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근 대표가 별내작은말학교 농장에서 미니 말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별내작은말학교
송대근 대표가 별내작은말학교 농장에서 미니 말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별내작은말학교

8월 6일 찾은 남양주시 별내면 별내작은말학교. 높지 않은 산으로 둘러싸인 골짜기 맨 안쪽에 있어 조용하고 아늑했다. 번잡한 서울 인근에 이렇게 외진 곳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별내작은말학교는 송대근(40) 대표가 만든 농업기업이자 말을 이용한 치유농장이다. 농장은 주로 미니 말을 키우고 체험학교로 운영된다.

송 대표는 “말을 키우느라 아직 결혼을 못 했다”고 했다. 덩치가 크지 않았지만 단단해 보이는 몸이었다. 말솜씨도 보통이 넘었다. 특히 자신이 운영하는 농장과 미니 말에 대해 설명할 때는 달변가로 변했다. 미니 말과 덩치가 크지 않은 송 대표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마을 상수도가 끊겨 마구간을 제대로 청소하지 못했다며 쑥스러워했지만 설명과 달리 마구간은 깨끗했다. 톱밥과 건초가 깔린 바닥은 뽀송뽀송했다. 그는 아침·저녁 하루에 두 번씩 마구간을 청소한다고 했다. 말들도 깨끗한 바닥에 깔린 깔개용 건초를 익숙한 듯 주워 먹었다.

송 대표는 현재 제주 조랑말을 비롯한 일반 승마용 말 3마리와 미니 말인 ‘아메리카미니어처’ 27마리 등 모두 30마리의 말을 키운다. 미니 말은 어린이 체험용이고, 큰 말은 어린이와 함께 온 어른들이 타거나 송 대표가 가끔 이용한다.

그가 키우는 미니 말은 기자도 처음 보는 크기였다. 다 큰 미니 말의 키는 1m 남짓에 불과했다. 대형 견종인 티베탄 마스티프보다 조금 크게 느껴졌다. 송 대표는 “미니 말의 작은 덩치 덕분에 어린이들이 겁내지 않고 말과 쉽게 친숙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니 말 먹이 주기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 사진 별내작은말학교
미니 말 먹이 주기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 사진 별내작은말학교

미니 말을 키우게 된 배경은.
“원래 의료 관광사업을 하는 대기업 계열사에 다녔다. 하루는 타고 다니던 새 차를 폐차해야 할 정도로 큰 교통사고를 겪었다. 다행히 몸은 다치지 않았다. 불현듯 새 삶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도 강했다. 과감하게 사표를 냈고 해외여행을 다녔다. 해외여행을 하던 중 이 나라 저 나라에서 말을 참 많이 봤다. 말을 탈 기회도 가끔 생겼다. 말을 탄 경험이 없어 낯설었지만 말을 탈수록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해졌다. 말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니 말은 미국을 여행할 때 처음 실물을 봤다. 영화에서 부잣집 아이들이 간혹 선물로 받던 녀석이었다. 아이들은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미니 말을 좋아했다. 미국에서는 이런 점에 착안해 어린이 심리치료에 미니 말을 사용한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하느라 힘들어하는 한국 아이들에게도 미니 말이 위로가 될 것 같았다. 2012년 일이다. 이후 2년쯤 사업성을 검토한 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미니 말을 키우기 시작했다.”

말은 고집이 센 동물로 유명하다. 사육기술을 배우고 말을 길들이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미니 말 사육법과 길들이기를 배우기 위해 2012년 6개월쯤 미국 농장에서 머무르면서 말 사육과 관련된 기술을 배웠다. 벌이가 없어 돈을 아꼈는데도 6000만원쯤 썼다. 또 캐나다 겔프(Guelph)대학의 온라인 농업경영 과정도 공부했다. 이게 나중에 별내작은말학교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가장 큰 공부는 직접 농장을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이다. 동물 사육은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것이 가장 빠른 것 같다.”

현재 키우는 미니 말은 몇 마리인가.
“미니 말 9마리를 가지고 농장을 시작했다. 이 녀석들이 덩치는 작아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 마리가 2000만~3000만원쯤에 거래된다. 이후 미니 말을 추가로 사기도 했지만 지금은 주로 농장에서 직접 번식하는 방법으로 숫자를 늘린다. 현재 27마리의 미니 말을 키운다.”

자금은 어디서 조달했나.
“직장생활을 할 때 번 돈은 해외여행을 할 때 거의 다 썼다.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후 보니 통장잔고가 400만원이었다. 이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나머지는 모두 융자로 자금을 조달했다. 말이 좋아서 융자지 빚이었다. 사업에 대한 믿음이 있어 겁이 나지 않았다. 가장 친한 친구는 전세 보증금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해줬다.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경비를 최대한 아껴야 했다. 농장 건물도 직접 지었다. 농장에 내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지금은 자금 사정이 어떤가.
“신용이 나빴을 때는 제1 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어 제2, 제3 금융권에서 돈을 얻었다. 신용 등급이 5등급으로 떨어진 적도 있다. 지금은 사업이 안정 단계에 들어섰다. 2014년 사업 첫해 연간 매출이 1000만원도 채 안 됐지만 지금은 농장이 많이 알려지면서 매출이 많이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7억원쯤 된다. 그래도 아직 투자를 하느라 내가 가져가는 돈이 많지 않다.”

돈을 버는 방법은.
“우리 농장은 어린이가 미니 말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 돈을 받는다. 단순히 미니 말을 태워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말 먹이를 주거나 닦아 주는 등 교감하고 놀 수 있도록 한다. 아이들은 덩치가 작은 미니 말을 무척 귀여워한다.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동물이라는 점을 신기해한다. 반응이 좋아 최근 일산 킨텍스에서도 말타기 체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말타기 체험은 1만원이지만 2~3시간쯤 걸리는 말 키우기 체험은 12만원이다. 3년짜리 장기 회원의 회비는 100만원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비용이 싸지 않지만 반응이 괜찮다. 지난해 우리 농장을 찾은 사람이 2만 명 가까이 된다.”

어린이들은 민첩성이 떨어지는데 말 타는 것이 위험하지 않나.
“큰 말을 타는 것은 비단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위험하다. 말에서 떨어져 다치는 사고가 종종 생긴다.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역할을 한 크리스토퍼 리브도 말에서 떨어지면서 다쳐 평생 휠체어를 탔다. 하지만 우리 농장에서 키우는 미니 말은 키가 작고 성질이 순해 큰 말을 탈 때처럼 위험하지 않다. 말을 길들이는 것을 ‘순치’라고 하는데 뛰어난 순치 능력은 우리 농장의 자랑이다. 사실 우리 농장도 처음 아이들을 미니 말에 태울 때는 사고가 생길까 봐 관리인 3~4명이 말을 에워쌌다. 지금 우리 농장에서 보유한 미니 말은 고삐 잡는 1명만 있으면 될 정도로 길이 잘 들었다.”

향후 계획은.
“미니 말을 체험할 어린이들과의 접점을 확대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별내작은말학교에서만 미니 말 체험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일산 킨텍스에서도 미니 말 체험장을 운용한다. 앞으로 수도권 남부 지역에도 미니 말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장을 운용할 계획이다.”

박지환 조선비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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