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월 16일(현지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시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을 면담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월 16일(현지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시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을 면담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월 14일 미국·캐나다 출장길에 오르며, 본격적인 해외 경영 일정에 나섰다. 2016년 7월 이후 약 5년 만의 미국행이다. 지난 10월 고(故) 이건희 회장 1주기 추모식에서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밝힌 이 부회장이 첫 행보로 북미 출장길을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백신 행보로 해외 경영 드라이브

11월 14일 취재진과 만난 이 부회장은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 결정과 관련해 “미국 여러 파트너사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계는 이번 출장에서 이 부회장이 미국 신규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증설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이다. 후보지로 텍사스주 테일러가 최근 급부상했다. 테일러는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과 거리가 약 40㎞로 가까운 편인 데다, 앞으로 30년간 삼성전자의 재산세 일부를 환급해주는 세금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이 밖에 애리조나주와 뉴욕주도 공장 부지 후보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석 반도체공학회 부회장은 “이 부회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한 것은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조속히 확정 짓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미국 정부와 담판을 짓고 유리한 지원책을 약속받기 위한 밑그림도 예상된다”라고 했다.

이 부회장의 백신 행보도 재계 관심사다. 이 부회장은 11월 16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에 위치한 파이어니어링 본사에서 모더나 공동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인 누바 아페얀 의장을 만났다. 이 부회장은 아페얀 의장과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관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243만5000회분을 생산 중이다.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끝난 화이자 측과의 만남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번 출장 일정에 화이자 본사가 있는 뉴욕 방문 일정도 포함돼 있어서다. 이 부회장은 11월 17일 뉴저지주를 방문, 미국 최대 이통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버라이즌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약 8조원 규모의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및 네트워크 솔루션 구매 계약을 체결한 고객사다. 이 부회장은 이번 만남을 통해 5G를 넘어 6G 등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월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CEO와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월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CEO와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AI부터 챙긴 李…귀국 후 조직 개혁 주목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에 앞서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연구센터를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출소 직후 AI를 바이오, 5G, 반도체와 함께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 240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귀국 후 행보도 주목하고 있다. 11월 말이나 12월 초로 예상되는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통해 뉴 삼성의 구체적인 방향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은 내부 조직·인사 시스템과 지배구조 개편 등 큰 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개편안에는 동료평가제 도입, 최상위 직급을 제외한 직급 간 통합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모형에 설치된 구동모터용 전기강판. 사진 포스코
전기차 모형에 설치된 구동모터용 전기강판. 사진 포스코

포스코, 전기차 모터용 강판 공장에 1조 투자
2025년부터 연간 40만t 생산 가능

포스코가 전기차에 들어가는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공장 건설에 나선다. 포스코는 11월 5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2022년부터 약 1조원을 투자해 연간 30만t 규모의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안건이 의결됐다고 11월 15일 밝혔다.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구동모터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해 전력 손실을 대폭 개선했다. 포스코는 이번 설비 투자를 통해 연간 10만t의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 능력을 2025년 연간 40만t으로 확대하게 된다. 40만t은 전기차 80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전기차에는 1대당 평균 50㎏의 무방향성 전기강판이 들어간다. 공장이 세워지면 기존보다 폭이 넓은 제품 생산은 물론 두께 0.3㎜ 이하의 고효율 제품 생산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포스코는 “이번 설비 투자를 통해 친환경차 시대에 맞춘 자동차 산업의 메가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 사진 연합뉴스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 사진 연합뉴스

셀트리온 ‘렉키로나’ 유럽서 판매 승인
EU 인정 국산 최초 코로나19 치료제

셀트리온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11월 12일(현지시각)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이로써 렉키로나는 유럽연합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국산항체 신약이 됐다.

렉키로나의 적용 대상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만 18세 이상 성인 중 보조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 없고 중증으로 전환 가능성이 큰 환자다. 렉키로나는 60분간 정맥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렉키로나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식약처로부터, 지난 8월 브라질 식약위생감시국으로부터 각각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지난 9월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식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셀트리온은 호주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한 흡입형 렉키로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흡입형 렉키로나는 정맥 투여 방식 대신 약물을 흡입하는 방식으로 기도 점막으로 항체를 전달한다.


11월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내 ‘교통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성공적 실현 및 생태계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식 모습. 사진 현대차
11월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내 ‘교통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성공적 실현 및 생태계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식 모습. 사진 현대차

대한항공도 ‘UAM 어벤저스’에 합류
현대차·KT 등 5개 사 업무협약

현대차는 11월 16일 대한항공과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와 함께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업무협약식을 열고 국내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성공적 실현과 생태계 구축, 산업 활성화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UAM 시장은 204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연간 7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9월 현대차와 인천공항공사, 현대건설, KT가 한국형 UAM 사업 추진을 위해 체결한 파트너십에 대한항공이 새롭게 참여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UAM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의 구조와 제반 시설을 설계·시공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 KT는 UAM 통신 인프라와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UAM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맡는다. 현대차는 UAM 개발부터 제조, 판매, 운영, 정비, 플랫폼 등을 아우르는 사업화 모델 개발 책임을 맡는다. 대한항공은 UAM 운항·통제 시스템과 교통관리 시스템(UATM)을 개발할 계획이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