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나 브랜드 표시물들은 기본적 요소들과 스타일, 테마를 통해 창조된다.”

 미국 컬럼비아대 슈미트 교수가 한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본적인 요소들에는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특히 컬러가 가장 중요하다.

 사람들은 정보의 87%를 시각을 통해 흡수하며 시각을 통해 형성하는 이미지 중에서 약 80% 이상은 컬러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요즘처럼 제품 성능과 품질은 물론 감성에도 비중을 두는 시대에는 컬러가 소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된다.

 기업 경영에서 컬러 마케팅이란 용어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전적으로 컬러 마케팅은 제품 선택의 구매력을 증가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을 색으로 보고 구매력을 결정짓게 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정의된다.

 컬러 마케팅의 시작은 1920년 파커(Parker)사가 내놓았던 붉은색 만년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만년필은 권위와 신분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검은색과 갈색이었다. 그러나 여성 만년필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립스틱을 연상케 하는 붉은색과 여성이 잡기 편하도록 기존 제품보다 가는 만년필을 출시했는데, 이것이 큰 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산타 할아버지에 빨간 옷 입힌 코카콜라

 ‘그 사람은 색깔이 뚜렷한 사람’이라고 말할 때 컬러가 사람의 개성을 나타내듯 컬러는 이제 브랜드의 개성과 그 브랜드만의 이미지를 표출하는 주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한번 브랜드 컬러를 각인시키면 이후 브랜드 컬러를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

 빨간색 하면 떠오르는 글로벌 브랜드인 코카콜라도 빨간색 브랜드 로고를 100년 넘게 사용하고 있으며, 코카콜라와 관련된 차량, 자판기 등 모든 패키지에 빨간색을 사용하는 컬러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항상 웃는 모습의 뚱뚱한 산타 할아버지는 코카콜라의 상상에서 나왔는데, 산타에게 코카콜라를 연상시키는 흰색 털이 달린 빨간색 외투를 입히고 커다란 벨트를 채운 것도 사실은 코카콜라사였다고 한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은 각 브랜드만의 고유한 컬러를 가지고 있다. 에르메스(Hermes)는 가죽 제품을 가장 잘 나타내는 색상으로 오렌지색을 선택해 사용하고 있다. 에르메스의 켈리 백이나 벌킨 백의 스테디셀러는 대부분 오렌지색이다.

 프랑스 브랜드 샤넬(Channel)의 경우 많은 사람들은 하얀 리본이 매진 검정 상자 위에 엇갈려 겹친 두 개의 흰색 C자 로고를 떠올린다.

 오늘날 기업들은 이 같은 컬러 마케팅을 이용한 브랜드 컬러 전략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기업들은 국제적인 색채 경향을 조사하고 자사 브랜드의 고유한 색채 컨셉트를 차별화시켜야 한다.  폭스바겐의 뉴비틀처럼 카메오 블루, 테크노 블루, 레몬 옐로 등으로 차별화시키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제 브랜드 컬러는 기업 브랜드 경영에 있어 매우 주요한 수단이 됐다. 품질도 중요하고 톡톡 튀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이를 차별적인 브랜드 컬러로 감성적인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치를 시장에서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