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한진관광(대표 장관순)이 전세기를 띄우는 공격경영에 나섰다. 전세기 상품은 한진관광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가족 여행객에 타깃을 맞춘 ‘여름 마케팅’ 상품으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에 들어간 이벤트.

 일단 지역이 튄다. 그동안 여름철 해외 관광객의 십중팔구는 괌, 사이판 등의 남태평양이나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를 찾았다. 그러나 이번 한진관광의 전세기 상품은 캄차카, 바이칼, 쿠시로 등 그간 한국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지역으로 구성돼 있는 점이 특징.



 바이칼은 영화 <닥터 지바고> 무대

 “요즘 여행객들은 평소 가보기 쉽지 않은 곳에 매력을 느낍니다. 그래서 유럽이나 아프리카처럼 멀지 않으면서도 일주일 여름휴가 동안 갈 수 있는 곳으로만 뽑았지요.”

 이번 여름 전세기 상품을 기획해온 김맹녕(58) 상무의 말이다. 그는 “이번엔 러시아 바이칼과 캄차카, 일본 쿠시로, 호주 케언즈, 중국 타이위엔 등 5개 지역으로 7~8월 총 28회에 걸쳐 전세기를 띄운다”고 밝혔다.

 여행사의 전세기 사업은 사실상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 사업이다. 실제로 고객 모집률이 약 80% 이상 되지 않으면 남는 게 없는 장사라는 게 여행업계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여행사 관행은 공동 부담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말하자면 최근 몇 년간 적자 행진을 해오다 지난해 13억원 흑자로 반전시킨 한진관광이 공격경영에 나선 셈이다. 7월초 현재 예약률을 보면 타이위엔 90% 이상을 비롯, 대부분 지난해보다 예약률이 높아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재 여행지 가운데선 러시아 캄차카 반도가 가장 인기가 높다. 극동의 알래스카로 불리는 캄차카는 인천에서 4시간 정도 걸린다. 특히 ‘화산’이 볼 만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 아바차 만에서 베링 해 유람, 말린스끼 브리스트라야 강 래프팅, 야생화 군락지 트래킹 등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홋카이도 끝자락에 위치한 일본 쿠시로 지역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쿠시로는 삿포로보다 더 시원한 지역으로 여름철 평균 기온이 15~18도로 한국의 봄·가을 날씨처럼 시원한 게 특징. 7월22일부터 8월8일까지 총 6차례 전세기가 뜨는 쿠시로에선 대원시림 체험과 온천욕,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운영된다.

 러시아 바이칼은 영화 <닥터 지바고> <러브 오브 시베리아>의 무대로 유명하다. 대자연과 넓은 호수 경치가 볼 만하다. 세계 최대 청정 담수호인 바이칼에서 크루즈 여행과 러시아 전통 사우나인 반야를 체험하는 코스가 예정돼 있다. 이밖에 호주 케언즈는 ‘아빠는 골프, 아이들은 해양 스포츠’를 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번 한진관광 5대 전세기 상품 중 중국 타이위엔 지역은 불교 성지 순례 상품이란 특징이 있다. 중국 4대 불교 성지인 오대산과 수상사, 현동사, 탑원사 등을 돌아보는 코스다. 따퉁(대동)의 운강 석굴과 중국 최고 목탑인 응현 목탑 관광도 포함돼 있다.

 김 상무는 “국내에서도 이젠 가족 단위 여행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매년 다양한 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국내인 해외 관광객 숫자는 6월 말까지 491만명(한국관광공사 집계)에 달해 2005년이 해외 관광객 1000만명 시대 원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