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의 요구에 따라 맞춤 영상 메시지를 제작해주는 ‘카메오’ 홈페이지. 사진 카메오
팬의 요구에 따라 맞춤 영상 메시지를 제작해주는 ‘카메오’ 홈페이지. 사진 카메오
박순우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 대표 전 한빛소프트 해외마케팅 상무, 전 더나인 부사장, 전 알리바바 게임담당 총괄이사, 전 LB인베스트먼트 중국법인 대표
박순우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 대표
전 한빛소프트 해외마케팅 상무, 전 더나인 부사장, 전 알리바바 게임담당 총괄이사, 전 LB인베스트먼트 중국법인 대표

영화 ‘해리포터’ 출연 배우에게 생일 축하 영상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에게 인생 조언이 담긴 영상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유명인이 팬의 요구에 따라 맞춤 영상 메시지를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카메오(Cameo)에서는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다. 미국 스타트업인 바론 앱(Baron App)이 만든 카메오는 유명인이 자신의 스케줄에 맞게 부가적인 수익을 얻으면서도 동시에 팬들과 소통을 할 수 있고, 팬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에게 맞춤 영상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앱이다. 카메오 플랫폼에는 크리에이터, 가수, 배우, 코미디언, 기업가까지 4만 명 이상의 유명인이 등록돼 있다.


유명인 영상 메시지 상업화한 ‘카메오’

카메오 앱은 이용자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과 소통하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영화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친구의 생일을 위해 해리포터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에게 125달러(약 15만원)를 주고 친구의 생일 축하 영상을 부탁할 수 있다. 영상을 받은 친구는 해당 영상을 평생 소장할 수 있고, 이를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는 것도 허락된다.

영상 제작을 의뢰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카메오 앱을 통해 원하는 유명인을 선택한다. 유명인을 직접 검색할 수도 있고 가격, 카테고리, 리뷰 수 등에 따라 필터값을 적용해 유명인을 찾을 수도 있다. 현재 영상 가격은 1달러(약 1205원)부터 2만달러(약 2410만원)까지 다양하다. 가장 비싼 영상의 주인공은 전 헤비급 복싱 세계 챔피언인 마이크 타이슨이다.

카메오 앱 이용자는 유명인을 선택한 후 자신에 대한 소개와 함께 영상 내용과 받을 사람에 대한 정보를 250단어 이내로 입력하면 된다. 이 내용은 유명인에게 전달돼 영상 제작에 사용된다. 유명인은 7일 이내에 이용자의 요청을 수락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수락 여부는 유명인의 재량에 달렸지만 영상 제작 수락률은 85%에 달한다. 7일 이내에 응답이 없거나 영상 제작이 안 될 경우에는 자동으로 환불 처리된다. 영상 평균 길이는 약 25초 정도다.

‘24시간 전달(24hr delivery)’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명인 중 선택해서 조금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24시간 이내 영상을 수령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7일 이내에 받아보는 일반적인 서비스 대비 50~100%의 비용이 더 부과된다.

2021년 9월부터는 유명인과 1 대 1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카메오콜스(Cameo Calls)’ 서비스를 도입해 팬과 유명인의 교감을 한 차원 높였다. 일반적인 팬미팅이 한참을 기다려서 유명인과 겨우 5~10초 정도 인사하는 수준이라면 해당 서비스는 유명인이 정한 시간대와 가격에 2~5분간 영상통화를 한다는 점에서 더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팬미팅의 일종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영상통화 끝에 유명인과 함께 사진(영상통화 모습 캡처)을 찍는 이벤트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팬이 민망하게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물어보지 않아도 되도록 세심하게 설계돼 있다.

카메오 앱 운영사인 바론 앱은 최근 기업 간 거래(B2B) 영역으로도 사업 확장을 하고 있다. 브랜드의 맞춤 영상을 제작하여 마케팅에 활용하거나, 각종 회사 이벤트의 연사로 유명인을 초청하는 등 기업과 유명인을 연결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판매자 등 개인 사업자도 이런 서비스를 마케팅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고 있다. B2B로 신청한 영상은 일반 카메오 영상과 달리 30일 동안만 사용할 수 있고, 이를 연장하려면 별도 계약이 필요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타벅스보다 높은 고객 선호도…창업 4년 만에 유니콘 등극

현재 카메오 앱 가입자 수는 약 200만 명에 달한다. 고객의 선호도도 높은 편이다. 카메오 앱은 고객 선호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순수추천고객지수(NPS)가 80점 이상일 정도로 사랑받고 있는 서비스다. 참고로 스타벅스의 NPS는 77점, 아이폰은 63점이다.

운동선수, 가수, 배우, 크리에이터(유튜브, 트위치 등)의 부족한 수입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운동선수의 평균 은퇴 연령은 30세 이전이며, 음악 콘서트 전체 수익의 60%는 상위 1%의 아티스트들이 차지한다. 또한 전세계 약 5000만 명의 크리에이터들이 지속적 수익 창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카메오는 이런 문제점에서 출발, 유명인과 팬을 연결 시켜주는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카메오가 점차 유명인과 팬 사이에서 인지도를 쌓으면서 복싱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 플로이드 메이웨더, 래퍼 스눕독, 미국의 전직 육상선수이자 방송인 케이틀린 제너, 기업가 트럼프 주니어 등 톱스타들도 팬들과 교류를 위해 카메오를 이용하게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카메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 지난해 영상 거래액은 총 1억달러(약 1205억원)를 기록, 전년 대비 4.5배 늘었다. 지난해에만 1만여 명의 유명인이 새로 카메오 플랫폼에 유입됐고, 130만 개의 영상이 판매됐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 영상이 200만 개를 돌파한 상태다.

이런 고성장에 힘입어 카메오는 올해 3월 1억달러(약 120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구글 벤처스(Google Ventures), 아마존 알렉사 펀드(Amazon Alexa Fund), UTA,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Softbank Vision Fund2), 페이팔 벤처스(Paypal Ventures) 등 글로벌 유명 기관 투자사들이 신규 투자사로 들어왔다. 당시 기업 가치는 10억달러(약 1조2050억원)로 계산됐다. 2017년 창업 4년 만에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팬과 유명인의 소통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카메오 서비스가 어떻게 성장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Plus Point

부상 많은 풋볼 선수 돕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시작

마틴 블렌코위 바론 앱 공동 창업자 / 사진 마틴 블렌코위 트위터
마틴 블렌코위 바론 앱 공동 창업자 / 사진 마틴 블렌코위 트위터

카메오 사업 아이디어는 한 스포츠 에이전트로부터 시작됐다. 미국 미식축구 프로리그인 ‘내셔널 풋볼 리그(NFL)’ 에이전트였던 마틴 블렌코위(Martin Blencowe)는 많은 NFL 선수가 부상 등의 이유로 선수 생활을 3년도 하지 못하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 추가적인 수입원을 만들어주고 싶었고, 팬들 역시 개인적으로 선수들과 연결되는 것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링크드인에서 일하고 있던 친구 스티븐 갈라니스(Steven Galanis)와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출신의 데본 타운센드(Devon Townsend)와 함께 2017년 미국 시카고에서 스타트업인 바론 앱을 창업, 카메오 앱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