즘 소비자들은 무서운 존재들이다. 스스로 ‘조직’을 결성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올라 있는 ‘브랜드커뮤니티’가 단적인 예다. 단순한 정보 교류부터 사용 후기를 통해 예비 고객들에게 미리 ‘경험’을 제공하여, 기업 고객을 늘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동호회마케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브랜드커뮤니티’란 특정 브랜드를 주제로 인터넷에 개설돼 브랜드에 대한 정보와 구매 관련 정보가 활발히 교류하며 실제 구매가 이뤄지기도 하는 커뮤니티를 말한다. 크게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커뮤니티와 기업 측에서 구축한 커뮤니티로 구분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자연발생적으로 만든 ‘브랜드커뮤니티’는 소비자가 특정 상품을 중심으로 동질감을 갖게 되거나 특정 브랜드를 좋아해 개설하는 형태다. 회원들은 브랜드 홍보사절이 되기도 하고 기업 감시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음 산타페 동호회 3만7000여명 북적

 보통은 브랜드 정보 공유, 스타일 공유, 공동구매, 벼룩시장과 같은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사용해 본 경험담과 마니아들의 생활상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하다. 예컨대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커뮤니티로 다음(Daum)에 개설돼 있는 ‘산타페 동호회’를 들 수 있다. 이 동호회는 현대차 산타페에 대한 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자생적으로 설립돼 현재 회원 수만 3만7000명에 달한다. 

 기업 측에서 자발적으로 개설한 커뮤니티란 기업이 자사 브랜드 소비자를 육성하기 위해 운영하는 커뮤니티다. 대표적인 예로 남양유업 브랜드커뮤니티가 있으며, 남양유업 사이트인 ‘남양i’(namyangi.com) 내에 위치해 있다.

 이 커뮤니티는 젊은 주부들 사이에 임신과 육아, 남편, 시부모, 재테크 등 다양한 주제가 담긴 게시판을 만들어 놓고 있다. 단순한 회사 홍보를 뛰어넘는 ‘주부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회원 90% 이상이 자신과 연령대와 상황이 비슷한 젊은 주부라는 점에서 보다 강력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같이 기업이 전략적으로 개설한 커뮤니티는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구전효과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불만 사항 파악 및 기업 입장에서 생각지 못한 문제 해결 방안을 발견하는 게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 성능, 디자인, 서비스 등에 대한 정보 획득이 가능해 기업이 추진하는 제품 개발, 마케팅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

 브랜드커뮤니티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역시 브랜드 마니아들이 자발적으로 구축한 커뮤니티다. 그러나 기업이 전략적으로 브랜드커뮤니티를 구축한 경우에는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야 하고 상업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자사 브랜드와 연결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고객들이 스스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고, 회원들이 브랜드커뮤니티를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즉, 브랜드커뮤니티가 상업적 냄새가 나지 않게 하면서 유용한 정보로 가득 찬 정보의 바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게 하면 커뮤니티 내 로열티 높은 고객들이 모일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브랜드 자산 구축은 물론 브랜드와 고객 간에 장기적인 관계 구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