 모습이 5초간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LG 롤러블은 평상시에는 기존 스마트폰과 같은 크기지만, 큰 화면이 필요할 때 한쪽에 돌돌 말려 있던 화면이 펼쳐져 태블릿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독일 완성차 업체 BMW는 플래그십 순수 전기차 ‘iX’에 탑재할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음성인식 AI 운영체제 ‘i 드라이브’를 공개했다. 외부에서 발생하는 위험 상황을 먼저 포착해 운전자에게 알리고, 목적지 주변의 주차 공간을 미리 확인해 탐색 시간을 줄여준다. 완전 자동 주차도 가능하다.


글로벌 IT 기업 AMD는 3세대 기반 ‘라이젠 5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 등을 발표했다. 리사 수 AMD CEO는 “라이젠 5000 중앙처리장치(CPU) 칩 라인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칩을 내장한 노트북으로 한 번 충전해서 21시간 동안 영화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샤피로 CEO는 “다양한 기술이 융합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하고 있다”라며 “분야 간 경계를 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라고 했다.


plus point

삼성전자 ‘CES 스타’ 세바스찬 승…LG전자 권봉석 사장 “車 산업계 선도적 부품·솔루션 공급사 될 것”

왼쪽부터 딥페이크를 통해 구현한 모나리자, 세바스찬 승 삼성리서치 소장, 권봉석 LG전자 사장. 사진 CES
왼쪽부터 딥페이크를 통해 구현한 모나리자, 세바스찬 승 삼성리서치 소장, 권봉석 LG전자 사장. 사진 CES

CES 2021은 온라인으로 개최돼 예년과 같은 화려함은 없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전자기업 다운 면모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세바스찬 승(한국명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을 전면에 내세워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라이브 세션에서 ‘Better Normal for All(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이란 주제로 일관되게 ‘개인’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스토리텔링을 진행했다. 진행은 세바스찬 승 삼성리서치 소장이 맡았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물리학과 교수 및 프린스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뉴런 연결망(네트워크)을 뜻하는 ‘커넥톰(Connectome)’ 개념을 연구해 세계적인 석학으로 거듭난 인물이다.

그가 선보인 제품 대부분은 AI에 기초해 가전제품을 개인화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가정에서 사용자 행동을 인지해 도움을 주는 로봇 ‘봇 핸디’, 공공장소에서 쓸 수 있는 도우미 로봇 ‘봇 리테일’ 등이 등장했다. 특히 AI를 설명하는 그의 화면 바로 옆에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만든 모나리자를 띄운 모습 등이 주목을 받았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자동차 산업계의 선도적 부품 및 솔루션 공급사 중 하나가 되는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LG전자는 ‘마그나 인터내셔널(이하 마그나)’과 지난해 12월 전기차 동력계(파워트레인) 합작 회사를 세우기로 했다.

권 사장은 “전기차와 청정에너지 자동차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LG는 전기와 관련된 역량을 제공하고, 마그나는 자동차 시스템 전문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양사 시너지는 혁신을 위한 길을 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문관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