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옥션 따라잡고 코스닥 입성할 터"



 요즘 인터넷 쇼핑몰업계의 화두는 단연 G마켓이다. 1년 새 방문 순위가 옥션에 이어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모회사인 인터파크는 물론 다음의 야심작 ‘디앤숍’까지 제쳤다. 올 들어 1~2월 월평균 매출액 면에서도 420억원대로 3위로 올라섰다. G마켓 최고 사령탑 구영배 대표를 만나 그의 ‘옥션 추월 프로젝트’를 들어봤다.





 “2년내 (옥션을) 따라잡지 못하면 영원히 추월할 수 없다. 화력을 집중하라.”

 지난 3월14일 서울 서초동 남서울빌딩 6층 본사에서 만난 구영배(39) G마켓 대표 얼굴엔 웃음기가 없었다. 첫인사를 끝내자마자 본론부터 꺼냈다.

 그는 “사업은 타이밍 예술”이라며 “지금이 기회”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기회란 인터넷 쇼핑몰업계의 괴물 ‘옥션’을 따라잡는 일.

 그의 첫 느낌은 마치 전장에서 기선을 제압한 장수가 병사들에게 ‘공격 앞으로’를 외치는 모습이었다. 실제 G마켓은 영토 싸움이 한창인 인터넷 쇼핑몰 전쟁터에서 파죽지세로 수직상승중이다.



 클릭수는 1년전 13위서 올해 2위 도약

 일단 매출액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지난해 1월 G마켓 매출액은 82억원 수준. 올해 1월엔 42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설 연휴가 낀 2월에도 420억원을 기록,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해까지 옥션, 인터파크, 디앤숍에 이어 4위였던 매출액 랭킹도 올 들어 디앤숍을 따라잡고 3위로 올라섰다는 게 자체 평가다. 구대표는 “현재 추세로 보면 올해 6000억원 돌파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지난해 2224억원에 비해 3배 가까운 성장을 하겠다는 목표인 셈이다.

 특히 지난 2월엔 방문자 숫자에서 디앤숍을 따돌리고 2위까지 올라선 것이 구대표에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인터넷 랭킹 전문 업체인 매트릭스에 따르면 2월 넷째주 순위에서 G마켓은 방문자수 586만명으로 724만명인 옥션에 이어 2위까지 올라섰다.

 올 1월 사상 최초로 3위에 올라선 이후 또다시 1개월만에 디앤숍(498만명)을 따라잡는 이변을 연출한 것. 1년 전만 해도 G마켓은 방문 랭킹 13위로 업계 ‘변방’에 머물렀기에 업계에선 ‘이변’으로 부른다. 2000년 4월 인터파크 사내 벤처로 출범한 G마켓(출범 당시 구스닥)이 5년만에 선두 업체로 약진한 셈이다.

 문제는 G마켓 이변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느냐, 대세로 굳어지냐 하는 점이다. 구대표가 최근 소매를 걷어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시장은 매년 랭킹이 바뀌는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TV 홈쇼핑업계를 대표하는 LG이숍과 CJ몰이 1, 2위를 다퉜다. 그러나 마켓플레이스 업체인 옥션이 지난해 1위로 올라섰고, 순수 온라인 쇼핑몰인 인터파크와 다음의 ‘디앤숍’이 그 뒤를 좇는 양상이다.

 현재 LG이숍과 CJ몰은 5~6위권으로 뒤처진 상태다. 여기에 랭킹 밖에 있던 G마켓이 단숨에 지난해 4위, 올 들어 3위까지 진입해 순위 경쟁에 새롭게 뛰어들었다. 말하자면 국내 인터넷 쇼핑몰시장은 옥션과 G마켓으로 대변되는 마켓플레이스, 인터파크와 디앤숍의 순수 온라인 쇼핑몰, LG와 CJ의 홈쇼핑 출신 쇼핑몰간 3대 업태의 격전장으로 변모한 셈이다.

 이런 G마켓 돌풍의 핵심에 구영배 대표가 있다. 서울대 자원공학과 출신인 그의 첫 직장은 인터넷과는 거리가 먼 다국적 석유회사 슈름버거사. 91년 3월 입사 후 6년여간 호주와 이집트, 인도, 인도네시아, 오만 등 세계를 누비며 석유 탐사와 유전 개발을 해온 그다.



 모회사도 못한 흑자 먼저 일궈내

 98년 인도에서 근무했던 그는 인도 여인을 만나 결혼, 현재 1남1녀를 두고 있다. 귀국 후 대학 선배(김수홍 현 삼성SDS 팀장) 소개로 이기형 인터파크 대표를 만나며 영입된 케이스. 그때가 99년 8월이다. 이후 미국 현지법인 ‘인터파크USA’ 총괄을 맡은 후 구스닥 상무로 복귀한 때가 2000년 10월이다. 그 후 1년만인 지난 2001년 10월 G마켓 대표에 취임, 3년여만에 업계 선두권으로 올려놓은 주인공이다.

 특히 지난해엔 설립 4년여만에 첫 흑자(1억2000만원)를 기록, 모회사인 인터파크에 앞서 ‘흑자 시대’를 열었다. 국내 20대 인터넷쇼핑몰 중 최소 자본금(25억원→현재 36억원)으로 일궈낸 성적표다.

 구대표가 말하는 2005년은 사세 집중의 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미국 벤처캐피털은 오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80억원(760만달러)을 유치, ‘실탄’도 준비해 둔 상태다.

 그의 목표는 분명하다. 숫자로 말하면 올해 6000억원 매출액에 47억원의 흑자를 올리겠다는 것. 그러나 순위는 중요치 않다. 타깃은 오로지 옥션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매출액 자체보다 옥션 실적 대비 50~60%까지 따라붙으면 성공이란 판단이다.

 현재 마케팅 포인트는 차별화로 정해진 상태다. “남들(옥션)과 같아선 추월이 어렵죠. 남이 안하는 서비스로 승부를 걸 생각입니다.”

 G마켓은 옥션에 없는 ‘1대 1 흥정하기’와 ‘행운 경매’가 있다. 특히 1대 1 흥정(미국식 경매와 달리 한국 재래 시장에서 볼 수 있는 흥정)은 G마켓 매출액 중 30%를 차지, 최대 효자다. 행운 경매까지 합치면 매출액 중 40%가 옥션과 차별화된 매출 포트폴리오다. 특히 판매자 등록수수료 무료 정책(판매시 수수료만 유료)을 통해 옥션 고객을 빼앗아 가고 있어 승산이 전혀 없는 게임은 아니라는 게 구대표의 진단이다.

 “인터넷 쇼핑몰 사업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세를 몰면 내년엔 1조5000억원대까지 올라설 수도 있습니다.”

 현재 구대표 얼굴엔 자신감이 넘쳐난다. 그러나 내심 불안한 마음도 감출 수 없다. 옥션은 올 들어서도 월평균 1100억~1200억원으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마켓플레이스 시장만 놓고 봤을 때 64%대 28%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다 경쟁사인 다음이 최근 ‘온켓’을 인수, 견제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구대표는 올해 6000억원 매출액에 사상 최초의 두자릿수 흑자를 기록, 내년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는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리며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하는 강행군을 이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