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 조현상 효성 총괄사장. 사진 각사 취합
왼쪽부터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 조현상 효성 총괄사장. 사진 각사 취합

2019년은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의 해’라고도 한다. 새해를 맞아 한국 경제를 이끄는 돼지띠 파워 리더의 활약이 기대된다. 돼지띠들은 특유의 활발함과 추진력으로 한 번 목표를 세우면 위험이 있더라도 돌진해서 해결해 나가는 적극성을 발휘하는 성격이 있다고 한다. ‘이코노미조선’에서는 돼지띠 경영인 가운데 가장 왕성한 경제 활동을 하는 1971년생(만 47세)에 주목했다.

‘젊은 돼지띠’ 경영인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 최연소 최고경영자(CEO)인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이코노미조선’에 올해 각오와 포부를 밝혀 왔다. 윤호영 대표에게 올해는 회사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중요한 해다.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올해 설립 3년째를 맞는다.

윤 대표는 “2018년 카카오뱅크는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통해 자산 10조원, 고객 760만 명의 은행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며 “2019년은 ‘더 편리하고 더 많은 혜택’으로 더 많은 사람이 더 쉽게 이용하는 은행으로 자리 잡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이어 “카카오뱅크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고객인 만큼, 앞으로도 고객과 소통을 통해 답을 찾고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의 도전을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1월 완전 비대면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을 시작으로 ‘26주 적금’ 저축 상품, 신용관리 서비스인 ‘내 신용정보’ 등의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며 인터넷 뱅킹 시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2019년 카카오뱅크의 실적을 눈여겨보고 있다. 출범 2년 차인 2018년까지 카카오뱅크는 적자가 계속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카카오뱅크는 1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3분기까지 손실 규모(669억원)와 비교하면 재무구조는 개선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2017년에 비해 2018년 손실을 크게 줄인 것은 맞다”면서도 “2019년 계획한 다양한 신규 사업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흑자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귀띔했다. 윤 대표는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대한화재를 거쳐 에르고다음다이렉트 경영기획팀장, 다음 커뮤니케이션 경영지원부문장을 지낸 뒤 카카오 모바일 뱅크 TFT 부사장을 역임했다.


오너가 2·3세 눈길

1971년생 젊은 돼지띠 CEO 중에서는 오너가 2·3세 경영인들도 상당수 눈길을 끈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삼남인 조현상 효성 총괄사장,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 외아들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 장남인 현지호 화승그룹 총괄부회장이 대표적인 오너가 3세 CEO다.

조현상 효성 사장은 형 조현준 회장과 함께 그룹 경영을 돕고 있다. 조 사장은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일한 뒤 효성의 전략본부 경영혁신팀에 입사해 이사⋅상무⋅전무⋅부사장을 거쳤다. 재계는 삼남인 조 사장이 그룹에서 계열분리해서 독자 경영을 할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본다.

‘스마일맨’이라는 별명의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의 올해 목표는 글로벌 시장 공략이다. 2018년 11월 미국 오하이오주 R&D센터가 개관했고, 2019년부터 체코 자테츠 공장이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아버지인 강병중 회장과 넥센, 넥센타이어 공동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이끌고 있는 강 사장은 부산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넥센타이어에 재경팀 과장으로 입사해 경영기획실 상무, 영업본부 상무와 부사장을 거쳐 전략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지호 화승그룹 총괄부회장은 2000년 화승인더스트리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후 영업총괄팀과 전무, 사장을 거쳐 2011년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화승그룹 최정점에 있는 자동차부품 회사인 화승 R&A가 그의 담당이다. 오너가 2세 CEO로는 삼아제약 창업주 허억 명예회장의 아들 허준 대표이사, 신일제약 창업주 홍성소 회장 딸인 홍재현 부사장 등이 꼽힌다. 이 밖에 파라다이스그룹 전필립 회장의 부인인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도 1971년생 돼지띠다.


Plus Point

삼성전자 이끄는 젊은 돼지띠 임원 68명
10명 중 8명 석·박사…그 중 절반은 유학파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삼성전자 ‘몬트리올 AI 연구센터’ 개소식에서 삼성전자 임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삼성전자 ‘몬트리올 AI 연구센터’ 개소식에서 삼성전자 임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기업의 임원은 흔히 ‘별’로 불린다. 군대에서 장군으로 진급하면 어깨에 별을 다는 것에 빗댄 것이다. 수많은 기업의 임원 중에서도 삼성전자 임원은 ‘별 중의 별’로 불린다. 삼성에 입사해서 상무 이상 임원이 될 확률은 1% 미만이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6월 30일 기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포함한 전체 임원은 1040명. 이 가운데 ‘젊은 돼지띠(1971년생)’는 모두 6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은 문성우 삼성전자 경영혁신센터장(전무)이다. 경영혁신센터는 개발, 영업, IT 인프라, 물류 등에 필요한 공통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조직이다. 카이스트 산업공학 박사인 문 전무는 2010년 39세에 상무로 발탁됐다.

젊은 돼지띠 삼성전자 임원은 석·박사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68명 가운데 석·박사 출신이 52명, 박사 출신만 20명에 달했다. 최종 졸업 학교로는 서울대가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카이스트(8명), 경북대(5명), 고려대(4명), 미국 조지아공대(4명), 연세대(3명), 미국 스탠퍼드대·노스웨스턴대·서던캘리포니아대·한양대·성균관대·경희대(각 2명)순이었다. 석·박사 52명 가운데 절반인 26명이 미국과 일본 등 해외 대학을 졸업했고, 박사 20명 가운데 10명이 해외에서 학위를 땄다.

전체 68명 가운데 재직기간이 기재된 61명의 평균 재직기간은 26.5개월로 2년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삼성전자의 젊은 임원들은 유학파에, 스카웃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68명 가운데 여성은 11명으로 16%를 차지했다. 올해 한국 100대 기업의 여성임원 비중이 전체 임원의(6843명)의 3.2%인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높다. 삼성전자에서 오너가 출신과 사외이사를 제외한 전체 여성임원은 57명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