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일상어가 되어 버린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고객은 누구이며 왕의 어떠한 성질 때문에 그들을 왕이라 칭할까.

 서비스의 사전적 의미는 ‘한 당사자가 다른 당사자에게 소유권 변동없이 제공하는 무형의 행위 또는 활동’을 말한다. 인간이 동물을 키우는 행위를 사육이라 하며 식물의 경우 재배라는 단어를 사용할 뿐 이에 서비스 개념은 적용되지 않는다.

 서비스란 인간과 인간 사이에 발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그러므로 내가 행하는 서비스 대상은 내 주변에 있는 가족, 친구, 회사 동료를 포함한 모든 인간이 될 것이며, 그들이 나의 고객이며 내가 모셔야 할 왕인 것이다.



 자신을 낮추는 게 비즈니스 매너

 어떠한 무리의 우두머리를 수뇌(首腦)라고 한다. 그 우두머리가 뇌만큼 중요하며 또 뇌의 특징을 보유하는 까닭에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해서 ‘고객은 왕’이라는 대명제를 탄생시킨 뇌의 특징 몇 가지만 살펴보자.

 첫째, 뇌는 극도로 이기적이어서 필요한 영양소인 탄수화물만을 섭취한다. 단백질이나 지방은 뇌로 들어갈 수 없도록 뇌혈관 장벽에 의해 막혀 버린다. 같은 논리로 왕이나 고객에게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간파해 그것만을 전달해야하며 그 이외 설명은 신하인 당신의 무능력만을 그에게 각인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둘째, 뇌는 뇌수막에 둘러싸여 있어 물에 떠있는 상태이므로 부평초처럼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이것 또한 왕과 고객의 공통성이다. 그들 마음은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 어제 나에게 웃음을 흘렸다고 해서 내일 그러하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들은 이미 저만큼 흘러내려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끝없이 관찰하고 배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뇌는 단단한 뼈로 보호돼 있는 유일한 장기다. 이는 고객이나 왕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조건없이 우선적으로 보호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이들이 이것을 잊고 있다. 그리고 필요할 때는 말로만 고객은 왕이라 한다. 그 끝이 실패인 것은 당연하다.

 넷째, 뇌세포는 재생이 불가능하다. 한번 곁을 떠난 고객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사례에서도 불만 고객은 무엇이 싫은지 왜 떠나는지에 대한 아무런 설명없이 조용히 등을 돌린다.

 이러한 뇌의 모든 특성을 갖춘 고객, 즉 업무상 파트너를 상대로 벌이는 사업 성패는 비즈니스 매너에 달려 있다. 매너란 남을 위한 배려이며 상대방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함께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지혜를 갖추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상대방 앞에서 자신을 왕의 마음과 특성을 헤아리려는 신하의 모습으로 낮춰 다가갈 때 성공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