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케어로봇 안마의자 및 U-헬스(ubiquitous healthcare) 의료기기 연구개발 제조업체 메디칼드림의 대표이기도 한 이규대 이노비즈협회 회장이 지난 5월21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 헬스케어로봇 안마의자 및 U-헬스(ubiquitous healthcare) 의료기기 연구개발 제조업체 메디칼드림의 대표이기도 한 이규대 이노비즈협회 회장이 지난 5월21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3월 중동, 4월 중남미 순방 일정에 합류해 세계로 나가 기술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5월21일 취임 100일을 맞은 이규대 이노비즈협회 회장은 ‘100일’을 누구보다 알차게 보낸 듯 했다.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부산·울산, 충북과 대전·세종·충남, 강원 등 전국지회 9곳을 돌며 지역 이노비즈기업과 회원사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 회장은 “1주일에 2개 기업씩 부지런히 만났는데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다”며 웃었다. 국내 이노비즈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게 가장 큰 성과였다.

이노비즈(Innobiz)는 혁신(innovation)과 비즈니스(business)의 합성어다. 글자 그대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뜻하는 ‘이노비즈기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개발한 기술혁신 지침인 오슬로 매뉴얼에 근거해 정부가 인증한 우수 중소기업군이다. 체계적인 R&D(연구·개발)를 통한 기술혁신 활동을 하는, 업력(業歷) 3년 이상의 기업만이 인증을 획득할 수 있다.

“3월 말에는 헤이룽장(黑龍江)성 루하오 성장과 성내 기관장급 40여명의 고위공무원들, 기업 135개사가 한국을 방문해 비즈니스 매칭 상담회를 했습니다. 반응이 좋아서 실제로 계약이 이뤄진 건도 상당합니다.”

이 회장은 세계 시장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주요 10개 업종(2013년 기준)에서 한·중 간 기술 격차는 2년 미만입니다. 수출 주력인 반도체·자동차도 1.5년 미만이죠. 가장 차이가 크다는 조선 분야의 기술 격차도 1.7년에 불과합니다. 한국 기업이 도전과 성장을 멈추면 2년 안에 주요 산업이 모두 중국에 따라 잡힌다는 얘기입니다.”

이 회장은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해 가장 먼저 ‘비즈니스 트라이앵글(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을 중심으로 판로 거점을 만들 생각이다.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고 베트남에 산업기술투자단을 파견하는 것이다. 이 회장은 “아셈중소기업친환경혁신센터(ASEIC)를 활용, 아셈(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 중진개발회원국 대상 친환경혁신기술 컨설팅 사업과 라오스 적정기술 전수 사업 등을 진행해 이노비즈기업 기술수출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SEIC은 ASEM 회원국 내 중소기업의 친환경 혁신과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지향하는 국제협력기관이다. 제8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서 한국에 설치·운영하기로 공식 인준함에 따라 지난 2011년 6월 출범했다.

한국 경제에서 이노비즈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2014년 이노비즈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이노비즈 1만7000여개사의 총 매출액(2013년 말 기준)은 GDP(국내총생산)의 18.2%를 차지하고 총 근로자 수가 약 80만명이다. 평균 종사자가 약 46명으로, 벤처기업 평균 종사자 수 약 24명보다 2배가량 높다.

이 회장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이노비즈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약 107억원(2009년)에서 약 152억원(2013년)으로 증가했다”며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력을 토대로 좀 더 내실화(內實化)하고 글로벌 진출 성과를 이끌어낸다면 발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노비즈 혁신펀드로 리딩 중소기업 키울 것”
이노비즈기업의 경쟁력이 무엇이기에 이 같은 성과를 냈는지 궁금했다.

“이노비즈기업 인증 시 기술혁신 활동을 평가하는 만큼 ‘혁신역량’이 높은 편입니다. R&D(연구개발) 투자비중이 4.3%, 기업부설연구소(연구전담부서 포함) 설치비율이 90.4%이며 산업재산권도 평균 11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수치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노비즈기업 중 수출기업 비중은 55.2%, 평균 수출액 61억원(직접수출 70.9%) 정도다. 2013년 기준 이노비즈기업의 총 (직접)수출액은 256억달러로, 국내 총 (직접)수출액 960억달러의 27.1%를 차지했다.

이 회장은 취임 당시 “올해가 이노비즈 법제화 원년(元年)인 만큼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이노비즈 리딩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일자리 5만개 창출, 중견기업 1000개 육성, 수출기업 1만5000개사를 육성하는 ‘이노비즈 중장기 계획(2013~17년) 5-10-15’도 세웠다. 이노비즈 혁신, R&D 혁신, 일자리 혁신, 글로벌 혁신, 기업나눔 혁신이라는 5대 혁신 아젠다도 중심 추진 과제다.

이 회장은 이노비즈 리딩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노비즈 혁신펀드’를 구상했다. 취임 당시 펀드 기틀 마련을 위해 사재(私財)를 털어 5억원을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저 역시 오랫동안 중소기업을 이끌어 온 만큼 중소기업인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국내총생산의 20%가량을 담당하고 있으면서도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요. 이노비즈 혁신펀드로 초기기업 및 영세기업의 R&D를 돕고 기술 및 판로 협력을 통해 기업성장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도록 할 것입니다. 리딩 중소기업을 키우는 거죠. 뜻이 있는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협회 회원사, 유관기관에 방문해 동참을 요청하고 있는데 벌써 30곳 가까이 긍정 의사를 밝혔습니다. 순항 중입니다.(웃음)”

최근 협회는 기존 기부금 활용의 실패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전문가 집단의 컨설팅을 통해 법적 검토가 마무리되고 실무 추진 파트너가 선정되면 6월부터 세부전략을 세울 예정이다.

최근 정부가 최우선으로 추진 중인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회장은 임기 내 일자리 5만개 창출을 목표로 한다.

“지난 5년간 이노비즈기업은 신규 일자리 약 16만4000개를 만들어냈습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3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낸 셈이죠. 2010년 민간 최초로 ‘이노비즈 일자리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지회(支會)에 지역 거점을 마련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왔습니다. 5만개 일자리 창출은 다소 도전적인 목표이지만,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든 역량을 동원해 도전할 생각입니다.”

중소기업은 구인난(求人難), 대졸자들은 구직난(求職難)에 시달리는 것이 큰 사회적 문제인 가운데, 이에 대한 해법이 있는지 물었다.

“일반적으론 해결이 어렵죠. 하지만 중소기업엔 긍정적인 면이 많습니다. 중소기업에 입사하면 빠른 시간 내 전체적인 일을 배울 수가 있고 현황 파악도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사장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창업을 빨리 시도해볼 수도 있습니다. 초봉은 평균적으로 대기업보다 적을 수 있지만 10~20년 다니다보면 대기업보다 연봉이 많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복지 수준도 예전에 비해 많이 올라갔어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빨리 실현할 수 있고 자기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다는 점이 잘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현장에서는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회장은 “요새는 청년들이 대기업을 바로 들어가는 것보다 중소기업을 거쳐서 경력사원으로 들어가면 훨씬 더 수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대기업과 기술·인력 유출 문제를 두고 싸우기보다는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규대 회장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이노비즈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약 107억원(2009년)에서 약 152억원(2013년)으로 증가했다”며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력을 토대로 좀 더 내실화(內實化)하고 글로벌 진출 성과를 이끌어낸다면 발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규대 회장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이노비즈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약 107억원(2009년)에서 약 152억원(2013년)으로 증가했다”며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력을 토대로 좀 더 내실화(內實化)하고 글로벌 진출 성과를 이끌어낸다면 발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中企 대표 간 깊이 있는 교류 이끌어 사업성과도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정부가 제도적으로 대기업의 기술·인력 빼가기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일일이 규제하고 대기업을 각각 설득하기란 힘들 거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기업과 정부, 대기업을 잇는 소통 채널이 필요합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만들어 좋은 제안을 공유하는 거죠. 중소기업의 기술을 대기업에 팔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현재 이노비즈협회는 내부 교류를 활성화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중 하나로 회원사 간 기술을 공유하는 최고경영자과정(MBA) 프로그램이 있다.

이 회장은 “기업들의 니즈(수요)를 파악해 수요기술을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적극적으로 기술 융·복합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대표와 임직원들이 하나의 기업을 방문해 보유한 기술을 공유하고 생산, 마케팅, 해외마케팅 등 협업 방안을 찾아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노비즈 최고경영자과정 융복합위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단위로 진행해 지난 5월까지 14차례 진행했으며 평균 20명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대표와 임직원이 참여했다. 협회에 따르면, 이 교류모임을 통해 하이로닉과 여의시스템의 협력이 이뤄지는 등 실제 가시화된 협업성과도 거둔 바 있다.

“협회가 지난 2012년 중소기업청과 함께 이노비즈기업들의 혁신기술 융·복합 활성화 기반 마련을 위해 회원사 간 기술정보를 비교·분석할 수 있는 검색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기업별로 1만6000개 기술을 자체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시켜 기술을 원하는 기업들이 서로가 필요한 기술을 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이노비즈기업 대표와 임원들이 모여 지식경영 전략과 경영 현안을 공유하는 조찬 강연회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지난 5월20일에는 ‘중소기업 트리즈(TRIZ) 경영’이라는 주제로 현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 올레그 페겐손 수석을 초청해 제37회 이노비즈 모닝포럼을 열었다. 올레그 페겐손 수석은 세계적인 트리즈 마스터로, 이날 강연에 참석한 이노비즈기업 대표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창의적 문제해결(TRIZ)을 통해 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을 전수했다. 이 포럼은 회원사를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되며 최근에는 매회 참석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중소기업 전용 ‘공영홈쇼핑’ 기대감
이 회장은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지만, 중소·중견기업 투자보다는 벤처창업투자에 초점을 맞춰 지원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평균 업력은 15년입니다. 15년을 기점으로 성장 정체기를 극복해 중견기업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증기업에 필요한 지원정책의 재정립이 시급합니다. 벤처창업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회장은 오는 7월1일 개국하는 중소기업 전용 ‘공영홈쇼핑’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많은 기업들이 뼈를 깎는 기술혁신으로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내놓고자 하지만 판로개척에 많은 애로(隘路)를 겪고 있다”며 “공영홈쇼핑 설립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에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유통센터와 농협경제지주,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공동으로 출자했다.

이 회장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앞으로 더욱 바쁘게 뛰어다닐 예정이다. 기업성장에 필수요건인 신기술 융복합, M&A 활용, 선순환 기업생태계 조성, 원활한 기술인력 수급 확대, 수출기업화 유도를 통한 글로벌 역량 강화, 사회적 나눔문화 확대 방안 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 이노비즈협회
2002년에 설립된 이노비즈협회(경기 판교 소재)는 이노비즈기업을 중심으로 한 혁신형 중소기업 대표 단체다. 올 1월 말 기준 1만6953개 인증사와 1만969개 회원사를 두고 있으며 강원, 충북, 대전·세종·충남, 대구·경북, 경남, 부산·울산, 전북, 광주·전남, 제주 등 전국 9곳에 지회를 두고 있다.

▒ 이규대 회장은…
1957년생. 한양대 경영대학원 마케팅학과 석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1991년~2001년 대경통상(대경산업 전신) 대표, 2001~2014년 대경산업 대표, 2013년 이노비즈협회 수석부회장, 2014년 12월 대경산업에서 메디칼드림으로 사명 변경, 현재 이노비즈협회 회장, 동반성장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