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데이븐포트미국 시카고대 교수,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 사진 뱁슨대
토머스 데이븐포트
미국 시카고대 교수,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 사진 뱁슨대

“한국에는 아직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련의 사업·프로세스가 구축되지 않았다. 기업 경영진이 데이터와 분석을 기반으로 제품·서비스를 평가하며, 의사 결정에서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빅데이터 석학’ 토머스 데이븐포트 미국 뱁슨대 석좌교수는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에 앞서 진행한 ‘조선비즈’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이 디지털 경제로 신속하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뉴딜’과 ‘데이터 댐’을 포함한 기술·정책적 솔루션도 있지만, 한국 기업 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피터 드러커, 토머스 프리드먼 등과 함께 세계적인 경영 전략가로 불린다.

그는 오늘날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경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데이븐포트 교수와 일문일답.


한국 정부가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데이터 댐’을 만드는 ‘디지털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뉴딜’과 ‘데이터 댐’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정책적 효과가) 많이 드러나야 하지만 한국이 데이터 주도 제품 및 서비스 개발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을 장려하고 있다는 증거다. 다만 기존 기업들이 데이터 댐을 통해 어떻게 그들의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할 것인지, 다양한 데이터의 형태와 포맷을 어떻게 다룰지는 아직 모르겠다.”

기업들이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개방·공유하지 않으면 활용할 수 없다. 디지털 경제가 고도화하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지만,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는 없어질 텐데.
“한국은 놀라운 ‘제조 경제’를 발전시켰고, (한국 기업이 제조하는) TV, 휴대전화, 자동차 등은 사용될 때마다 데이터를 생성한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직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련의 사업·프로세스가 구축되지 않았다. (한국이 디지털 경제로 신속하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뉴딜과 데이터 댐을 포함한 기술·정책적 솔루션도 있지만, 한국 기업 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 경영진은 데이터와 분석을 기반으로 제품·서비스를 평가할 줄 알아야 하며, 의사 결정에서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 경제에서 일자리가 사라지는 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다. 정부와 기업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사람들을 파악하고, 그들에게 디지털 기술과 업무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법을 교육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 중국 등과 비교해 클라우드, AI 분야 경쟁력이 높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20세기 이른바 ‘한강의 기적’으로 한국은 고도로 발전된 제조 경제로 탈바꿈했다.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투자, 정보, 노력을 동원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성공하기 위해선) 재빨리 움직이고,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

기업 환경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규제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한국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조언한다면.
“한국이 창업하거나 사업을 진행하기에 좋은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글로벌 국가 순위에서 확인한 바 있다. 글로벌 자본과 인재가 넘쳐나는 시대에 좋은 사업 아이디어는 성공하기 쉬운 곳으로 가기 마련이다. 한국(정부·정치인들)이 규제를 완화하고 더 많은 기업이 (글로벌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하며, 보다 친기업적이며, 능력 있는 인재들이 한국에 와서 창업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