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 청어를 발효시킨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 토막 낸 장어를 물에 삶아 식힌 영국의 장어 젤리, 한국 홍어와 중국 취두부. 각 나라 대표 괴식(怪食·괴상한 음식)을 꼽을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태국 방콕 재래시장의 악어 구이, 중국 베이징 야시장에서 파는 전갈 꼬치구이도 마찬가지다. 멕시코에선 가위개미 튀김을 판매한다. 대다수의 외국인 눈에는 이 모든 음식이 괴식 범주에 들 것이다. 아주 오랜 시간에 형성된 각국의 식문화가 만든 괴리감이 괴식이라는 표현을 낳았다. 이처럼 괴식의 역사는 새삼스럽지 않고 유구하다.

그런데 최근 다른 종류의 괴식 열풍이 대한민국에 들이닥쳤다. 수르스트뢰밍과 악어 구이를 찾는 소비자가 갑자기 늘었을까. 그건 아니다. 이 새로운 열기는 ‘전통적’ 괴식과는 거리를 둔 채 유튜브 등 온라인 세상과 식품 업계를 중심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막걸리에 커피를 섞거나 짭조름한 컵라면 수프 맛이 나는 감자칩을 만드는 식으로 말이다. 기존 관점에서는 ‘저것들을 어떻게 섞느냐’고 할 법한 시도가 이제는 거침없이 이뤄진다. 사람들은 유튜브 스타의 낯선 레시피에 열광하고, 식품 회사는 유행 코드를 포착해 신메뉴 개발에 열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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