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학사·경영학 석사(MBA),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전략 담당, 전 액센추어 컨설턴트, 전 더블클릭 전략·제품 개발 담당 부사장 / 사진 구글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학사·경영학 석사(MBA),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전략 담당, 전 액센추어 컨설턴트, 전 더블클릭 전략·제품 개발 담당 부사장 / 사진 구글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1000명이 넘어 수익을 낼 수 있는 파트너 자격이 되는 유튜버가 전 세계적으로 200만 명을 처음 넘었다.”

유튜브 이인자 닐 모한(Neal Mohan) 최고제품책임자(CPO·Chief Product Officer)는 ‘이코노미조선’과 8월 19일 화상 인터뷰에서 “유튜브가 크리에이터 플랫폼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최근 3년간 유튜버에게 지불한 (광고 수입 등) 수익만도 300억달러(약 35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닐 모한 CPO는 전 세계 유튜브 콘텐츠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삭제(Remove), 부각(Raise), 축소(Reduce), 보상(Reward)을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4R 정책’이 유튜브를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튜브의 인공지능(AI) 추천 알고리즘이 콘텐츠 편식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다
“유튜브는 사용자의 시청 기록, 관심사 등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하고, 좋아요·댓글 등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만족도도 고려한다. 그렇다고 유튜브가 사용자와 관계 있는 콘텐츠만을 추천하고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도 추천한다. 유튜브는 세상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게 유튜브의 역할인가
“그렇다.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유튜브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누구나 원하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면 오늘 당장 될 수 있다. 누군가의 허락도 필요하지 않다. 자신이 가진 생각과 아이디어를 전 세계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 유튜브의 가장 큰 힘이다. 유튜브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에게 세상을 보여주려고 한다. 어디에 있든, 어떤 상황에 부닥쳤든, 몇 살이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상관없이 유튜브를 통해 세상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원하는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문이 고장 났을 때 고치는 방법 등 실생활에 필요한 지식은 물론 물리학 등 어려운 학문을 배울 수도 있다. 최근 일본 도쿄올림픽에서 창 던지기 종목 금메달리스트는 유튜브를 통해 창 던지기를 배웠다고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래도 질 나쁜 콘텐츠까지 유통시키는 건 문제 아닌가
“플랫폼 생태계 측면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유튜브는 수년간 건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았다. 신뢰를 잃은 플랫폼은 지속 성장할 수 없다. 플랫폼의 핵심인 크리에이터는 물론 사용자, 광고주 등이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콘텐츠의 삭제, 부각, 축소와 크리에이터 보상을 핵심으로 한 ‘4R 정책’을 운영 중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를 삭제하나
“증오감, 괴롭힘, 폭력, 아동 학대, 가짜 정보 등 여러 기준을 두고 콘텐츠를 삭제한다. 전 세계 여러 기관과 협력해 정책과 기준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고 있다. 콘텐츠 삭제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바로 공개하고 모든 콘텐츠에 공평하게 적용한다. 콘텐츠가 삭제된 크리에이터에게 경고를 하고, 90일 이내 3번 경고(삭제)를 받으면 채널을 없앤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이 같은 정책이 효과를 봤나
“그렇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사용자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얻으려고 했고, 가짜 정보가 많아 혼란을 겪었다. 근거 없이 특정 약이 코로나19 치료제라고 하거나, 마스크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방역에 효과가 없다는 주장 등을 빠르게 삭제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다. 동시에 유튜브는 보건 당국과 주요 언론사 등 공신력 있는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더 많이 노출했다. 최신 뉴스 또는 기후변화, 자연재해 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유튜브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정확한 정보 전달 시스템이 굉장히 중요해졌다. 이런 콘텐츠는 음악이나 엔터테인먼트 같은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과 성격이 다르고 관리하는 것도 다르다.”

좋은 콘텐츠 확보도 중요한데, 유튜버를 크리에이터로 유치하려는 경쟁 플랫폼이 늘고 있다
“플랫폼이 늘어나고 경쟁하는 것은 크리에이터가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유튜브 혼자 글로벌 크리에이터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선도할 수는 있고, 지금까지 그렇게 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는 크리에이터가 유튜브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 economy·창작자 경제)’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유튜브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은 14년 전 도입했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0만 명이 넘는 크리에이터가 YPP에 참여하고 있다. 광고 외에도 유료 채널 멤버십과 직접 크리에이터를 후원하는 슈퍼챗, 슈퍼 땡스 등의 기능이 있다. 유튜브는 지난 3년 동안 전 세계 크리에이터에게 광고 등 수익과 관련해 300억달러를 지급했다. 올 2분기에 유튜브는 70억달러(약 8조3000억원)라는 역대 최대 광고 매출을 기록했고, 앞으로도 크리에이터에 대한 지원과 보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7월에 중국의 ‘틱톡’과 비슷한 짧은 동영상 ‘쇼츠’를 출시했다
“유튜브는 ‘질 좋은 다양한 영상을 위한 최고의 무대’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동시에 크리에이터가 만들고자 하는 다양한 형태의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짧은 동영상 쇼츠다. 1시간이 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도, 스마트폰으로 15초짜리 짧은 영상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도 우리는 유튜브라는 무대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유튜브는 창의적인 쇼츠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기 위해 1억달러(약 119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쇼츠는 틱톡과 비교해 어떤 특징이 있나
“쇼츠는 리믹스(remix) 기능이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속 오디오 일부를 가져와 내 쇼츠에 넣을 수 있다. 오직 유튜브에만 있는 기능이다. 영상의 색을 보정하고 동영상 내에 텍스트를 넣는 등의 기본적인 영상 제작 기능도 갖췄다. 쇼츠는 하루 150억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고,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아직 쇼츠는 완성된 서비스가 아니다. 크리에이터가 창의성을 펼칠 수 있는 도구와 기능을 추가하고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할 일이 많다.”

크리에이터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젊은층이 많지만 갈수록 모든 세대로 확대되고 있다.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는 물론 은퇴한 베이비 부머 세대(1955~64년생)도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 범위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유튜브가 젊은 세대를 위한 플랫폼이었다면 지금은 고령자들도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유튜브가 세대 간 소통 무대 역할을 한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다양한 연령이 활동한다는 건 광고주, 브랜드에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

김혜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