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본마을, 관동마을 주민과 저수지 사업을 시행한 한국 코카콜라 관계자, 한국생태환경연구소 관계자들이 산본마을 저수지에서 환호하고 있다. 사진 한국 코카콜라
산본마을, 관동마을 주민과 저수지 사업을 시행한 한국 코카콜라 관계자, 한국생태환경연구소 관계자들이 산본마을 저수지에서 환호하고 있다. 사진 한국 코카콜라

12월의 야산(野山)은 내딛는 발길마다 잔디가 산산이 부서져 나갈 만큼 가물어 있었다. 아무리 겨울이지만 이렇게 메마른 곳에서 농사를 짓고 산다니 상상하기 어려웠다. 얼마나 올랐을까.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신기루처럼 물이 그득한 저수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까이 다가서자 생각보다 깊고 맑은, 거대한 물웅덩이가 나타났다. 바닥이 훤히 비치는 맑은 물속에선 알 수 없는 작은 생명체들이 분주히 자맥질하고 있었다.

경남 김해 관동마을의 저수지를 12월 12일 찾아갔다. 오랜 기간 말라 있던 저수지에 물이 가득 차고 마을 도랑에도 물길이 끊이지 않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곳이다. 이 마을 저수지는 1940년대 마을 주민이 직접 파서 만들었다. 어림잡아 70년도 더 된 시설인데, 물이 차 있을 때보다 말라 있을 때가 많았다고 한다.

저수지는 빗물이 계곡을 통해 내려와 채워지는데, 계곡과 연결된 수로의 위치가 애매해 비가 아주 많이 올 때만 간신히 물이 저수지까지 도달했다. 비가 충분히 오지 않는 해면 관동마을 주민은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 물이 부족할 때마다 마을 주민은 자신의 논에 먼저 물을 대기 위해 이른바 ‘물싸움’을 벌였다. 고성이 오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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