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인해 경제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는 시점에 국내 서해안 제 2-2 해저광구에서 대규모 유전을 확인하기 위한 시추가 진행되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한 데서 비롯한 허무맹랑한 소문이라는 주장에, 실제 4억7000만배럴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며 구체적인 매장량까지 제시하는 한 기업이 맞서고 나섰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
 산 앞바다 보물선 사건을 비롯해 러시아 유전개발까지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불거져 나온 유전개발 논란의 한가운데 (주)지구지질정보가 있다. 2000년 10월 설립된 자원탐사업체로 산업자원부의 별도 지원 없이 중소기업이 순수 민간자금만으로 석유탐사 시추에 나섰다는 점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광개발사업을 하다 석유탐사에 뛰어든 이상구(53) 대표는 “당시 민간기업은 유전개발 사업을 할 수가 없었다”며, “국회에 법을 완화시켜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하고 산업자원부에 허가신청을 받는 데만도 2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주)지구지질정보는 2002년 1월에 민간기업 최초로 해저유전 광구 탐사권을 획득했다. 이후 지난 3년 동안 러시아 자원탐사연구소, 미국의 자원탐사 전문업체 및 UAE의 자원탐사연구소 등과 정밀탐사 작업을 실시해 서해 제 2-2 해저광구 지역에 상당량의 원유가 부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처음 러시아 위성연구소에서 군산 앞바다에 다량의 유전이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 왔을 땐, 우리 측에서도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구조측정분석을 통해 두 개의 금광을 개발하면서 이번 사업에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대표는 이 지역에 석유가 존재할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확신한다. 자체적인 기술조사에 의한 결과 매장량은 약 4억7000만배럴. 석유가 부존하는 심도는 해저 1000m~2000m 사이로 3~4개의 유정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지리적 위치는 전라북도 군산을 기점으로 해 남서방향으로 약 40km 지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자원탐사에 이용된 구조측정분석은 첨단 과학기술로 지하에 부존하는 천연자원을 찾아내는 기술입니다.”

 이 대표는 구조측정분석이란 지구의 핵으로부터 방사되는 특정파장이 땅 속 또는 해저의 광물층을 통과할 때, 지질학적 맨틀에 있는 대상물의 특성과 이미지의 정보를 기억해 이를 지구감지 분석데이터 시스템이 해석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부에선 구조측정분석으로 유전의 매장을 알아내는 것이 가능하냐고 반문한다. 이 기술은 빛을 쏘아서 반사된 것을 인공위성으로 판단하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수천만미터의 땅 밑에 있는 석유를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구조측정분석은 국내 처음으로 도입된 기술이니만큼 아직 그 정확성 여부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10월 말부터 시작할 이번 시추작업에 어림잡아 80억~100억 원 정도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0억원이라는 자금은 그 동안 금광개발을 통해 올린 수익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산업자원부는 최소한의 필요한 행정적 협조만 하고 있고, 정부차원의 자금지원 등 다른 지원은 거의 없는 상태다.

 “우리나라에도 메이저급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민간자원 회사가 설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석유공사가 있긴 하지만 정부 산하기관인 만큼 많은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주)지구지질정보는 공유수면 점·사용허가 등 관련 지원신청을 한 상태로 허가 신청만 나면 11월 말께  석유확인 시추작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정말 4억7000만배럴 상당의 석유가 발견된다면, 이는 국민적 엔도르핀으로 연결돼 경기 역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70년대부터 대형유전이 있다는 설이 끊임없이 제기된 군산지역. 이번에도 그저 하나의 설에 불과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 경제를 살릴 희망의 땅으로 거듭날지 그 결과는 두고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