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성공하고 싶지 않은 창업가가 있을까. 또 자신의 브랜드를 소비자들의 뇌리에 깊이 새기고 싶지 않은 기업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공짜로 되는 일은 없다. <이코노미플러스>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해외 선도 기업들의 성공 비결과 위기 극복의 실제 사례 소개를 통해 창업을 꿈꾸고 사업의 일가(一家)를 이루려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편집자 주>
 네디언 타이어(Canadian Tire)이라면 누구나 가장 즐겨 찾는 곳으로 손꼽히는 팀호튼(Tim Hortons). 한때 캐네디언 타이어(Canadian Tire) 사이에 유행한 썰렁한 농담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테러리스트 알 카에다가 어떻게 하면 캐나다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테러 장소를 물색하던 중 마침내 두 군데 장소를 찾아냈다고 한다. 그가 최적지(?)로 꼽은 두 군데 중 하나는 주유소이고, 다른 하나가 다름 아닌 팀호튼이라는 것. 한국식으로 얘기하면 캐네디언들이 “하루라도 가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을 지경”일 만큼 즐겨 찾는 곳이 팀호튼이라는 걸 입증하는 다소 어처구니없는 우스갯소리 한 토막이다.

 캐네디언 타이어(Canadian Tire)들이 평소에 그렇게 즐겨 찾는 팀호튼은 도넛 등 간단한 스낵을 곁들여 커피를 파는 체인점이다. 하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듯이, 팀호튼은 창업한 지 40여년 만에 1달러 전후의 커피를 팔아 10억달러(약 1조원) 매출에 3000만달러(약 300억원) 가까운 이익을 올리는 것은 물론, ‘캐나다 대표 브랜드’ 자리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지난 6월5일 마케팅 리서치 기업인 스트레티직카운슬(Strategic Counsel)사는 캐나다 기업인 975명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 52%가 팀호튼을 ‘캐나다 1위 브랜드’로 꼽았다. 지난 2003년 이후 3년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했으며, 2위인 ‘프레지던트초이스’가 획득한 지지율 26%의 두 배 수준이다. 이를 통해 팀호튼이 캐나다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익히 짐작할 수 있다. 테러리스트와 관련된 농담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하지만 팀호튼이 캐나다 최고의 브랜드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복잡한 판매 전략이 동원된 것도 아니다. ‘맛있는 커피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무척 단순한 전략에서 출발했다. ‘먹는장사’가 지녀야 할 본질에 투철했던 것이다.



 2시간 지난 커피 과감하게 버려

 팀호튼에서 파는 커피는 원두커피인데도 처음 이 커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진해서 설탕을 두세 숟갈씩 더 넣어야 할 정도다. 그런데도 커피 뒷맛은 쓰지 않고 부드럽다. 게다가 값은 매우 싸다. 캐네디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중간 크기의 일반커피 한 잔이 1달러20센트(퀘벡 주에서는 1달러30센트)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1000원 정도. 에스프레소를 응용한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이 4달러 전후인 점을 감안한다면 팀호튼에서 파는 진한 커피 한 잔 값이 상당히 저렴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캐네디언들 중에는 깡통에 든 팀호튼의 원두커피를 따로 사다가 집에서도 즐기는 ‘골수’ 팬들도 많다.

 그렇다고 팀호튼 커피에 따로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다. 굳이 비법을 찾는다면 커피 온도가 다른 업체보다 높다는 특징이 있다. 팀호튼은 스타벅스처럼 ‘가압(加壓)식 에스프레소’가 아니라 그냥 원두커피를 추출해 내리는 ‘드립(drip)식’ 커피를 판다는 점에서 고온을 유지하기 어려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제한’ 방법을 도입했다. 드립식 커피는 일단 커피를 내린 뒤 유리주전자를 가열판 위에 두게 되는데, 가열판 위에 커피 주전자를 올린 시각부터 2시간 뒤 시각을 기록하도록 매뉴얼을 만든 것이다. 2시간이 지나도 팔리지 않은 커피는 과감하게 버린다. 2시간이 지나면 커피 온도가 떨어지게 되고, 팀호튼 특유의 커피 맛을 잃기 때문에 이같이 강제하고 있다. 물론 대개의 경우 2시간이 되기 전에 다 팔리기 때문에 커피를 버리는 일은 거의 없다.

 또한 차를 탄 상태에서 주문하는 ‘드라이브인 창구’ 안쪽에는 종업원들이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스톱워치가 달려 있는데, 무선수신기로 고객의 주문을 받는 순간 스톱워치가 작동하게 된다. 이렇게 신속하게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춰 음식을 마련해 서빙할 준비가 다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1분45초를 넘지 않도록 종업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차가 많을 경우 창구까지 오는 시간은 좀 걸릴 수 있어도 시스템이 갖춰 시행하면서 손님이 창구 앞에서 기다리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마음이 급해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주문하는 고객들이 창구 앞에서 멍하니 엔진을 공회전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여기에다 팀호튼에서 파는 도넛도 한몫을 하는데, 도넛은 간식을 즐기는 캐네디언의 미각을 사로잡을 만큼 맛있다. 캐나다에는 오후 서너 시쯤이면 도넛과 커피, 차 등 간식을 즐겨먹는 문화가 발달했는데, 그 이유는 고위도 지역이라 겨울이 길고 해가 일찍 지는데다 평균기온이 낮은 캐나다의 기후 조건 탓이다. 40년 전 팀호튼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도 커피보다는 사실 도넛을 파는 가게로 시작했다. 지금도 팀호튼에 가면 63종류의 도넛, 14가지 머핀, 8종의 쿠키, 37가지 팀빗츠 등 다양한 간식거리를 만날 수 있다.



 도넛 파는 가게로 시작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둥근 도넛 외에 한 입 크기의 팀빗츠라는 도넛도 유명하다. 보통 구멍을 내지 않고 도넛을 튀기면 가운데 부분이 완전히 익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도넛 중앙에 구멍을 내면 전체가 골고루 익는다. 이처럼 구멍을 뚫어 나온 조그만 도넛반죽으로 또 다른 도넛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팀빗츠이다.

 이 과정에는 ‘팀호튼’이란 브랜드를 확산시키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 숨겨져 있다. 팀호튼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 빌 마이어는 캐나다 월간 경제지 <캐네디언비즈니스>와 한 인터뷰에서 “커피 온도에서부터 젤리가 가득한 도넛, 그리고 깔끔한 매장 외양에 이르기까지 팀호튼을 인지시키는 어떤 특징적인 색깔을 나타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들은 TV광고에서 우리 브랜드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매일 팀호튼의 카운터에서 ‘발견’한다”며, “우리 고객들은 팀호튼 제품이 신선하고 저렴할 뿐 아니라 보다 빠르게 서비스 받을 수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런 품질관리만 가지고 브랜드 1위 기업이 될 수는 없었을 터다. 더구나 팀호튼의 프랜차이즈 비율은 95%를 넘고 있다. 이렇게 외부인에게 많이 양도된 체인이 5만5000명의 전 종업원들에게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팀호튼이 프랜차이즈 점주와 종업원들의 뇌리에 ‘고객만족’이라는 목표를 심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그냥 단순히 강조만 하고 방치한 게 아니라 철저하게 피드백을 실시했다. 우선 가맹점주를 선정할 때부터 심혈을 기울여 심사했다. 돈만 낸다고 덜컥 점포를 내주지 않은 것이다. 프랜차이즈점을 내려는 지원자들을 토론토 근교의 연수원에 모아 놓고 7주 동안 팀호튼의 문화와 고객만족, 종업원 관리 등에 대해 철저하게 사전교육을 시킨다. 이 과정을 거쳐 프랜차이즈점을 열고나면 수시로 본사 암행감사반이 각 점포를 돌아다닌다. 음식의 질은 기본이고 종업원이 어떻게 고객에게 응대하는지, 주차장의 쓰레기통은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등 꼼꼼하게 살펴보고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이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같지만 오랜 세월 꾸준히 시스템을 만들어 운용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아울러 팀호튼을 단순한 커피가게가 아니라 캐나다의 문화코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오랜 기간 공들여 왔다.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무료로 여름캠프에 보내주는 ‘캠프데이’와 같은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왕성하게 펼치는 한편 여러 가지 경품행사로 캐네디언들의 마음을 차근차근 점령해 나갔다.

 이 중 팀호튼의 대표행사로 자리잡은 ‘컵을 말아 올려 보세요(Roll Up The Rim)’라는 경품행사는 지난 1986년 처음 시작됐다. 이처럼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경품행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커피를 다 마신 뒤 종이컵을 위로 도르르 말아 올리면 컵 가장자리 밑에 각종 경품 종류가 나타난다. 경품은 커피 한 잔 무료제공에서부터 자동차, 심지어는 ‘현찰 5000달러’도 있다. 평균 아홉 개 컵 중 하나는 반드시 커피 한 잔이든, 공짜 도넛이든 경품을 받을 수 있게 한 이 행사는 일종의 고객감사 잔치이자 충성고객을 끌어들이는 판촉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04년 3~5월까지 행사기간 중에는 무려 9억개의 경품 컵이 팔려 나갔다.



 프랜차이즈 점주에 대한 철저한 교육

 1986년 당시 이 경품행사를 기획한 론 부이스트(2001년 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끝으로 퇴사)는 <커피 컵 속에 담긴 이야기>라는 자서전에서 “론 조이스 대표와 우리는 커피 컵이 비용이 적게 드는 반면 아주 효과적인 광고수단이라는 데 착안했다”며, “겨울이 지나고 봄으로 접어드는 계절에 판매 촉진과 고객들에게 이익을 되돌린다는 차원에서 경품행사를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품행사는 해를 거듭하면서 많은 일화도 남겼으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특히 1999년 전파를 탄 TV광고는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유명하다. 이 광고에는 미국에서 차로 캐나다 국경을 넘어오던 한 사나이가 자신이 캐네디언인 걸 증명하기 위해 다소 과장된 영국식 발음으로 ‘ㄹㄹㄹㄹㄹ롤 업~(Rrrrrrrrole Up~)’을 길게 발음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이 광고에서는 그것만으로 그냥 국경을 통과할 수 있었다.

 팀호튼은 1986년 이후 경품행사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종이컵을 말아 보세요’의 첫 머리 ‘Role Up…’을 ‘Rrrrrrrrl Up…’이라고 길게 발음하는 장면을 매년 TV 광고에 넣었던 터였다. 그래서 13년이 지난 1999년에는 캐나다 소비자들이 대부분 이 광고를 보았다고 간주하고 이런 CF를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광고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엉뚱한 일이 벌어졌다. 이후 캐나다 국경경비대원들은 미국 쪽에서 국경을 넘어오면서 여권이나 신분증명서를 제시하지 않고 ‘ㄹㄹㄹㄹㄹ롤 업~’이라고 외치고 그냥 통과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된 것이다. 한 경비대원은 당시 <토론토선>과의 인터뷰에서 “이건 의심할 여지없이 팀호튼이 단순한 커피가 아니라 문화코드로 자리잡았단 뜻이겠지요?”라고 반문한 일이 있다. 캐네디언이 아니고서야 ‘ㄹㄹㄹㄹㄹ롤 업~’의 의미를 어떻게 알겠느냐는 의미다.

그런데 이런 캐나다의 명물 팀호튼(Tim Hortons)이 미국 회사 소유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1964년 창업돼 30여년이 지난 1995년, 미국의 패스트푸드체인 웬디스(Wendy’s)가 주요 주주들의 지분을 인수, 대주주로 들어왔다. 1964년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 해밀튼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도넛가게를 시작한 팀호튼은 캐나다에서 유명한 아이스하키 선수(토론토 메이플스)였다. 하키계를 떠난 뒤 차근차근 회사를 넓혀 가던 호튼은 1974년 자동차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창업자가 급사하자 1964년 당시 프랜차이즈 1호를 낸 후 50%의 지분을 사들여 공동대표로 있던 전직경찰관 론 조이스 이사회 의장이 미망인의 지분을 100만달러와 캐딜락 한 대를 주고 인수해 팀호튼의 경영을 이어나갔다. 이후 그는 인수 당시 40여개 점포를 1000여개로 늘린 뒤 1995년 미국 웬디스에 4억5000만달러를 받고 지분 절반을 팔고 2대 주주로 물러앉았다.

 론 조이스는 단순히 지분참여만 한 것이 아니라 창업자 사망 후 팀호튼을 지역 커피가게에서 전국 규모의 체인으로 도약시킨 훌륭한 경영자였다. 조이스 대표는 팀호튼이 장기적으로 발전하려면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실로 ‘캐나다 1위 브랜드’는 정밀하게 계획된 전략의 산물인 셈이다.

 1977년 팀호튼의 마케팅 담당 부장으로 입사해 24년 동안 마케팅을 맡았던 론 부이스트는 “내가 처음 입사해서 TV나 라디오 CF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했을 때 론 조이스 사장은 ‘이봐, 우리는 회사 안의 문제부터 바로잡고 외부로 나가야 해’라고 충고했다”고 회상했다. 조이스 대표는 기업문화를 ‘고객만족의 극대화’에 두고 내부를 채근하는 한편 브랜드를 구축하는 작전을 은밀하게 진행시키기 시작했다.



 감성 마케팅으로 매년 7%대 성장

 팀호튼 광고는 제품 자체보다는 지역사회에 대한 헌신이나 ‘팀호튼이 얼마나 캐네리언 가까이 있는가’ 하는 부분에 더 집중했다. 이에 따라 1980년대 중반부터 ‘생활 속의 이야기(True Stories)’시리즈가 제작됐다. 이 광고는 팀호튼의 고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팀호튼과 관련해 겪었던 얘기를 다뤘다. 해외에 나가 있는 학생이나 선원이 팀호튼 커피를 얼마나 해외에서 그리워했는지를 사례별로 전해 주는 이 광고 시리즈는 의도적으로 제품의 이름이나 효용 등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잔잔한 물결처럼 ‘팀호튼은 당신 곁에 있어요’라는 얘기를 들려준 것이다.

 이 광고 시리즈는 캐네디언의 머리보다는 가슴을 두드린 이른바 ‘감성마케팅’의 좋은 예다. “내가 영국 유학생활을 할 때였어요”로 시작되는 한 광고 시리즈는 옥스퍼드 기숙사에서 팀호튼 커피를 그리던 주인공이 고향에서 부쳐온 팀호튼 커피 한 박스를 혼자 먹으려다 기숙사 친구들에게 나눠 주는 장면으로 끝난다. 화면이 암전되면서 주인공의 내레이션이 흐른다. “팀호튼, 그것은 나에게 고향이었다.” 이 ‘생활 속의 이야기’ 시리즈는 처음 선보인 지 10여년이 지나서야 효과가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경영진들이 눈앞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팀호튼의 이미지를 차근차근 쌓아나간 것이 오늘의 팀호튼을 가능케 했다. 그래서 팀호튼은 1980년대 이후 매년 평균 7%대의 성장을 이뤄 냈다.

 팀호튼의 현재 캐나다 커피 시장 점유율은 70%이며 샌드위치와 수프 등 패스트푸드만 떼놓고 보면 시장 점유율 26%를 기록하고 있다. 적어도 캐나다에서는 스타벅스와 맥도널드가 힘을 못 쓰고 있다는 얘기다. 또 팀호튼의 매출액은 웬디스의 27%에 불과하지만 순익은 51%, 그러니까 웬디스 이익의 절반을 팀호튼이 감당하고 있다.

 이제 팀호튼은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960년대 팀호튼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커피와 도넛, 딱 두 품목만 팔았다. 1980년대가 되어서는 그 이름에서 ‘도넛’을 떼 버렸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는 베이글이나 점심 샌드위치 등 패스트푸드 쪽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이제 팀호튼 체인은 ‘휴식시간 식당’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프랜차이즈로 변모하고 있다. ‘커피 한 잔’은 물론 수프나 샌드위치 등 간단한 식사까지 할 수 있는 종합 패스트푸드점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사령탑을 맡은 폴 하우스(Paul House) 대표는 <캐네디언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팀호튼’을 붙이면 드라이버라도 팔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지 하던 일에서 앞으로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우스 대표에 따르면 팀호튼은 당분간 ‘먹는장사’에 집중하면서 현재 다소 취약한 밴쿠버 등 캐나다 서부에서 그 영역을 넓혀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글 등 패스트푸드 쪽으로 탈바꿈

 팀호튼은 현재 캐나다에만 2492개, 미국에는 264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비록 웬디스가 대주주이지만 미국 시장 진출은 다소 늦은 편이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베스이튼(Bess Eaton)’이라는 유서 깊은 커피점 체인을 인수, 뒤늦게나마 미국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이를 두고 미국의 지역신문은 “팀호튼이 던킨도너츠의 본거지를 파고들기 시작했다”고 썼다.

 최근 미국의 증시전문가 사이에서는 웬디스의 자회사인 팀호튼이 모기업을 능가하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팀호튼을 분사해 웬디스의 주가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릴린치증권은 현재 뉴욕증시에서 45~48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는 웬디스의 주가는 팀호튼 요인을 제외할 경우 기껏해야 30달러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라며 만일 팀호튼을 분사할 경우 웬디스의 주가는 70달러대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건 월가의 투자자들 얘기일 뿐, 팀호튼은 여전히 캐나다 대표 브랜드로서 캐네디언들의 일상생활에 중요한 부분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지금도 매일 아침 ‘더블-더블(팀호튼의 가장 일반적인 커피인 크림 둘, 설탕 둘을 넣은 브랜드 커피를 주문할 때 쓰는 말)’을 외치며 하루를 시작하는 캐네리언에게 팀호튼의 주주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